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왜 해야 하나요?" "어떤 목적으로 가지고 이걸 하는 건가요?" "이 업무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젋은세대를 MZ세대라고 불린지 이미 몇년이 지났고,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아주 단순하게 묶어버리는 귀찮음으로 인해 40대 팀장님부터 20대 신입은 모두가 같은 세대로 묶여졌다.
MZ중간지대
사실 새로운 세대라고 불릴만큼의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 중에서 꼭 특정 나이에 따라 달라지기 보다는 그 빈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몇년생부터 Z세대이냐의 논쟁이 크게 의미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늘 그러한 구분에서 내가 태어난 연도는 항상 그 중간값에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MZ세대의 특징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 편이긴한데, 그러면서도 나에게도 M세대의 조심스러움과 기존의 최소한 기성세대에서 요구되는 기준점이 나에게 적용되기도 한다.
나의 생각과 의견을 조심스럽지만 최대한 어필하고 공유하는 것 그리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선을 긋는것 그렇지만 우선적으로 나의 직무와 업무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기본값 등이다.
20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오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다양한 연령대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을 만났고 지금도 그렇다. 대부분의 경험에서는 나는 주로 막내이거나 어린 편에 속한 사람이었고, 그렇다 보니 나보다 더 어린 사람들의 생각과 성격을 쉽게 접할 기회는 없었다.
내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을 대하는 것보다 나 보다 어린 누군가를 대할 때 더 어렵고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이 때문일수 있겠다. 특히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동료로 만난적이 별로 없고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후배의 인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기성세대가 바라볼 때 신세대에 가까운 사람일 수 있겠구나를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자주 느꼈다. 옳지 않음이라고 느끼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는 것, 아무도 묻지 않아왔던 것에 질문을 던지는 것 등이었다. 물론 나의 생각이 맞았다 틀렸다의 이분법적인 결과는 늘 뒤섞여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와는 다른 생각과 관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가 더 필요하다고 느낀다.
MZ력 폭발하던 알바생
내가 생각할 때 나의 가장 MZ력을 보여주는 행동은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때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매니저님은 그에 맞는 소품과 복장을 입으라고 이야기를 해주셨고, 나는 그것에 대한 지원금이 따로 나오거나 회사에 제공해주지 않는 한 굳이 내가 유니폼 대신에 무언가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부매니저님이 5만원 정도되는 코스튬을 공유하면서 이런 거 입고 오면 재밌겠다는 의견을 냈고, 난 거기에서 그렇게 까지 옷을 입어야 한다면 주말출근을 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애초에 스케줄 근무였지만 업무적으로 나는 실력을 꽤 인정받아 늘 주말에 풀타임으로 배정받는 인원이었고 난 그런 상황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을 대신해서 의견을 표출해야겠다 싶었다.
그 이후 매니저님이 날 따로 불렀고, 난 솔직하게 아르바이트 신분으로써 가장 바쁜 시즌에 업무를 잘 해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결국 이 업무를 위해서 내가 부차적인 비용을 들여서까지 코스튬을 사거나 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매니저님은 매장 앞에 꾸며놓은 크리스마스 트리와 장식들도 개인의 비용으로 꾸민 것이라고 얘기했고, 난 일단 거기서 놀랐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매출이 잘 나와서 그 성과를 받는 것은 매니저 직급이지 아르바이트생이 아니지 않냐고 언급했다. 그러자 매니저님은 과도한 비용을 쓸 필요는 없고 개인의 선에서 소품 정도만 활용해주기를 부탁했다.
매니저 분들과 꽤 사이가 좋았던 나였기에 사실 불편한 관계를 만들 수 밖에 없는 의견제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게 맞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결론적으로는 아는 분의 영어유치원에서 산타클로스 알바를 하다가 빌리게 된 복장까지 입으면서 등에 땀이 쫙 날 정도로 매장을 누비고 다녔지만 말이다. 그 이후로 부매니저님과 사이가 확연히 어색해졌고, 다시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의 친밀함을 되찾기는 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부드럽게 나의 생각을 나눌 수 있고 의견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내가 항상 신경쓰는 것은 우선적으로 내가 그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맡은 일에 대다수가 인정하는 사람이 되는 것, 내 역할의 중요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점에서 나의 생각을 최대한 부드럽지만 상세히 전달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Z세대의 이유와 의미
Z세대의 퇴사자들이 속출한다는 기사들, 돈을 많이줘도 오래 남아있지 않는다는 기사들을 보면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하게 돼고, 내가 있는 현재의 회사에서도 퇴사자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누군가 의견을 여쭤보면 사실 본인의 상황 보다 더 나은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나보다 나이가 어린 동료와의 대화에서 무엇인가를 깨달았다. 바로 이유와 의미가 중요한 세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모든 이들을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며 그러한 경향성이 있는 것 같다는 개인적 차원의 고찰이다. 나는 내가 하는 선택과 행동에 늘 이유와 의미가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의 선택이 최선이기를 바라며 골라내고 행동을 통해 그 선택이 의미있음을 증명해나가려는 편이다. 그렇지만 당연시하게 해야하는 것들에 있어서는 특히 아주 단순하고 마이너한 것들에 대해서 크게 궁금증 가지거나 질문 해본적이 없다.
그런데 그 동료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금액은 왜 이렇게 설정되어 있는지, 왜 이런식으로만 해야 하는 건지, 누군가는 왜 이것을 하지 않는지 등.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어떤 도움이 돼고 의미가 있는지도 포함이다. 나조차도 늘 질문과 대답이 공존해야하는 사람이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것들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을 봤을 때 그리고 그 대답을 내가 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당혹감이었다.
그리고서 나보다도 더 나이가 많은 동료분들과의 대화에서 확실히 느꼈다. 거창한 의미와 목적을 가진 것이 아니니 너무 부담을 느끼지 말고 하는 것에 의의를 두라는 말. 의미와 목적이 없는데 왜 이것을 해야하죠? 라는 것이 바로 나온다. 결론은 부담을 느끼지 말고 하라는 따뜻한 말인데도 그런 생각이 먼저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상사분과 대화를 하면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이해시켜줄수는 없고 시간이 지나면 알게되는 것들이 있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아 이게 정말 차이구나 싶었다.
세대간의 인식차이
조용한 퇴직(최소한의 업무만 하겠다는 다짐)과 최단 근속연수의 MZ퇴사자들이 느끼는 생각과 감정은 아마 여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내가 하는 일이 나에게도 그렇지만 이 조직에 어떤 유의미함을 가지고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그 결과가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줄 수 있는지 등이다. 사실 의미만 찾을 수 있다면 이유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된다.
물론 개인이 자연스럽게 찾아야할 의미를 조직 차원에서 모든 이들에게 하나씩 설명해줄 수는 없다. 그리고 만약 조용한 퇴직과 많은 퇴사자들이 문제라고 느끼지 않는다면 신경쓸 필요도 없다. 그치만 궁금해하지 않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런 기사들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나는 가장 개인적인 세대라고 불리는 MZ세대는 어쩌면 공동의 목표설정과 이를 위해 향해가는 협력의 문화 그리고 성과를 제대로 누려본적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과거에는 당연시 되었던,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조직의 목표들과 구성원의 십시일반의 노력이 일궈낸 성과들이 자연스럽게 보이던 시절과 현재의 시점은 매우 다르다. 이미 안정화되었고, 구조화되었고, 기성화되어있는 상황에서 상사직급들은 굳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거나 이를 공유하고 전략과 목적을 나누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개인의 업무는 당연하게 월급을 받기 위해 마땅히 해야하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찾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인스타에 다단계 회사로 보이는 곳의 릴스가 자주 보이는데, 그 짧은 영상을 보면서 저기 속한 사람들의 표정에 자부심이 엄청나다는 걸 느낀다. 그렇게 보면 모든 직원들(사실 직체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겠음)에게 CEO 혹은 대표님이라는 호칭을 붙여주며 엄청난 자긍심을 부여해주고 있어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했다. 어쩌면 적법한 일이거나 남들이 봤을 때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는게 아닌데 말이다.
공동의 목표와 개인의 역할
MZ세대는 개인주의적이고 자신만의 삶과 균형이 우선하는 세대라고 평가할 수 있겠으나, 사실은 공동의 무엇인가를 경험해본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본인이 많은 업무가, 특히 신입직원으로서 부여되는 업무가 별 볼일 없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는 것과 더불에 이게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 어떤 의미 그리고 더 나아가 나에게는 어떤 이유와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모든 것에 이유를 설명하고 의미를 찾아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당신의 하는 일이 우리 전체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 역할을 함으로써 어떤 성과를 우리가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 될 수 있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가 이러한 전략과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고자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러한 역할이 필요하고 당신이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 더 나아가 그 결과에 대한 기대와 성과의 공유까지 된다면 더욱 좋겠다.
사실 이제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개인으로써,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사례들과 상황들이 있겠지만, 지금 내가 MZ 세대의 중간자로써 느끼는 바는 이와 같다. 다행히도 나는 지금의 조직에서 의미를 찾아가고 (그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나의 선택이 옳았음을 스스로에게 증명해야하는 성격이기도 해서) 나의 업무와 역할이 지금 조직에 그리고 나에게도 좋은 성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나와 같은 세대에게도(그리고 나에게도), 말해주고 싶은 것은 일단 본인 선택한 것에 대해서 스스로 증명해보이는 것 그것이 나를 위해서든 조직을 위해서든. 그리고 그 이유와 의미를 비슷한 세대 동료와 함께 찾아나가고 그것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며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해보자는 조심스러운 의견 제시로 칼럼을 마무리 해본다. #방구석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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