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뿐만이 아니다. 올해 여름 북미, 시베리아, 동북아시아 등에서 기록적 폭염과 폭우, 홍수, 산불이 동시다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는다. 영화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 여기 모두의 생존 문제가 됐다는 것을 자각할 때”라고 경고한다.
지난 14~15일 서유럽에서 발생한 폭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는 18일(현지시각)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계속해서 늘어나는 사망자 대다수는 재난 안전관리 선진국 독일에서 나왔다. 미국과 캐나다는 전례 없는 폭염과 산불에 고통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 지역은 기온이 49.6도까지 치솟았다.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벨리 지역에서는 비공식 56.7도, 공식 54.4도를 찍었다.
세계 각지에서 점점 강도를 더 해가는 극한 기상현상을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은 온실가스로 촉발된 기후변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북미지역은 고기압 정체로 인한 폭염이, 서유럽은 저기압 정체로 인한 폭우가 나타났다. 대기정체 원인은 다양하지만 장기간 정체가 발생하거나 과거에 유사한 사례가 없던 지역에서 정체가 된다면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과 역내외 기업들에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발표했지만, 유럽 환경단체들은 눈 앞에 닥친 위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며 더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04013.html#csidxdf4c9845fe4b522a9df1e65d238218f
최근 몇 년간 경험한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를 기억해보자. 2018년에는 대기 정체로 열돔 현상이 일어났다. 여름철 평균기온, 폭염 일수, 열대야 일수에서 1994년 기록을 경신해 역대 1위로 기록된다. 여름에 시원한 곳으로 알려진 강원도 홍천의 기온이 41도에 이르렀다. 2019년에는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7개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쳤다. 대개 우리나라에 태풍이 5개 접근해 2개가 상륙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많았다.
2020년 장마는 8월15일에 끝나 역대 가장 늦게 끝난 장마로 기록된다. 기후적으로 장마가 끝나는 시기인 7월25일께 시작한 집중호우는 장마가 종료될 때까지 20여 일간 전국에 물폭탄을 가져왔다. 섬진강이 범람해서 전남 구례가 물에 잠겼고 이웃 마을인 경남 하동에서도 비슷하게 물난리가 났다.
산업혁명 당시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은 280ppmv(공기 100만 개에 이산화탄소 280개)였다. 현재는 420ppmv, 지난 250년간 50% 늘었다. 화석연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는 한 이산화탄소는 매년 1%씩 증가해 2050년에는 550ppmv가 넘을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지금까지 쌓였고 앞으로 30여 년간 추가로 쌓일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기후변화는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03844.html#csidxc77afa4f1884dfa8cedeb9210226f29
우리나라가 현재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제시해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2017년 탄소 배출량 대비 24.4% 감축'이다.
해당 목표치는 조만간 상향된다. 당장 오는 11월 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6)에 상향한 NDC를 제출하기로 공언해둔 상태다. NDC의 바탕이 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도 이와 더불어 결정된다.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심사 중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관련 법안(전환기금 관련 법안 포함)은 8개에 이른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지난 5월 24일부터 이번 달 20일까지 환경법안심사소위에서 4차례에 걸쳐 관련 논의를 했지만, 마땅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 상황이다.
구체적인 목표치와 제시 방법 등을 두고 이견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날 심사에 앞선 '기후위기 대응 법안 마련을 위한 입법 공청회'에서 동덕여대 경제학과 박주헌 교수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 방지책으로 내세우는 탄소중립은 바로 화석에너지 사용 중단으로 해석되며, 이 경우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현실적으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밖에 남지 않는다"며 "탈(脫)원전으로 재생에너지에만 전적으로 의지하는 에너지믹스는 실현 불가능한 희망사항"이라고 지적했다.
18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발생한 폭우·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83명으로 늘었다. 독일은 최소 156명, 벨기에는 27명이 숨졌다.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이번에 내린 비는 1000년 만의 폭우”라며 “실종자 또는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이 아직 670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우는 일본에도 내렸다. 이달 초 간토·도카이 지역에는 이틀 새 313mm의 비가 내려 토사 5만㎥가 무너져 내렸고, 이로 인해 15여 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실종됐다. 인도 서부 뭄바이시에서도 18일 집중호우로 곳곳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최소 30명이 숨졌다.
북미 지역에선 ’100년 만의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했다. 지난달 29일 캐나다 서부 지역 기온이 49.6도까지 올라가는 등 기록적 폭염으로 700여 명이 숨졌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지난달 기온이 34.8도까지 치솟아 14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은주를 기록했다.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은 “이 비극적인 사태들은 이상기후 상황에선 작은 섬나라든 서유럽 선진국이든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다.
이날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을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미국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를 덮친 기록적인 폭염이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AP통신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해당 지역의 6월 말 기온이 화씨 기준 세자릿 수로 치솟는 일은 인류사에 없었다.
최근의 폭염은 현재의 온난화 수준에서도 1000년에 한 번 일어날 일이라면서도 “앞으로 이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가속화돼 기온이 섭씨 0.8도 더 오르면 이런 기록적 폭염이 5년~10년마다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이상기온, 집중호우 등의 기상이변으로 산림생태계 피해 및 산림재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온과 가뭄, 태풍 등의 영향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상록침엽수종이 집단 고사현상(말라 죽음)을 보였다. 또 역대 최장 장마와 연속된 태풍으로 산사태가 급증했다. 강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13명, 산사태 피해면적은 1,343㏊로 역대 3위 수준이다. 기상청은 “특히 8월 말과 9월 초에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속 발생해 호우ㆍ강풍 피해가 가중됐다”며 “남해와 동해를 중심으로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겨울철 이상고온과 여름철 이례적인 긴 장마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분석했다. 기상청은 “2020년 1월은 평년보다 따뜻한 기온으로 해충이 폐사하지 않아 여름철 곤충 대발생 피해가 일어났고 생태계 교란 피해가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상 변화를 모니터링하거나 대발생 발생종 또는 발생가능종 정보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대발생 예측 모델 개발 등의 연구개발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기상학자·기후학자들은 아이오와·미네소타·노스다코타주의 옥수수·대두·밀이 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생산량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긴 가뭄에 한해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고,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는 농업용수 배급제까지 운영 중이다.
아이오와주에선 경지면적의 41%가 농사짓기 어려울 정도로 땅이 심각하게 마른 상태다. 아이오와주는 전미 옥수수 생산량 1위, 대두 생산량 2위를 차지하는 주요 곡물 생산지다.
미국인들의 주요 식재료인 고단백 밀 품종을 주로 생산하는 노스다코타주는 127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주 전체 면적 3분의 2가 최고 수준의 가뭄 단계로 분류됐다.
영국 원조단체 크리스천에이드는 평균기온 상승, 갑작스러운 강우, 가뭄 등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케냐 차 재배지의 26.2%가 파괴될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금 같은 수준의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 최악의 경우 2100년쯤에는 육지에서 느리게 움직이며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현재보다 14배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연구에서 예측된 태풍은 최근 서유럽을 강타한 집중호우의 비구름보다 훨씬 더 천천히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이 느리게 움직일수록 단위 면적당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비를 쏟아부어 홍수의 위험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집중 호우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에서는 최근 수십년 사이 기온이 2도 가량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온이 오르면 대기가 수증기를 더 많이 머금을 수 있다. 기상 과학자들은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대기가 7% 정도 더 수증기를 많이 포함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포화수증기량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해당지역에 지중해에서 남프랑스를 거치며 온난다습한 공기를 가득 머금은 저기압 '베른트'가 바람이 거의 불지 않은 독일 서부의 특성에 따라 천천히 움직이며 물 폭탄을 쏟아 부은 것도 함께 작용했다. 베른트란 정체된 저기압대를 뜻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폭우가 쏟아진 것은 독일 뿐이 아니다. 지난 12일 영국 런던에서도 하루에 과거 한달치의 비가 쏟아지며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겼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최근 한달 홍수 때문에 17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3일 일본 시즈오카현에서도 폭우로 인한 산사태로 22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6일 “이번 홍수 피해가 기후변화의 명확한 징후”라며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