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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너무 익숙한 플랫폼 기업, 기본적으로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현 X),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가장 대표적으로는 떠올랐으나 지금은 우리가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의 대부분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의 형태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일상적인 것이고 대표적인 기업이 배달의 민족일 것이다. 물론 배달의 민족은 어떻게 보면 가장 친근한 서비스인 배달을 하나의 플랫폼(어플리케이션)으로 흡수시켜 분산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음식을 공급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거기다 배달이라는 서비스 그 자체에 대한 노동력도 고용하고 있다.

 

이러한 편리성으로 사람들은 초기에는 열광하지만, 기업의 수익화 노력을 거치면서 서비스 독점에 대한 불만과 비용상승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현재의 시점이다.

 

다른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들이 초기에는 자유로운 이용과 공개서비스 형태로 사용자들을 끌어들이지만 한번 그 편리성에 의존하게 된 이후로는 그 기업들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다. 특히 기존의 산업과 경쟁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면, 전통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던 업계와 충돌하게 되면서 기업이 노동자 개인의 전문성을 침해하면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한다.

 

SNS 기업은 표현의 자유와 검열의 이유로 특정 게시글을 강제로 삭제하기도 하고 또 불법 게시글을 그대로 유지하기도 한다. 이처럼 플랫폼 기업에 대한 평가는 매우 다면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쳐 지나갔던 플랫폼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균형적인 시각으로 접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사회과학 서적에서 나는 저자가 어떤 쪽에 입장을 대변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는 걸 좋아한다.

 

그 만큼 어떤 특정 견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슈에 따라 에피소드에 따라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고 생각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딱 그렇다. 어떤 부분을 읽으면 기업 편인 것 같다고 어떤 내용을 보면 또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 같기도 하다.

 

전체적인 맥락으로는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적인 규제와 투명성을 확보하여 이용자들이 플랫폼 공화국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시민사회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우리 일상에 이미 물들여 있는 플랫폼 공화국의 현실을 기업, 경제, 사회적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다.

 

 

 

플랫폼 기업들은 단순히 공급업자와 소비자들을 연결해 줄 뿐이고, 기생충처럼 스스로 생산하는 것은 없으면서 엄청난 수익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p.44

 

: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가치창출을 하지 않는 기업 그러니까 해당 비즈니스가 단순히 기업의 수익만을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서 더 높은 법인세율을 적용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 물론 플랫폼 기업들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는 것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창출한다거나 기술혁신이 이루어진다거나....아니면 그 편리성을 제공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하다고 봐야 하는 것일까?

 

20세기 말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기술이 등장한 이후, 미국은 동태적인 기술혁신이 미치는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검토하되 시장 개입에 대해서 아주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시카고학파의 경제 이론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라우저 끼워팔기로 경쟁사 넷스케이프 브라우저가 퇴출되는 억울한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기술혁신이 촉진되고 소비자 후생이 증가하면 적법한 경쟁으로 본다. P.55

 

: 요즘 세계은행의 중진국함정과 관련된 보고서를 읽으면서 기술혁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고 있다. 그러나 기술혁신을 위해서 어떤 요인을 제공해야 하는지 해당 기업들이 기술혁신에 대해 투자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고 수익화를 위한 단순 서비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인지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변동가격제로 가격이 올라가면 불만이 제기되지만, 가격이 내려가면 최소한 소비자 불만은 없어진다. 다만 거대 플랫폼이 입점 기업으로 하여금 저렴한 가격을 요구하여 가격 경쟁을 촉진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거대 플랫폼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오히려 자유로운 가격 경쟁을 방해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아마존이 입점 기업들에 게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월마트와 같은 경쟁 사이트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P.74

 

: 도입부에도 언급한 것과 같이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관리감독과 규제는 다면적인 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하고 긍정/부정적 효과에 대한 지속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더 많은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와도 같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는 내내 느꼈다.

 

유럽연합은 「디지털 시장법」을 제정해서 플랫폼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 의회는 플랫폼 기업들을 겨냥한 반독점 법안들을 폐기했다. 미국은 틱톡TIKTOK' 과 같은 중국 플랫폼 규제에는 여야가 따로 없이 규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반면에, 구글을 비롯한 자국 플랫폼 규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챗GPT의 등장 이후 구글의 독점적 지위도 흔들리고 있어서 플랫폼 산업의 역동성을 고려해 볼 때 과도한 규제가 산업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하는 신중론이 더 우세해지고 있다. P.81

 

: 유럽의 경제성장과 현황을 보면서 미국이 왜 미국인지에 대해서 상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미국의 기본적인 혁신의 강조와 자유경쟁의 기조가 끊임없는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전통적 산업을 유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미국 출신의 플랫폼 기업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이유도 창조적 파괴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것처럼 기술혁신에 따른 '창조적 파괴'의 광풍이 가차 없이 기존의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국내에서만 전통적인 시장의 파괴를 문제 삼고 새로운 시장의 창조는 억누르는 오류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플랫폼 기업들이 '신속한 기술 사업화 Move Fast'로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경쟁당국도 전통질서의 파괴 Break Things'를 당연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기술혁신과 시장 변화를 무시하면서 정치인과 관료들이 조선시대 사농공상의 권위의식에 젖어 기업인과 과학기술자들에게 기술과 사업의 방향을 명령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역동적인 플랫폼 경제에서는 직접적인 국가 개입보다 플랫폼 기업들의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하면서 입점 기업과 이용자들의 판단을 도와줄 수 있도록 플랫폼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그 공정성 판단은 시장에 맡기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2023년 5월 '플랫폼 민간 자율기구가 플랫폼 검색•추천 서비스 투명성 제고, 오픈마켓 거래 관행 개선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자율규제안을 발표한 것은 좋은 출발이다. P.84

 

: 세계은행의 중진국함정 보고서에서는 한국과 같이 중진국 함정에서 탈출한 국가들이 창조적 파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보고 기술혁신에 대한 노력을 과감하게 시행함으로써 고소득국가로 진입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과거와 비교해서 얼마나 기술혁신에 힘을 쏟고 있고, 그 요인을 어떻게 제공하고 있는지 말이다.

 

현재의 산업구조가 제조와 생산에 치우쳐 있지 않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수출과 GDP의 대부분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제조생산에 견인되고 있고, 특정한 기업과 품목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살펴봐야 한다. 내수가 무너지고 고임금의 일자리가 생성되지 않는 이유는 혁신적인 기술 기반의 기업들이 등장이 아니라 기존의 단순 서비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종속화시킴으로써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의존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기존의 전통적 산업의 관계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해주기 위해서 기업을 규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기업의 등장과 비즈니스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우리가 혁신기술이라는 이름의 기업과 내수만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만들어지도록 어떤 정책적, 제도적 노력을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생산과 유통이 가능한 '아이디어 시장'을 전제로 하는데, 러시아의 선거 개입은 플랫폼의 활용으로 아이디어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플랫폼이 아이디어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지만 정반대로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위협할 수도 있는 것이다. P106

 

챗GPT는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확률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진실인 양 제공하는 '환각 hallucination 상태를 보여 준다. 인간이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고 현실과 환상을 혼동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은 데이터의 부족이나 오류 데이터의 입력 그리고 거짓 유도 질문으로 인해서 환각 상태의 음모론이나 가짜 뉴스를 양산할 수 있다. P.127

 

일론 머스크는 챗GPT의 답변이 진보 성향의 편견을 나타낸다고 주장 한다. 기업주의 특정 성향에 맞춘 답변을 유도하기 위하여 데이터를 바꾸고 알고리즘을 수정하면 그 챗봇은 진실을 말하는 챗봇이라 고 말할 수 있을까?

 

기술과 자본을 독점한 기업 또는 기업주가 진실과 윤리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섬뜩한 순간이다. 플랫폼 공화국의 미래는 기술의 객관성 그리고 수익과 윤리의 균형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P.137

 

우리 대법원은 플랫폼이 인터넷 공간에 뉴스 기사를 제재함으로써 기존 신문사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했다고 보고 신문사와 마찬가지로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국 의회는 30년 전 플랫폼과 신문사의 역할을 신중하게 검토해 본 후 플랫폼은 신문사와 달리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기에 콘텐츠의 불법성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을 도입했다. P.155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기술이 가령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들이 사람들보다 더 객관적인 정확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치만 일련의 사건과 결과를 살펴보면 그 기술은 이미 그 자체로 책임을 지는 주체가 아니기 떄문에 가치편향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과 판단오류에 대한 끊임없는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기업들이 만약 그러한 기술로 돈을 벌면서 그 기술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면, 그 경제활동이 정당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수익과 윤리 사이에서 기업의 선택을 방임하는 것이 옳은 정답일까. 그러면서도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기업에게의 책임전가가 근본적인 해결방안인가 싶기도 하다.

 

결국은 이용자 혹은 소비자들의 적극적 요구 그리고 무분별한 기술 신뢰에서 벗어나, 더 투명하고 공개적인 논의가 마련되어야 함이 자명하다. 우리의 교육제도가 Open Discussion으로 나아가야 하고 사회 전반에서 이러한 것들이 기본이 되었으면 한다. 노동의 생산성은 기술이 이끌 것이니, 인간은 그보다 더 고차원적 업무에 투입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플랫폼 사회에서 우리의 프라이버시는 포기되어야 하는 것인지, 보호받는다면 어느 정도 보호받을 수 있는지, 우리가 남긴 디지털 발자국 가운데 대체 무엇이 개인정보로 보호받을 수 있고 어떻게 보호받을 수 있는지 등의 이슈가 중요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191

 

국내 사업자들은 법령에 따라 불법 촬영물의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서, 고객들이 주고받는 메시지와 데이터를 검열해야 하고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위험부담까지 떠안게 되었다.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잘못된 규제가 아닐까? P.258

 

정부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생산하고 관리한다. 정부가 방대한 데이터를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해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디지털 형태로 공개해서 개인과 민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데이터의 가치가 살아난다.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은 정부 서비스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데이터 공개와 활용의 필요성은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와 사법부에도 그대로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현실은 플랫폼 정부의 이상과는 너무나 다르다. 입법 절차는 불투명하고 판결문은 극소수만 공개되고 있다. P.306

 

이용자들의 경제적 손해를 초래할 위험이 큰 알고리즘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요구하는 법이 제정되고 있다. 예컨대 개인신용 평가 회사가 알고리즘으로 고객의 신용을 평가하는 경우에, 그 고객은 자신에 대한 신용이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화 평가되고 있는지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

 

나아가 자동화 평가에서 알고리즘이 이용한 기초 정보와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평가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설명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신용 평가회사의 고객은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출할 수 있고, 알고리즘이 이용한 기초 정보 가운데 잘못된 정보의 정정이나 삭제를 요구할 수도 있다. P.329

 

: 책임의 범위는 늘 어렵다. 기술사회의 진보는 이러한 딜레마를 계속 가져오는 것 같다. 많은 기업들이 알고리즘의 산출과정이 기업의 경영비밀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그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을 때 경영상의 치명적인 기밀 유출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까지를 투명한 공개를 요구할 수 있고 그것을 기업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것.....더 많은 대화가 필요한 시기임에도 우리 사회에서 대화와 논의는 사라져가는 것만 같아 아쉽다.

 

플랫폼 기업들이 양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했고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플랫폼 공화국으로 탄생했을지 모르지만, 이용자들이 꿈꾸는 공화국의 가치를 실현하기까지는 아직 거리가 멀다. '비바 리퍼 블리카'를 꿈꾸는 사람들은 있지만, 자신있게 플랫폼 공화국 만세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초국적인 주권 국가로 독립한 플랫폼 공화국들의 데이터 자산과 알고리즘 지배로 인하여 '디지털 권위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p.331

 

: 플랫폼 공화국에서도 그 공화국을 유지하는 주체는 이용자다. 이용자가 없는 즉 시민이 없는 공화국은 존재할 수 없다. 플랫폼 기업은 이미 그 자체로 일방적인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이용자라는 시민들과 소통 해야하는 주체다. 무조건적인 강제와 규제 대신, 정부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충실한 의무를 이행하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적절한 유인책을 제공하고 이용자들은 무분별한 기술에 대한 신뢰 대신 책임있는 행동과 요구를 함으로써 공화국의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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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이른바 스페셜리스트가 될 것이냐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이냐를 질문은 수없이 들어왔다. 마치 스페셜리스트가 되지 못하는 이들이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 같은 뉘앙스였다. 그렇다면 그 제너럴함은 무엇일까.

난 특정 분야와 관심사에 온 에너지를 실을 만큰 어떤 하나에 꽂혀있기 보다는 모든 세상과 사회의 전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특히 개발협력과 같이 프로젝트 단위의 업무가 있을 때 나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목적과 목표를 달성하게 리드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민간에서 일해본 경험도 없고, 지금의 직장도 공공에 가까운 편이지만, 나는 내가 하는 일이 프로젝트 컨설팅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무내용을 봤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내가 하고 싶었고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스페셜한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지금의 일을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project라는 큰 단위의 무엇인가, 특히 민간에서 흔히 말하는 인프라 중심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점과, 앞으로 내 커리의 확장성을 생각할 때 프로젝트 설계자라는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이 책에서 말하는 프로젝트는 대부분 대규모 인프라 구축 혹은 건축 관련이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바라봤을 때 프로젝트라는 특정 목적과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형의 컨설팅 프로젝트에도 충분히 접목할 수 있어보였다. 특히 경영학적 관점에서 프로젝트를 다루고 있어, 내가 좀 더 공부하고 싶은 분야가 이런 것인가하는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다.

책의 내용 자체가 엄청 특별하다기 보다는 실제 사례기반으로 저자의 논리가 펼쳐지고 있어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앞으로 내가 현재의 일을 하거나 미래에 관련 실체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커리어 영역을 확장했을 때 해당 내용을 되새기며 일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하기가 이 책의 주제이지만, 직역해서 생각하기 보다는 기획에 더 많은 투자와 공을 들이면 그 이후는 실행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라는 해석이 적합할 것 같다. 본인이 프로젝트 관련 직무를 하고 있다면, 혹은 기획이 필수적인 전반적인 사이클을 살펴봐야 하는 일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문제 가 불거졌고, 모든 일이 더욱 더뎌지면서 프로젝트는 끝없이 늘어졌다. 나는 이런 패턴에 '빠르게 생각하고, 천천히 행동하기(Think fast, ac slom) 라는 이름을 붙였다. P.16

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건축을 포함하여 일련의 성공적인 프 로젝트에서 드러난 패턴에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하기(Think slow,actfast)라는 이름을 붙였다.

앞서 나는 당신의 비전을 바탕으로 훌륭한 계획을 세우고, 프로젝 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앞으로 살펴 보겠지만, 그 답은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P.22

시간이 걸렸지만 그 덕분에 나는 258개의 프로젝트를 데이터베이스 에 포함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의 데이터베이 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 우리가 2002년부터 이 프로젝트들과 관련된 숫자를 발표하기 시작하자, 각계에 큰 파문이 일었다. 전에는 아무도 이런 일을 시도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가 발표한 숫자 는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다. P.28

: 데이터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기본이라는 점을 리서치업무와 현재 업무를 하면서 많이 느끼는 중. 가장 노가다 같으면서도, 가장 고민이 많이돼고 분류와 정리 그리고 클리닝의 작업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258개의 프로젝트로 시작된 우리의 데이터베이스에는 현재 극지 방을 제외한 모든 대륙의 136개국 20개 분야에서 수집된 1만 6,000 개 이상의 프로젝트 관련 자료가 담겨 있으며, 지금도 계속 추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이 숫자는 몇몇 주요 수정 작업을 거쳤으나(뒤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전체적인 개요는 똑같다. 모든 분야를 통틀어 비용과 일 정 계획을 예정대로 달성한 프로젝트는 전체의 85퍼센트뿐이다. 그 리고 비용, 일정, 기대 편익까지 모두 충족한 프로젝트는 전체의 0.5퍼 센트에 불과하다. P.31

기획은 안전한 항구에 대피해 있는 것이고, 수행은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로 위험한 항해를 떠나는 일과 같다. P.45

프로젝트는 잘못 돌아가지 않는다, 처음부터 잘못 시작될 뿐이다 P.47

목적지를 잊지 않는 한,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사람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생각하는 데 실패하는 이유는 맨 오 른쪽 상자에 무엇을 채워 넣어야 할지, 즉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P.96

: 전반적인 띵언이 많다....저자가 상당히 T 같은데 비유가 아주 야물딱진 느낌, 내가 가장 답답하게 느끼는 사람이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그래서 난 우리의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방향이 좋은 질문을 만드는 걸 연습하는 교육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해봤다.

 

내가 정의하는 기획은 단순히 자리에 앉아 고민만 하는 일을 의미 하지 않는다. 판에 박힌 방식으로 업무를 계획하는 관료적 활동과도 상관이 없다. 내가 말하는 기획이란 그보다 훨씬 '능동적인(active)' 프로세스를 뜻한다. 기획은 곧 '실천'이다. 즉 뭔가를 시도한 뒤에 효과 가 있는지 확인하고, 여기에서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또 다른 뭔가 를 반복적으로 시도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요컨대 기획이란 전면적인 수행 단계에 돌입하기 전에 세심하고, 철저하고, 폭넓은 실험을 거듭 함으로써 수행 단계가 순조롭고 신속하게 진행될 확률을 높이는 반복 과 학습의 여정이다. P.133

: 기획은 곧 실천이다, 라는 이야기가 엄청 와닿았던. 실행단계에서 수정해가면서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 문서로의 기획이 아니라 기획을 작은 단위로 실천하며 그 과정에서 얻는 교훈의 비용이 사실은 실행단계에서 치뤄야할 비용과 비교한다면 투자라는 사실.

현대의 연구자들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시장에 최 초로 진입하는 전략이 어느 정도의 경쟁 우위를 안겨주지만, 그 대신 남들의 경험을 통해 아무것도 학습하지 못하는 커다란 대가를 요구한 다고 입을 모은다. 그보다는 '신속한 추종자(fast follower)'가 되어 선 점자에게 배우는 편이 (애플이 블랙베리를 따라 스마트폰을 개발했듯이) 훨씬 나은 전략이라는 것이다 p.146

그로부터 10년이 흐르는 동안 덴마크가 화석 연료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비율은 72퍼센트에서 24퍼센트로 낮아졌고, 퐁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16퍼센트에서 56퍼센트로 증가했다. 때로 덴마크의 풍력 터빈들은 이 나라 전체가 다 소비하지 못할 만큼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남아도는 전기를 인근 국가로 수출하기도 한다. P.290

: 부러우면 지는건데 이미 진 것에 대하여.

누군가가 세계의 지형을 바꿀 만한 거대한 눈사태를 일으 키고 싶어 한다면, 산 아래로 첫 번째 눈덩이를 굴리는 역할은 정부가 맡아야 한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교훈은 바로 모듈화의 위력이다. 덴마크가 신속한 학습과 성장을 바탕으로 풍력발전 기술에 혁명을 일으키고 전력 공급의 구조를 바꿔놓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은 바로 모듈화였다.

그들이 이 업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했던 시간은 다른 나라들이 '하나 의 큰 덩어리' 프로젝트 한 건을 완료한 시간보다 적었다. 바로 그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델, 즉 공장에서 '수많은 작은 조각'을 제작한 뒤에 레고처럼 뚝딱뚝딱 조립해내는 '빠르고 큰' 프로젝트 모델이다. P.292

: 천천히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하기라는 어쩌면 뻔한 프레이즈에서 수 많은 작은 조각을 통한 모듈화가 성공의 핵심이라는 내용을 읽으며 만족스러운 마무리.

프로젝트 수행 단계에서는 당신이 상상한 어떤 악몽도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런 일을 방지하고 싶다면 필요한 만큼 시간을 투입해서 상세하고 검증된 기획을 수립해야 한다. 기획은 값싸고 안전하며, 수행은 비싸고 위험하다. 훌륭한 기획은 빠르고 효과적인 수행의 가능성을 높이고, 시간이라는 이름의 창문을 최대한 빨리 닫게 해줌으로써 블랙스완이라는 리스크가 날아들 확률을 낮춰준다. P.297

: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며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 내가 직접 수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추세는 외부기관에 위탁하는 경우가 있고 또 기본적으로 메인바디는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그럼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주위 동료들이 하곤 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위의 문장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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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로봇에게 지배받는 시대, 이런 소재는 이제 영화에서 조차 너무 뻔해서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로봇시대에서 살아남기라는 책 제목에 크게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사실 로봇이라는 게 인간이 형태만 갖춰져 있지 않을 뿐 이미 다양한 기계의 형태로 일상에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게 될 경우, 인간은 노동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경제활동에서 노동이 아닌 소비만 존재하는 세상이 오는가?하는 질문들이 평소에 많았기 때문이다.

늘 궁금했던 나의 질문은,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인간이 차지하던 노동시장의 규모는 점차 줄고 있는데, 왜 도대체 그렇게 인구가 감소한다고 난리일까.....물론 정답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더욱 많은 소비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고 아직까지는 인간의 노동력이 고차원적인 로봇과 같은 기계들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 소비를 책임질 인구가 필요하다면, 노동을 기계로 더 나아가 로봇으로 변경하려는 기업들은 노동시장에 대한 독점력을 가진체 사람들에게 소비만을 원하는 것일까?

 

기본소득의 도입이 꾸준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다가올 로봇시대에 있다. 이 책은 인간의 노동을 사회적 차원에서 그리고 역사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렇지만 살아남는다라는 차원에서 구체적인 이행에 대해서는 당연히 부족하다. 이것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미래에서 온 사람밖에 없겠지. 핵심이 이 책에서 어떤 사람으로 내가 발전해 나가야 하는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준다.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로봇이 대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을 위한 일이고 사람과 함께 일해야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정답이 정해져 있는 업무가 아닌 끊임없이 소통하고 조율하고 결정해야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책의 저자는 기자 출신으로써 글을 간결하면서도 읽기 쉽게 로봇시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진지한 이야기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

엄청 난 인사이트를 얻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노동과 로봇 그리고 인간의 경쟁력이라는 차원에서 큰 그림을 살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신냉전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리쇼어링으로 인한 공장 유치는 과거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의 전형적인 일자리 창출과는 분명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고요. 또, 이로 인해 스마트 공장의 설비 보급이 늘게 되면 그만큼 로봇 도입의 문턱과 정비 비용도 낮아지겠죠. 그럼 로봇의 보급이 더 빠르게 늘지 않을까요? 로봇 시대가 당겨지진 않을까요? 마치, 낯설었던 분식집의 키오스크가 어느 순간 대세가 되었듯이 말이죠.

: 인간을 노동력으로 쓰는 비용보다 로봇이 더 경제적이어지는 시대.....누구나 대체될 수 있는....우리는 그런 시대를 충분히 준비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가 이하로 손해 보면서 팔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가격은 올라가는데 물건은 안 팔리는 상황이 나타나는 건데요. 이렇다 보니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상쇄할 만한 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요. 이 역시, 자동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1부에서 로봇의 어원이 ‘강제 노동’에서 왔고, 21세기판 노예가 로봇이란 얘기를 했었는데요. 당시로서는 5만 명의 살아 있는 로봇들이 로마 사회로 유입이 된 겁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로마에 ‘로봇 시대’가 생겨나게 된 겁니다.

: 인간은 로봇과 다르다. 로봇은 인간과 다르다. 노동의 차원에서 보는 인간과 로봇은 다르지 않다. 그럼 우리는 이제 인간을 어떤 존재로 바라봐야 할까.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없는 못하는 인간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또 다른 형태의 노동이 창출될 것인가.

 

노예들은 대부분 귀족들이 차지했고요. 귀족들은 자신의 농지에서 이런 노예들을 통해 농사를 지은 거죠. 이러니 일반 농민들은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게임이 안 된 거죠. 더구나, 귀족들은 농토도 훨씬 컸거든요. ‘살아 있는 로봇’인 노예를 활용해서 대량 생산을 하는 귀족들과 스스로 경작을 해서 먹고살아야 하는 농민 이 붙으면 게임이 됐을까요? 그러니까 농민들은 입장에선 기분이 어떻겠어요?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이 골목 상권에 들어오면 동네 가게들이 문 닫잖아요. 그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자신이 가진 땅을 귀족에게 넘기고 자신도 노예가 되기도 한 거죠. 시민들의 삶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겁니다. 즉, 자기 땅에서 스스로 농사지어 먹고사는 자영농은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의 ‘빵과 서커스’를 인류 최초의 복지 정책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표적인 우민화 정책으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배고픈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먹을거리와 오락거리를 제공하고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는 거죠. 정리해보면, ‘살아 있는 노예’ 즉, 노예 유입이 촉발한 로마 사회의 양극화는 결국 보편적 기본소득과 선심성 복지 정책을 불러오게 됐다는 거죠.

‘살아 있는 로봇’이 늘어났던 로마, 결국 어떻게 됐었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마는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결국 국가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위기까지 맞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노예 유입이 가져온 중산층 붕괴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로봇(노예)’이 일자리를 뺏어가면서 중산층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그로 인해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사회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거죠.

: 로봇시대가 미래이야기 아닌 과거에 이미 일어난 일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더 빨라지고 더 큰 영향이 발생할 것. 기술의 혁신 뒤에 우리가 마주보아야 할 사회를 충분히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는지.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늘어난 일자리가 로봇의 도입이나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공장에서 조립하던 노동자가 로봇 설계 업체로 바로 이직할 수 있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이 기본소득을 로봇 시대를 헤쳐나갈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3부에서 살펴본 대로 로마 시대에도 시민들에게 ‘빵과 서커스’를 제공했듯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로봇이나 플랫폼 등에서 세금을 더 걷어서 인간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인 거죠. 즉, 로봇 시대는 기본소득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건데요

플랫폼과 AI, 그리고 로봇이 장악한 미래 세상에서 기본소득은 바로 ‘프로틴 블록’인 겁니다. 바퀴벌레요.

: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울 최소한의 장치가 기본소득이라면, 부의 쏠림은 소수에게 다수의 낮은 소비로 경제구조가 돌아가는 것일까. 기본소득은 사실 가장 기초적인 하나의 필요개념에 불과한 것. 더 고차원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대가 올것 같다. 철학은 여기서 다시 빛을 보려나.

수십 년간 쌓인 기자들의 업무 프로세스가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면 누구나 와서 하던 업무를 대체할 수 있게 되겠죠. 실제로, 언론사에는 야근자용 연락처가 기재된 사회부 기자 야근 매뉴얼이 따로 있어요. 이걸 보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근무에 바로 적응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 취재원에게 내 전화를 받게 만드는 일은 저마다 방식이 모두 다릅니다. 각양각색의 취재 방식이 존재하죠. 이런 경우에는 업무의 방식을 매뉴얼로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절대적인 법칙이란 건 존재할 수가 없죠. 그래서, 후자의 경우에는 평상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공을 들여온 담당 기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풀어가는 겁니다. 이런 건 매뉴얼도 없을뿐더러, 설령 자신의 노하우를 매뉴얼로 만들어준다고 해도 쉽게 따라 할 수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면 매뉴얼이 없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겁니다.

: 정답이 없는 일. 인간은 기계보다 더욱 복잡하고 어렵다. 아무리 로봇이 인간과 닮아간다고 해도 인간이 될 수 없는 이유. 인간과 로봇이 구분되지 않는 세상은 내 생에는 없을테니 (라고 쓰다보니 또 금방 올 것 같아 무서워진다)

여러 영역을 조합해 새로운 나만의 종목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거기서 시장이 생기고 기회가 생기면 나는 상위 1%의 분야를 가진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거죠.

내가 잘 못하는 분야를 여러 개 조합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상위 20% 안에 드는 영역을 여러 개 만들라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속에 있는 진솔한 이야기, 남들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편하게 만들어주는 힘. 신뢰를 주는 힘. 이런 것들이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를 만드는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창출하고 만드는 것. 인간의 창의성과 감수성이 어떻게 부가가치를 만드는 하나의 활동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할 시기. 위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난 로봇이 인간의 형태(모습)을 외형적으로 만들어지는 걸 반대하는 사람이다. 로봇은 목적성이 분명해야하고 인간과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지 못하는 시기 혹은 로봇을 인간으로 대하는 시기에 난 이 세상을 뜨련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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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복지차원으로 밀리의 서재 6개월 구독권을 제공해줬다. 처음 읽게 된 책이 #넷포지티브 라는 책인데, 밀리의서재에서 주간 추천도서들을 올려주는데 그 중에서 가장 먼저 읽어보고 싶은 책으로 골랐다. 난 민간기업에서 일하는 것을 대학생 초반때만해도 고민해본적이 없었다. 나중에 취업을 준비해야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그 때서야 여기저기 기업에 원서를 넣어봤지만, 진실되게 그곳에 일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내가 일을 하면서 이루고자하는 주요한 가치들이 민간기업에서는 이루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었고, 이익을 위해 내가 불편하게 느끼는 것들에 대해서 거리낌없이 모순적인 행보를 해야할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다 여러 인턴경험과 대학원을 다니면서, 기업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고, ESG라는 하나의 경영컨셉이 트렌드가 아니라 주류화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관련 기업을 리서치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학원 수업에서 경영과목도 그렇고 또 미국주식을 하는 소액투자자 입장에서도 그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유니레버 는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기업 중에서 하나의 경영전략으로 ESG를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존폐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진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생각이었다.

넷포티지브라는 책제목은 유니레버에서 실행하고 있는 과거와 현재의 사례를 중심으로 그들의 경영가치를 평가하고 되돌아보고 있으며, 모든 기업이 넷 포지티브를 지향해야 한다고 밝힌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 기업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책 내용 대부분은 솔직히 말하면 유니레버의 자랑들 같기도 해서 조금 질리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중요한 점은 더 많은 기업이 유니레버의 행보를 발 맞추고 더 경쟁적으로 기업의 전 시스템에 이를 내재화하여 공공과 민간이 함께 더 나은 세상을, 행복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길 희망한다는 점이다. 추가적으로 나의 주식투자 폭을 더 넓혀주고 내가 일해보고 싶은 기업들이 더 늘어나기 바라는 마음 ㅎㅎㅎㅎ

 

모두에게 이득이 되도록 공존과 공정을 추구하는 기업 활동, 이것이 바로 넷 포지티브net positive다.

넷 포지티브 전략은 지금 당장 경쟁력을 갖추도록 할 뿐만 아니라, 당신의 기업과 당신이 속한 산업이 성공하게 해줄 것이다. 더불어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게 해줄 것이다. 명심하자. 유일하게 불가능한 여행은 시작조차 하지 않는 여행이다.

넷포지티브라는 개념을 단순히 좋은 일이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으로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책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더 나은 세상일뿐만 아니라, 기업이 영리활동을 위해서 장기적인 생존개념으로써 넷포지티를 살펴보는 것.

net zero는 배출하는 탄소량과 제거하는 탄소량이 같아지는 지점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차이를 궁금해할 때 우리는 이 두 가지 기업 모델을 들어 설명한다.

*기업이 주주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영 방식

••고객, 협력업체, 지역사회,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번영과 공존을 우선시하는 경영 방식

경영학 서적을 읽는다는 느낌도 있어서 좋았는데, 전략경영이라는 세부전공을 선택했던 나는, 이러한 기업전략들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어쩌면 경영전공을 하고 싶었을지도....ㅎ 나의 박사과정은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가....(그리고 나의 커리어는 또륵)

우리가 던지는 궁극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 회사가 세상에 존재함으로써 과연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을까? 기업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멘트.......

현재 경제 시스템은 근본적인 약점 두 가지를 안고 있다. 하나는 유한한 행성에서 무한한 성장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장에 따른 혜택을 모두가 아니라 소수에게 준다는 것이다.

시스템적 사고: 사물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하고,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어떤 상호작용을 해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 전체를 최적화하는 것

내가 가지고 싶었는 나의 경쟁력이 위와 같은 사고를 할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조직을 가던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위와 같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앞으로 어떤 공부와 경험을 할지는 조금 더 명확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인류는 이미 필요한 기술과 해결책을 갖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과학자와 기업가도 많다. 필요한 자본도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의지와 리더십, 상상력의 부족이다.

의지와 리더십, 상상력의 부족, 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 특정한 누군가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상상력의 힘을 잃어가는 느낌. 그리고 그 상상력을 나누고 하나로 융합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끈기도.

기업에서 주주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유일한 목표가 아니라 기업 운영의 결과여야 한다.

행동경제학을 포함한 새로운 연구 분야에서는 사람이 늘 이성적이지 않으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 편향이 수십 가지나 된다고 결론내렸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정보를 애써 찾거나,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정보에 너무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스마트 원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

이것은 목적을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며Measurable 달성 가능하고Achievable 현실적이며Realistic 기한이 정해진Time–Bound 것으로 설정하라는 뜻이다.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기한을 정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지속가능성 목표를 세울 때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나머지 현실적이고 달성 가능이라는 두 가지 항목은 동의하지 않는다. 어떤 기발한 창의성을 발휘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무엇이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할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목표는 커야 하고 외부자 관점을 반영해야 한다.

어쩌면 내가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유니레버가 어떤 것을 했는지 보다는 그 실행 단계 전에 무엇이 그 기업을 움직이는 바탕이 되었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었나보다. 성과관리에 대한 업무를 나도 담당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프로그램을 시스템 차원에서 바라보고 전 주기에서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된다. 물론 나만의 생각으로 실행이 될수는 없지만, 위의 내용들을 팀원들과 공유하고 함께 있는 구성원들과 공유함으로써 더 괜찮은 답을 고민해볼 수 있을 듯.

 

스마트’의 ‘R’은 ‘결과 지향적results–oriented’이라는 뜻으로 사용하자.

우리는 ‘스마트’의 ‘A’를 열망aspirational 혹은 야망ambitious, 담대함audacious의 머리글자로 삼고 싶다.

말로만 신뢰를 쌓을 수는 없고 행동해야 한다.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도와줄 수 있습니까?”라고 말할 수 있는 겸손함도 필요하다. 자기의 부족함을 남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잘못하고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해야 하며, 자기에게 필요한 것보다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먼저 생각하고, 옳은 일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자기의 부족함을 남과 공유할 수 있는 용기, 성공하는 조직문화는 위와 같은 것이 아닐까.

기업이 성공하려면 그 기업이 속한 국가와 지역사회가 번창해야 한다. 회사의 이익만 추구하는 식으로 타협하지 마라. 넷 포지티브 기업이 지역사회와 국가와 협력하는 몇 가지 사례를 제시한다.

새로운 시장에 접근할 때는 단기적인 돈벌이를 추구해서는 안 되고 장기적인 헌신을 추구해야 한다.

유니레버 임원은 자기가 받는 급여의 세 배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회사 주식을 사야 했으며 5년 동안은 반드시 보유해야 했다. 이것은 임원들을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유니레버가 ESG개념에서 어떤 좋은 일을 했는지는 사실 큰 관심이 아니었고, 그 실행을 위해 구성원을 어떻게 유인하는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컸는데, 그것에 대한 답도 얻을 수 이었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관점도.

2013~2018년까지 보잉은 430억 달러를 들여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같은 기간에 연구개발비로는 200억 달러밖에 쓰지 않았다.새로운 비행기 모델 하나를 개발하려면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보잉의 자금 지출이 어쩐지 이상하지 않은가? 보잉은 설계와 안전 분야에서 돈과 노력이 적게 드는 길을 택했고, 그 결과 맥스 737 기종은 두 차례나 추락했다.

비영리 연구단체 FCLT글로벌은 “상대적으로 수익 중 많은 부분을 회사에 재투자하는” 기업이 동종업체들보다 연평균 9퍼센트 높은 투하자본수익률ROIC•을 낸다고 계산했다. 또한 S&P 자사주매입지수S&P Buyback Index에 속한 기업들(즉 자사주매입을 가장 많이 하는 100개 기업)은 1년, 3년, 5년 기간별 성과를 보아도 모두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낮은 성과를 냈다

넷포지티브를 지향하는 기업은, 성공적인 국가운영전략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 사실 공공과 민간은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달라서는 안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 방법과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지 언정, 사회를 구성하는 두 축은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할지도.

 

맥킨지에서 발표한 어떤 연구논문은 민족적·문화적 다양성 기준에서 상위 25퍼센트에 속하는 기업이 하위 25퍼센트 기업보다 수익성이 36퍼센트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기업의 다양성 연구논문은 경영진 구성이 다양한 기업일수록 19퍼센트 더 높은 수익을 낸다는 결론을 내렸다.

넷 포지티브 관점을 지닌 직원들에게 목적과 사명은 핵심적인 목표이지 인센티브가 아니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에게는 보너스가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 특히 고위경영진이나 임원은 회사 안팎의 다른 동료들과 비교할 때 공정한 수준으로 보수를 받는 한, 금전적인 보너스에 동기를 얻지 않는다.

내가 가장 놀라웠던 부분이 바로 구성원을 넷포지티브라는 개념을 내재화시키기 위한 요인이었다. 금전적인 보너스는 가장 손쉽고 단순하고 직관적인 유인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해보면 그 보상은 특별한 일을 했을 때 주어져야 하는 것, 넷포지티브가 주류화되어 있고 당연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관점과 모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만약 금전적인 약속과 공정성이 기본적인 차원에서 충족되기만 하면 돈은 직원을 붙잡아두는 수단이 되지 않는다. 다만 이 보상이 별도의 보너스 형식이어서는 안 된다. 쓰레기 배출 제로라는 목표를 달성한 공장장이나 지속가능한 아웃소싱 목표를 빠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달성한 구매 담당자가 있다면, 이들을 승진시키거나 더 많은 책임을 맡기거나 급여를 올려주어라(그들이 경쟁할 대상을 바꾸어주라는 뜻이다).

단기적인 보상체계가 아니라, 확실한 인정과 더 높은 책임과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는 편이 더 낫다는 점. 누군가와의 경쟁이 아니라 구성원이 과거에 본인이 성취한 목표보다 더 높이 더 장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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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로 가는 장거리 비행시간을 위해서 전편을 다운받아서 비행기에서 모든 에피소드를 끝내버린 #넷플릭스 #더에이트쇼 / #오징어게임 이랑 비슷한 느낌이려나 싶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징어게임을 그렇게 인상적으로 본 관객은 아닌지라, 더 에이트 쇼가 오징어게임에 비해서는 좀 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 오락적인 콘텐츠로 풀어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보통 넷플릭스에서 어떤 시리즈물을 볼까 고민할 때 가장 기본적인 작품설명만을 보고 고르는 편인데, 이 시리즈는 익숙한 배우들도 많았고, 또 나의 개인적 선호도인 캐릭터들의 다양성이 서사와 에피소드의 풍부함을 만든다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보게되었다.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느낌이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게임 그 자체의 요소를 오락적으로 자극적으로 풀어낸 것에 그쳐있던, 그러면서도 익숙한 개인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것에 그쳤던 듯하다. 한마디로 오락적인 내용들이 점철되었고, 그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시청층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였던. 물론 오징어게임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었지만.

각자의 이유로 돈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랜덤으로 층을 선택하게 돼고 그 층마다 시간에 따라 적립되는 상금이 달라지는 상황. 이러한 환경에서부터 이미 계급화된 사회를 담고, 어떠한 노력도 착한 사람이 얻는 보상과도 상관없이 그대로 주어지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달라진다. 처음에는 서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는 듯 하다가도 그 다름에 꽂히는 순간, 본인이 얼마인지보다 상대방이 얼마나 본인보다 더 많은지.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포기할 것인지. 그 포기를 강요하고 강요받고 자유롭게 선택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굴복하고만 마는 현실. 시청자들은 이러한 모습들이 불편하게 다가왔을 것 같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그 현실을 더욱 극대화하는 픽션이니 말이다.

 

더 에이트 쇼에 나오는 각 층의 인물들은 각각의 개성에 맞춰있어 내가 기대한 이상의 풍부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면서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캐릭터가 류준열 배우인 3층이었기 때문에 제한적인면도 있고 어떤 사건에서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며 납득이 잘 가지 않는 선택들도 있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쇼. 여기서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누군가의 죽음으로만 끝이 나는 쇼. 폭력과 갈등 그리고 비인간성에 대해서 하나의 오락으로 소비하는 대중들. 어떤 에피소드는 너무 불편해서 빠른 감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특정 캐릭터에 대한 응원이나 지지 혹은 일방적인 비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각 캐릭터들은 약간의 불쾌함과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

완벽한 인생 작품이라고 칭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넷플릭스에서 보기를 희망하는 성격과 특징을 가진 시리즈였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웹툰 원작을 각색했다고 하는데, 한국 콘텐츠의 힘이 이제 대부분 웹툰에서 오는 구나 싶었다. 불편함을 오락적으로 담아내면서 함의를 담는 콘텐츠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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