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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로 가는 장거리 비행시간을 위해서 전편을 다운받아서 비행기에서 모든 에피소드를 끝내버린 #넷플릭스 #더에이트쇼 / #오징어게임 이랑 비슷한 느낌이려나 싶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오징어게임을 그렇게 인상적으로 본 관객은 아닌지라, 더 에이트 쇼가 오징어게임에 비해서는 좀 더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 오락적인 콘텐츠로 풀어낸 것 같다는 생각이다.

보통 넷플릭스에서 어떤 시리즈물을 볼까 고민할 때 가장 기본적인 작품설명만을 보고 고르는 편인데, 이 시리즈는 익숙한 배우들도 많았고, 또 나의 개인적 선호도인 캐릭터들의 다양성이 서사와 에피소드의 풍부함을 만든다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보게되었다.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호불호가 갈리는 느낌이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오징어게임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게임 그 자체의 요소를 오락적으로 자극적으로 풀어낸 것에 그쳐있던, 그러면서도 익숙한 개인들의 감정선을 건드리는 것에 그쳤던 듯하다. 한마디로 오락적인 내용들이 점철되었고, 그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시청층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이유였던. 물론 오징어게임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었지만.

각자의 이유로 돈이 필요했던 사람들은 랜덤으로 층을 선택하게 돼고 그 층마다 시간에 따라 적립되는 상금이 달라지는 상황. 이러한 환경에서부터 이미 계급화된 사회를 담고, 어떠한 노력도 착한 사람이 얻는 보상과도 상관없이 그대로 주어지는 것임에도 사람들은 달라진다. 처음에는 서로 협력하고 도움을 주는 듯 하다가도 그 다름에 꽂히는 순간, 본인이 얼마인지보다 상대방이 얼마나 본인보다 더 많은지.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포기할 것인지. 그 포기를 강요하고 강요받고 자유롭게 선택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굴복하고만 마는 현실. 시청자들은 이러한 모습들이 불편하게 다가왔을 것 같다.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그 현실을 더욱 극대화하는 픽션이니 말이다.

 

더 에이트 쇼에 나오는 각 층의 인물들은 각각의 개성에 맞춰있어 내가 기대한 이상의 풍부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면서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캐릭터가 류준열 배우인 3층이었기 때문에 제한적인면도 있고 어떤 사건에서 개연성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끼며 납득이 잘 가지 않는 선택들도 있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쇼. 여기서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누군가의 죽음으로만 끝이 나는 쇼. 폭력과 갈등 그리고 비인간성에 대해서 하나의 오락으로 소비하는 대중들. 어떤 에피소드는 너무 불편해서 빠른 감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떤 특정 캐릭터에 대한 응원이나 지지 혹은 일방적인 비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각 캐릭터들은 약간의 불쾌함과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

완벽한 인생 작품이라고 칭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넷플릭스에서 보기를 희망하는 성격과 특징을 가진 시리즈였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웹툰 원작을 각색했다고 하는데, 한국 콘텐츠의 힘이 이제 대부분 웹툰에서 오는 구나 싶었다. 불편함을 오락적으로 담아내면서 함의를 담는 콘텐츠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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