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원문 인터뷰 답변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소프트파워의 기준이 서구화의 기준에 맞춰져 있는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지만, 앞서 언급한 「공공외교 및 공공원조를 통해 보는 한국의 소프트파워 발전 전략」보고서에서는 보편적 가치인 인권이나 인도주의가 강조될 때 공적 원조나 공공외교에 따른 한국에 대한 호의적인 이미지가 상승한다는 결과가 있었다.
또한 미국 윌리엄앤메리대학에서 공공원조나 공공외교에 대한 분석을 계속하고 있다. 그중 흥미로운 연구결과 중 하나는 아프리카 국가에서 중국 원조를 받은 지역들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중국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니 원조에 노출된 사람일수록 중국에 대한 호의도가 내려간다는 점이었다.
미국 원조에 노출된 사람들은 미국에 대한 호의가 높은데 말이다. 중국이 원조의 양적 규모 확대에 비해 방향성이나 목적이 잘 설계되어 있지 않아 원하는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입장에서는 교훈을 얻어야 하는 부분이다.
실제 소프트파워가 증진됐다고 하더라도 걸림돌이 아직 많다. 다른 것보다도 외부에 대한 배타성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한국은 여전히 인종차별 지수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오며, 이 외에도 배타적인 성향이 노출되는 사례들이 꽤 많이 있었다.
최근에는 몇몇 지자체에서 외국인 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하겠다고 하니 주한EU 대사 등이 집단 반발하는 사태가 있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가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생활하다 사망한 사건도 발생하는 등 법·제도적으로 굉장히 미비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보편적인 인권이나 배타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우리의 매력을 통해 상대방을 이끌어보겠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우리도 민주주의나 인권, 평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겪은 성공과 실패를 나누며 함께 고민하는 일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미얀마 사태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ODA 현황에 대해 분석한 기존 문헌들을 보면 미국이나 유럽 주요국 등은 공여국이 우리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한가, 실제 니즈가 어떠한가 등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 분석에서 한국의 공적원조 사업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등이 무엇이 하고 있는가가 중요한 요소로 나타나는 것을 보았을 때 여전히 추격형 원조를 하고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본다. 또한 많은 나라들이 공공원조, 공공외교를 할 때 어떻게 배합해서 활용할지를 고민한다면, 우리는 이 두 가지 요소의 개념과 관계가 정립되지 않았다.
보통 우리 편에서 표를 주는 나라에 원조를 하는 편인데 우리는 반대로 주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면 방향성을 잘 잡아야 한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양적 성장을 이뤄내고 있지만 아직도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이 있다. 우리만의 공적원조 전략이 필요하며,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원조할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또한 경제적인 이익을 떠나 좀더 인도주의적이고, 인권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면 실제적인 효과도 더 크게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최근 신북방·신남방 전략은 어느 정도 이러한 방향으로 순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념적으로 이야기할 때에는 외국인 이민자가 과거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받아들이고 싶은 이민자는 백인, 내국인의 자녀 혹은 결혼 가족들이고 중동 출신이나 아랍계, 아프리카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매우 배타적이다. 이민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제공되는 것을 시스템으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정작용이 작동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여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제주 예멘 난민 사태와 관련하여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었는데 대응이 늦었다. 좀더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이 있었다면 논란을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계속 통과되지 못해서 국제적으로도 지적받고 있다. 현 정부에서 포용국가라고 이야기하는데 포용의 대상이 내국인뿐인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차별이나 배척을 어떻게 관리하고 줄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실험논문에서는 정확한 정보 제공, 충분한 노출과 상호작용, 역지사지등이 중요한 요소로 제시된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 인식에 대한 실험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록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현격하게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다.
역지사지의 사고를 진작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어떤 이유로든 집을 당장 떠나야 한다면 어디로, 어떤 경로로 갈 것인가에 대해 답을 해야 하는, 마치 텍스트 베이스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실험에 참여한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이는 사실 난민들이 집을 떠날 때 겪는 경험들과 굉장히 유사하다.
'WRITER ( 에세이 공부 ) > STUDY (공부 리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Q ; (대) 파를 영어로 하면? Scallions 과 Green onion 차이 #궁금증 (1) | 2021.06.08 |
---|---|
Q ; [미래정책 포커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포용적 탄소중립’의 길 _ 윤순진 서울대학교 교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0) | 2021.06.03 |
Q ; 소수 주주의 기업 이사회 선출 참여를 위한 <집중투표제> _ #의결권 #기업 #주식 (0) | 2021.05.29 |
Q ; 단기 국제투기자본에 대한 세금, 토빈세(Tobin Tax) _ #주식 #파생상품 #통화가치 (0) | 2021.05.29 |
ISSUE Report ; 코로나 이후 디지털전환과 경제·사회 미래전망 _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정책연구 #국가전략 #미래전망 (0) | 2021.0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