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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로봇에게 지배받는 시대, 이런 소재는 이제 영화에서 조차 너무 뻔해서 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로봇시대에서 살아남기라는 책 제목에 크게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사실 로봇이라는 게 인간이 형태만 갖춰져 있지 않을 뿐 이미 다양한 기계의 형태로 일상에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로봇이 노동을 대체하게 될 경우, 인간은 노동하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경제활동에서 노동이 아닌 소비만 존재하는 세상이 오는가?하는 질문들이 평소에 많았기 때문이다.

늘 궁금했던 나의 질문은, 인공지능과 로봇의 발전이 가속화 되면서 인간이 차지하던 노동시장의 규모는 점차 줄고 있는데, 왜 도대체 그렇게 인구가 감소한다고 난리일까.....물론 정답은 자본주의 세상에서 더욱 많은 소비가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고 아직까지는 인간의 노동력이 고차원적인 로봇과 같은 기계들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다. 소비를 책임질 인구가 필요하다면, 노동을 기계로 더 나아가 로봇으로 변경하려는 기업들은 노동시장에 대한 독점력을 가진체 사람들에게 소비만을 원하는 것일까?

 

기본소득의 도입이 꾸준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가 다가올 로봇시대에 있다. 이 책은 인간의 노동을 사회적 차원에서 그리고 역사적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그렇지만 살아남는다라는 차원에서 구체적인 이행에 대해서는 당연히 부족하다. 이것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미래에서 온 사람밖에 없겠지. 핵심이 이 책에서 어떤 사람으로 내가 발전해 나가야 하는 어떤 부분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준다.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로봇이 대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을 위한 일이고 사람과 함께 일해야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정답이 정해져 있는 업무가 아닌 끊임없이 소통하고 조율하고 결정해야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책의 저자는 기자 출신으로써 글을 간결하면서도 읽기 쉽게 로봇시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진지한 이야기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

엄청 난 인사이트를 얻기를 기대하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노동과 로봇 그리고 인간의 경쟁력이라는 차원에서 큰 그림을 살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신냉전 국면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리쇼어링으로 인한 공장 유치는 과거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의 전형적인 일자리 창출과는 분명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고요. 또, 이로 인해 스마트 공장의 설비 보급이 늘게 되면 그만큼 로봇 도입의 문턱과 정비 비용도 낮아지겠죠. 그럼 로봇의 보급이 더 빠르게 늘지 않을까요? 로봇 시대가 당겨지진 않을까요? 마치, 낯설었던 분식집의 키오스크가 어느 순간 대세가 되었듯이 말이죠.

: 인간을 노동력으로 쓰는 비용보다 로봇이 더 경제적이어지는 시대.....누구나 대체될 수 있는....우리는 그런 시대를 충분히 준비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가 이하로 손해 보면서 팔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가격은 올라가는데 물건은 안 팔리는 상황이 나타나는 건데요. 이렇다 보니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상쇄할 만한 비용 절감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요. 이 역시, 자동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1부에서 로봇의 어원이 ‘강제 노동’에서 왔고, 21세기판 노예가 로봇이란 얘기를 했었는데요. 당시로서는 5만 명의 살아 있는 로봇들이 로마 사회로 유입이 된 겁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로마에 ‘로봇 시대’가 생겨나게 된 겁니다.

: 인간은 로봇과 다르다. 로봇은 인간과 다르다. 노동의 차원에서 보는 인간과 로봇은 다르지 않다. 그럼 우리는 이제 인간을 어떤 존재로 바라봐야 할까.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없는 못하는 인간들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또 다른 형태의 노동이 창출될 것인가.

 

노예들은 대부분 귀족들이 차지했고요. 귀족들은 자신의 농지에서 이런 노예들을 통해 농사를 지은 거죠. 이러니 일반 농민들은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게임이 안 된 거죠. 더구나, 귀족들은 농토도 훨씬 컸거든요. ‘살아 있는 로봇’인 노예를 활용해서 대량 생산을 하는 귀족들과 스스로 경작을 해서 먹고살아야 하는 농민 이 붙으면 게임이 됐을까요? 그러니까 농민들은 입장에선 기분이 어떻겠어요?

대기업 프랜차이즈 매장이 골목 상권에 들어오면 동네 가게들이 문 닫잖아요. 그것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자신이 가진 땅을 귀족에게 넘기고 자신도 노예가 되기도 한 거죠. 시민들의 삶이 어려워지기 시작한 겁니다. 즉, 자기 땅에서 스스로 농사지어 먹고사는 자영농은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의 ‘빵과 서커스’를 인류 최초의 복지 정책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표적인 우민화 정책으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배고픈 시민들에게 최소한의 먹을거리와 오락거리를 제공하고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는 거죠. 정리해보면, ‘살아 있는 노예’ 즉, 노예 유입이 촉발한 로마 사회의 양극화는 결국 보편적 기본소득과 선심성 복지 정책을 불러오게 됐다는 거죠.

‘살아 있는 로봇’이 늘어났던 로마, 결국 어떻게 됐었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마는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결국 국가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위기까지 맞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노예 유입이 가져온 중산층 붕괴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로봇(노예)’이 일자리를 뺏어가면서 중산층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그로 인해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사회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거죠.

: 로봇시대가 미래이야기 아닌 과거에 이미 일어난 일이었다는 점이 놀랍다. 더 빨라지고 더 큰 영향이 발생할 것. 기술의 혁신 뒤에 우리가 마주보아야 할 사회를 충분히 예상하고 준비하고 있는지.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늘어난 일자리가 로봇의 도입이나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요? 공장에서 조립하던 노동자가 로봇 설계 업체로 바로 이직할 수 있을까요?

많은 전문가들이 기본소득을 로봇 시대를 헤쳐나갈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3부에서 살펴본 대로 로마 시대에도 시민들에게 ‘빵과 서커스’를 제공했듯이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로봇이나 플랫폼 등에서 세금을 더 걷어서 인간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인 거죠. 즉, 로봇 시대는 기본소득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는 건데요

플랫폼과 AI, 그리고 로봇이 장악한 미래 세상에서 기본소득은 바로 ‘프로틴 블록’인 겁니다. 바퀴벌레요.

: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울 최소한의 장치가 기본소득이라면, 부의 쏠림은 소수에게 다수의 낮은 소비로 경제구조가 돌아가는 것일까. 기본소득은 사실 가장 기초적인 하나의 필요개념에 불과한 것. 더 고차원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대가 올것 같다. 철학은 여기서 다시 빛을 보려나.

수십 년간 쌓인 기자들의 업무 프로세스가 정형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 매뉴얼대로만 움직이면 누구나 와서 하던 업무를 대체할 수 있게 되겠죠. 실제로, 언론사에는 야근자용 연락처가 기재된 사회부 기자 야근 매뉴얼이 따로 있어요. 이걸 보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근무에 바로 적응할 수가 있습니다.

반면, 취재원에게 내 전화를 받게 만드는 일은 저마다 방식이 모두 다릅니다. 각양각색의 취재 방식이 존재하죠. 이런 경우에는 업무의 방식을 매뉴얼로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절대적인 법칙이란 건 존재할 수가 없죠. 그래서, 후자의 경우에는 평상시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공을 들여온 담당 기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을 풀어가는 겁니다. 이런 건 매뉴얼도 없을뿐더러, 설령 자신의 노하우를 매뉴얼로 만들어준다고 해도 쉽게 따라 할 수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려면 매뉴얼이 없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겁니다.

: 정답이 없는 일. 인간은 기계보다 더욱 복잡하고 어렵다. 아무리 로봇이 인간과 닮아간다고 해도 인간이 될 수 없는 이유. 인간과 로봇이 구분되지 않는 세상은 내 생에는 없을테니 (라고 쓰다보니 또 금방 올 것 같아 무서워진다)

여러 영역을 조합해 새로운 나만의 종목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거기서 시장이 생기고 기회가 생기면 나는 상위 1%의 분야를 가진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거죠.

내가 잘 못하는 분야를 여러 개 조합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닐 테니까요.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상위 20% 안에 드는 영역을 여러 개 만들라는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속에 있는 진솔한 이야기, 남들에게 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편하게 만들어주는 힘. 신뢰를 주는 힘. 이런 것들이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를 만드는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창출하고 만드는 것. 인간의 창의성과 감수성이 어떻게 부가가치를 만드는 하나의 활동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할 시기. 위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난 로봇이 인간의 형태(모습)을 외형적으로 만들어지는 걸 반대하는 사람이다. 로봇은 목적성이 분명해야하고 인간과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지 못하는 시기 혹은 로봇을 인간으로 대하는 시기에 난 이 세상을 뜨련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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