현재 영국을 휩쓸고 있는 델타 변이는 포르투갈에서 현재 지배종으로 코로나 재확산을 이끌고 있으며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지에서도 점점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FT가 바이러스 추적 데이터베이스인 지사이드 글로벌 게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영국, 포르투갈에서 발생한 코로나 감염 사례의 98%, 96%가 델타 변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아직 델타 변이의 비중이 지배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동안 EU가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팬데믹 사태를 진정시킨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델타 변이의 확산세는 무섭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경우 신속한 백신 보급 확대로 5월초 1000명대까지 확진자수를 줄였지만, 델타 변이와 맞물려 최근 일중일동안 확진자수가 1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80여개국에 퍼진 델타 변이는 1년 반 넘게 팬데믹과 싸우는 인류에게 또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델타 변이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항체를 회피한다는 연구까지 나왔다.
인도 ‘구자라트 생명공학 연구센터’의 연구진 최근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거쳐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감염이나 백신접종으로 신체 내 형성된 항체를 피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델타 변이가 2월 로드맵에서 예상했던 제3의 물결보다 더 빠르게 확산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인도와 밀접한 교류를 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영국은 방역 규제를 완화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하고 다음 달 19일로 연기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방역 당국이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주리주의 경우 최근 일주일간 '주민 10만 명당 신규 환자 수'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미주리주 의료법인 콕스헬스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미 남부와 중서부 지역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곳 대부분이 델타 변이로 인해 현재 미주리주가 직면한 것과 같은 확진자 급증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전체 인구의 70%, 약 9억8천 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달성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지난 16일 기준, 18세 이상 주민의 80% 이상이 2회 접종까지 마쳤지만, 지역간 백신 접종 격차가 큰데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아직 1회차 접종만을 한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이 사용하고 있는 시노팜과 시노백 등 자국산 백신에 대한 효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두 백신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사용 승인은 받았지만, 예방률이 시노팜은 79%, 시노백은 51% 수준으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비해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중국산 백신 의존도가 높은 일부 나라들이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확진자 감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중국산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죠.
이에 더해 최근 유행하고 있는 델타 변이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가 기존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강한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60% 높다는 분석과 함께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기존 코로나19 감염자와는 다른 증상이 나오거나 무증상 감염자가 더 적을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아직 델타 변이 감염자 비율이 낮지만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월 6일부터 12일까지 국내에서 주요 4종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가 226명 추가됐다고 밝혔다. 변이바이러스 누적 감염자수는 이날 기준 1964명이다.
15일 발표 기준에 따르면 신규 변이바이러스 감염자 226명 중 알파 변이가 192명으로 집계돼 가장 많았다. 델타 변이가 30명으로 뒤를 이었고 베타 변이(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가 3명, 감마 변이(브라질 변이)가 1명으로 집계됐다. 델타 변이는 특히 30명으로 늘어난 데다 해외 유입이 22명으로 국내 감염 8명보다 더 많았다.
연구에 따르면 델타 변이의 주요 증상이 두통과 인후염, 콧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일반적 증상인 기침과 고온, 후미각 상실과는 다른 증상이다. 연구팀은 델타 변이의 주요 증상이 감기로 착각하기 쉽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외에 복통과 구토, 식욕부진, 청력상실, 관절통 등의 증상도 보고됐다.
델타 변이의 확산에 따른 각국의 대책도 잇따르고 있다. 포르투갈은 18일~20일 사흘간 리스본의 여행과 출입을 통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21일부터 영국발 여행객에게 의무적인 5일간 격리와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하기로 했으며, 벨기에는 27일부터 영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할 방침이다.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는 공항 식당 직원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700편이 넘는 항공기의 운항을 취소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 베를린에서 독일-프랑스 정상회담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최근 독일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가 끝난 것처럼 행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적인“ 델타 변이가 신규확진자 급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다음 회의에서 유럽국가들이 어떻게 여행 제한 등 방역 대책을 조율할지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는 현재 41개 주에서 발견됐고 두 주 만에 두 배가량 느는 등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은 “영국발 알파 변이가 미국에서 한두 달 만에 지배적인 종이 됐는데, 델타 변이는 전염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똑같은 일이 델타 변이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미국은 다음 달 4일 독립기념일까지 성인 인구의 70%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다는 계획이었지만 아직은 55% 수준에 불과하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하루에 85만 명은 백신을 접종해야 하지만 일평균 신규 접종자는 38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델타 변이의 확산세를 늦추는 방법은 백신을 더 빠르게 접종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영국의 사례를 들어 백신 무용론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현재 백신은 예방은 비껴가더라도 중증화를 막아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 속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30만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21일 세계 실시간 통계인 월드오미터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29.5만명의 코로나 확진자와 함께 하루 동안 6천여 명이 이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누적 사망자는 총 388.1만 명에 확진자는 1억 7924만명에 육박한다.
세부적으로 미국은 이날 하루에만 4천여 명 늘어나면서 총 3440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만 61.7만 명으로 이날 하루에만 86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는 인도가 2위를 차지했는데 이날 하루에만 5.3만 명의 확진자가 나와 2993.4만 명을 기록했다. 또 인근 인도네시아가 198.9만 명을, 필리핀 135.9만, 파키스탄이 94.8만, 일본이 78.4만 명에 달했다.
15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CDC는 이날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관심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교했을 때 돌연변이로 의심되는 유전체가 보이는 경우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우려 변이는 전염성과 치명성이 높고,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CDC는 델타 변이가 전염성이 강하고, 백신 접종 후 생긴 중화항체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백신을 맞았더라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변이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미국 ‘스크립스 리서치 트랜스레이셔널 인스티튜트’의 설립자 에릭 토폴 박사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알파(영국) 변이보다 전염성이 60%가량 높다. 토폴 박사는 “델타 변이는 ‘슈퍼 전염’ 변종(super spreader strain)”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달 델타 변이를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문제는 방역당국이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지역에 문을 열었다는 점이다.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는 다음달 1일부터 해외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국내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단 남아공, 브라질, 짐바브웨 등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13개 국가는 면제 대상국에서 제외했다. 델타 변이 ‘유행국’으로 꼽히는 인도와 영국은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격리를 면제받는다.
이중 선전에서는 공항 내 식당에서 일하는 21세 직원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발 델타 변이는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뿐 아니라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도 전파력이 60%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내에서는 델타 변이가 세계적으로 ‘지배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델타 변이는 영국에서 알파 변이를 밀어내고 지배종이 된 상태다.
최근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영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21일로 예정된 코로나19 제한 정책 해제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폴 헌터 이스트앵글리아대 의대 교수는 6일 가디언에 “델타형이 알파형보다 더 악성이라고 볼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하며 제한 정책 해제를 지지했다.
줄리안 탱 레스터대 호흡기과학과 교수도 “알파형 변이는 처음에 전파력이 강하고 환자에게 더 치명적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파력만 높을 뿐 더 위험하지는 않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델타형 변이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탱 교수는 “바이러스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다른 사람에게 많이 전파할수록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랜드 카오 에든버러대 수리생물학 교수는 코로나19 제한 정책을 모두 해제할 경우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오 교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많은 사람이 감염될 경우 병의 위중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의료 시스템에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관점에서는 제한 조치를 모두 해제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델타형 변이가 돌파 감염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없다. 영국에서 코로나19 재감염 사례 874건을 조사한 결과 알파형이 556건으로 가장 많고, 델타형은 9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기준 900만명의 이스라엘 인구 중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은 63.45%,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59.49%다.
그러나 최근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학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다시 발생하며 하루 두 자릿수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전날 북부의 빈야미나 지역 2개 학교에선 44명, 지난 18일 중부 모딘 지역에 위치한 학교의 6학년 학급에선 1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부분이 아직 백신을 접종하지 않아 집단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와 청소년층이 기존 원형 바이러스나 다른 변이주보다 전파력이 더욱 강한 델타 변이 확산세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