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해외출장 뒤 한국에 돌아와서 거창하게 뭔가 시켜 먹을줄 알았는데 오히려 엄마가 보내주신 된장으로 끓인 미역된장국과 열무김치를 씻어서 참기름에 조물해서 먹은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그 흔한 된장국과 열무김치가 이렇게 힐링이 되는 음식이 될줄 어렸을때는 전혀 몰랐다. 이런 순간들마다 익숙한것을 더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자라는 마음을 먹게된다. (마음도 먹어버리는 나란 인간)
음 그러고 바로 야식으로 치킨 시켜먹은 나, 제법 모순적이네요. 스우파2를 보면서 먹는 치킨. 예전에는 후라이드가 참 평범해서 별로였는데, 어느순간부터 후라이드를 소금에 찍어먹는게 제일 만족감 높은 나이가 되었가. 출장 뒤 바로 출근하기 싫어 하루 휴가를 썼는데 해야할 일이 많아서 결국 오후 2시에 편히 출근.
출장 복귀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급여가 들어와서 확인했는데, 평소보다 월급이 조금 더 들어 왔길래 뭐지 했다. 다시 회사 메일함을 보니 우수인력으로 선정돼서 그랬던 것.
자꾸 이러지마 나 애사심 느끼고 싶지 않아. 그치만 좋아. 이런 인센티브가 없더라도 개인적인 성격상 그리고 커리어 발전 차원에서 열심히 하겠지만, 확실히 리워드가 있으니 나도 모르게 지친 순간들이 환기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가끔 의문이 들때 이런식으로 확인을 받을수 있는 순간들이 나에게는 다시 큰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지난번 LH영구임대주택 서류를 제출하고 최종 선정됐다는 소식을 받았다. 이미 동과 호수가 정해져서 연락이 왔고, 사실 이미 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는데 층수가 15층인걸 보고 나쁘지 않을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일단 우선 집을 둘러보기나 하기로 결정.
난 1인가구여서 26A만 가능했고, 보증금 최대 2500만원까지 늘리면 한달 월세는 45000원 정도였다. 지금 내는 전세금 이자와 개인비용으로 충당한 전세금을 고려하면 확실히 세이브 할수 있겠지만, 기타 생활 인프라랑 일상에서의 삶의 만족도 차이가 클 것 같았다. 저축을 못할만큼 주거비용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태국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기 휴가차 한국에 온 날. 뚱보아저씨네 돈까스를 먹어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오랜만에 나눴다. 다행히 태국 방콕에서의 생활에 꽤 만족도가 높아 보여서 보기 좋았다. 뭔가 엄청 현지인 처럼 탈줄 알았는데 거의 실내에서만 움직일수 있게 대중교통 등도 되어 있고 그렇다고 한다. 그리고 회사는 회사인지 남의 회사 이야기는 늘 재밌다.
새롭게 연애를 시작한 지인의 이야기도 듣고, 본인이 먼저 솔직하게 고백하고 직진했다는 이야기를 해줬는데 박수를 쳤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표현할수 있는 사람들이 멋있어보이는 요즘이다.
점심을 먹고 차를 타고 온 친구와 같이 수루배마을 8단지의 영구임대 주택을 보러갔다. 주변에는 아직 생활 인프라가 충분하지는 않아보였고, 차가 없으면 이동여건이 좀 제한적일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
집내부는 생각보다 꽤 넓고 깨끗해서 괜찮아보였다. 9평 정도 되는 사이즈인에 뭔가 그것보다는 더 넓은 느낌. 만약에 내가 지금 집을 구하지 못했다면 충분히 고려할만한 수준인것 같다.
기본 옵션은 에어컨뿐. 그래도 에어컨 설치비용이 가장 많이 든다는 점을 생각할때 이게 기본으로 있다는 점도 꽤 메리트가 있다.
주방에는 인덕션이 있는데 1구였는지 2구였는지 모르겠다. 없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뭔가 방 안에 이게 다 합해져 있으니 이런 곳에 살아본적이 없는 나에게는 살짝 어색하게 느껴졌다. 아니면 내가 지금 집에 너무 익숙해져서 일지도. 요리를 좀 해먹는 편인 나에게는 주방도 좀 중요하구나 느꼈던 순간.
방이 넓은 대신 화장실이 좀 작은편. 혼자만 딱 쓰기에는 뭐 나쁘진 않은데 그래도 뭔가 너무 다 따닥 붙어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깔끔.
베란다도 있고 뷰는 이런 편. 앞에 상가건물인데 아직 아무것도 없다. 뭐 시간이 지나면 결국 인프라가 생기고 살기 괜찮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지금 집에 대한 선택권이 없었다면 여기에 사는걸 충분히 결정했을 것 같다.
그치만 결론적으로는 포기. 지금 집에 이사온지 아직 1년도 안됐다는 점과 현재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어서, 비용적인 측면이 그 만족감을 압도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눈만 높아져가지고 아주 큰일이다. 지금 집에 최대한 눌러살고 그 동안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야지.
오래만에 먹는 감자탕. 같은 남자 동료분과 함께 저녁을 했는데, 사실 나이 상으로는 형이고 남자동료분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확실히 다르게 더 편한 느낌이 있다.
한국인 디저트 볶음밥으로 마무리. 저녁만 먹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서 야근을 했던 날. 또 다시 다른 국가 해외출장을 준비해야하고 기존 출장에 대한 후속업무들이 있어서 마음이 전체적으로 분주했던 한 주였다. 근데 또 열심히 놀기는 놀았음.
팀 선배와 점심. 선배의 차와 똑같은 차를 우연히 발견하고 일부로 주차. 아주 귀엽다. 저 차주 분도 보셨으면 좋았을텐데 우리가 먼저 떠나버렸네.
기존에 가려고 했던 간짜장 맛집이 하필 휴무여서 어쩔수 없이 왔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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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냥 평범하다. 간짜장의 소스가 양파의 아삭함이 좀 약했던. 예전에는 무조건 짬뽕파였는데 이제는 간짜장이 원픽이 됐다. 그치만 의외로 간짜장을 잘하는 집이 생각보다 많이 없는 듯. 오히려 짬뽕은 평준화.
팀 동료분 생일케이크 구매. 전날 어떤 케이크 먹고싶냐고 물어봤는데, 물어보지 말고 본인을 생각해서 골라달라고 하던 F 그 잡채의 동료. 후보케이크 사진을 보여줬는데 갬성의 유무를 언급하던…ㅎ
그래서 최대한 갬성 있는 케이크로 골라봤다. 다행히 아주 만족스러워하던 그의 미소. 살짝 킹받게 꽂은 생일초. 생일 핑계로 팀들과 즐거운 시간. (이라고 말하고 업무과중에 대한 투덜거리기 대화)
대학원 친구들 만나기 전에 급 연락돼서 번개 제안을 해주신 교수님과 선배님. 나를 잊지 않고 불러주신것에 감사하며, 숙취해소 젤리를 사갔는데. 아니 무슨 그 젤리 하나가 3천원이 넘지? 얼마 안할줄 알고 9개 샀는데 만원 나와서 아주 놀라버렸다. 그래도 늘 잘 챙겨주시는 분들에게 드리는 것이니 아깝진 않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친구들 만나러 다시 이동.
보람동에 보강집이라는 곳인데 곱창전골을 먹기 위해 선택. 따로는 종종 봤어도 이렇게 완전체로 본건 처음. 근황토크를 나누다 보니 내가 못 들은 이야기도 있고 각자 현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와는 또다른 홤경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이 친구들로부터 새로운 자극을 받는다.
곱창전골 대하는 그의 자세. 음식에 대한 예우가 가득한 손가락.
완벽하게 크로스 된 국자들
볶음밥 당연히 먹을거지만 육회비빔밥 왠지 맛있어보여서 시킴. 근데 육회가 생각보다 적다. 육회 밑에 깔린 초고추장으로 나를 속인것이었음. 채소 가득 비빔밥이라고 생각하고 먹어줬다.
그리고 육수랑 라면 추가. 라면사리만 시킨건지 그냐유라면을 시킨건지 모르겠는데 라면을 끓인체로 바로 전골에 부어주심.
그리고 당연히 볶음밥 타임.
볶음밥은 눌러 붙어야 제맛이니까 국물 쫄때까지 눌러주고 숟가락을 긁긁.
마무리는 포토부스 사진찍기. 혼자 있을 때는 전혀 안하는 것들을 누군가와 만나서 함께한다는 건 그 자체로 기분 좋은 일 같다.
회사 연찬회가 있던 날. 회사 전체는 아니고 부서 연찬회. 오전에는 운동회 형식이었는데, 처음에는 아 귀찮아 이랬다가 누구보다 진심을 다해서 경기를 참여하고 있는 나를 발견함. 운동회를 위해 구성된 팀에서 가징 막내라는 이유로 팀장을 맡게 되어서, 딱히 의미는 없지만 책임감을 가진 나.
단체줄넘기를 1개도 뛰지 못했고 줄다리기도 졌지만, 장애물 달리기와 계주로 역전하며 오전기록 2등 등극. 이 때 정말 진심을 다했던건지 그리고 정말 어이없는 이 긴장감(이런 자잘한 것에 긴장 신경통있음)으로 인해 맛집이었던 점심식당을 참여못함. 혼자 정말 쓰러지듯이 회사 휴게실에 누워 있었음.
오랜만에 몸을 쓰고 또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몸과 마음 다 써버리고 탈진해버림. 그치만 생각이상으로 더 재밌고 연차와 상관없이 서로를 응원하고 웃긴 모먼트들이 많아서 즐거웠던 시간. (주위에서는 내가 훌라후프 하면서 뛰어오던 목도리 도마뱀 같은 모습이 제일 웃겼다고)
오후에는 약간 나영석 PD식 퀴즈 같은 느낌. 연찬회 준비해주신 분들 얼마나 아이디어를 많이 고민하셨을지, 감사한 마음. 특히 MC를 해주시는 팀장님. 내 개인적으로 우리 부서에서 가장 뭔가 말씀하시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나는 분이다. 뭔가 카리스마 있는데 되게 유머러스한 카리스마.
업무 바쁜데 이것 까지 참여해야 하나 했는데, 또 누구보다 미쳐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우리 팀 사람들 왤케 잘하는지. 사진 보고 일부부만 보여주고 나서 누군인지 맞추는 게임이었는데, 우리 팀에 또 기가 막힌 관찰자가 있어서 점수를 다 가져옴. 너무 잘 맞춰서 오해가 있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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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게임은 몸으로 말해요. 늘 예능에서만 보던 게임을 직접 하니까 되게 재밌었고 또 그걸 지켜보는 것도 엄청 재밌었다. 생각치더 못하게 너무 즐겁고 많이 웃었던 날.
게임에 직접 참여도 못하고 기획만하고 진행하는 TF팀 분들.
나갈 때까지 계속 이런 재밌는 시간 마련해줘서 고맙다고 마음을 표했다.
토익 990점 만점은 못받아도, 부서 연찬회에서 게임으로 990점 받기. 아주 압도적으로 이겨버렸죠. 물론 인물 맞추기를 연승하던 팀원에게 공로를 돌립니다. 짧은 막내팀장 시간이었지만 결국 팀원이 잘해야 팀이 사는구나라는 아주 특이한 깨달음으로 귀결되었던 마무리.
1등 팀에게 주어지는 선물 두근 두근
팀장이라고 대표수령을 했는데, 잠깐이라도 같이 했던 팀원들 모셔서 단체 사진이라도 찍을 걸 하는 아쉬움 생각.
와인세트 선물! 꽤 비싼 외인들이라고 하는데 다음 회식 할때 먹을 수 있도록 해야지. 물론 난 와일못이지만 일단 룰루 신난다.
그리고 이어서 바로 저녁회식. 센터장님이 챙겨오신 와인.
사실 난 뭔지도 잘 모르는데 일단 찍어보고 봄.
소주로 회식하는 부서가 아니라서 난 행복해.
보람동 강변 쪽에 있는 자연이스테이라는 음식점. 조용하고 음식들이 깔끔하게 다 괜찮은 편. 다 평균이상은 하는 것 같음.
목살스테이크, 근데 멜론이 압도적으로 너무 맛있었던. 고기도 맛남.
감바스는 꼭 시키세요
뚝배기 파스타는 잘 모르겠음. 회사 사람들이랑 같이 시간 보내는게 즐거운걸 보니(물론 회사의 발전 방향과 개선점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ㅎ) 내가 운이 좋게도 좋은 분들이 많은 곳에서 일하고 있구나 느낀다. 함께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 나갈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점심 먹으러 가는 길 드라이브 하시는 강아지님 발견
제법 귀여우시네요
처음 먹어본 프랭크버거. 고기패티 지체에 맛보다는 버터풍미 있는 쫄깃한 번이 인상깊었다. 아 그리고 감튀가 꽤 맛남. 수제버거 치고는 적정한 가격. 쉑쉑버거는 보급버전 느낌인 것 같기도 함.
개인약속과 회사행사 그리고 업무들로 정신 없는 한주를 보냈다. 이전 출장 정리도 하면서 다음 출장 준비도 동시에 해야하는 아주 극악의 난이도였다. 시간초과근무를 하는 걸 되게 싫어하는 편인데, 그 이유가 마치가 내가 정해진 시간에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하는 내가 이렇게 능력이 부족한가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 그런 이야기를 팀원분들과 팀장님에게 했더니,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당연히 그럴수 밖에 없다고 하셨다.
어쨌든 이전 출장결과보고서도 완료하고 정산도 제출 끝! 출장준비는 걱정했지만 그래도 내가 준비하고자 했던 것들은 충분히 어레인지가 끝나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갈수 있겠다. 출장 가기 전 늘 알수 없는 불안감이 있지만 또 막상가면 늘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나를 믿자. 함께하는 분들을 믿자.
처음 시켜본 동근이네숯불치킨…당면은 내가 추가한건데, 다음에는 굳이 여기 안시킬듯. 양도 적고 양념도 적고 불맛도 잘 안남.
그리고 지금 나는 새벽 4시 55분 인천공항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중. 새벽이라 택시가 잘 안잡힐까 걱정했는데, 세종 24시간 콜택시에 전화하니 바로 배차가 돼서 늦지 않게 터미널에 도착할수 있었음. 혹시 세종에서 택시가 잘 안잡히는 곳에 사신다면 044-865-8282 여기로 전화해보시길. 콜비 1000원이 추가되긴하는데 카카오택시 안잡힐때 확실히 더 안전.
그럼 출장 다녀오겠습니다 ✈️
#일상기록 #직장인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