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코로나19 방역체계가 단계적 일상회복, 즉 '위드(with)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다중이용시설에 적용됐던 운영시간 제한 규제가 완화된다.
첫 단계인 '1차 개편'에서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운영시간 제한을 상당 부분 해제한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2단계에서 폐지가 검토된다. 하지만 실내의 경우 마스크 착용은 일상회복 전 과정에서 '핵심수칙'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문가들은 방역수칙이 완화되면 필연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정부도 동의한다"며 "아무리 단계적으로 완화해도 4차 유행이 축소에서 증가로 역전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경우 유행 억제에는 실패했지만 백신을 개발 및 확보하고 빠르게 접종률을 높인 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앞서 지난 7월 '프리덤 데이'를 선언하고 위드 코리아에 진입한 영국 역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델타 플러스로 불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신규 확진의 8%를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확진자 증가세의 원인이라도 시각이 있다. 그 외에도 마스크의 감염 차단 효과가 명백한 상황에서, 마스크 쓰기 완화 조치가 최근 재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 대처와 관련해 아시아의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히곤 했다. 그러나 '코로나와 공존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더 까다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8월 일부 제한이 완화된 후, 몇 주 만에 일일 코로나 확진 사례가 두 자릿수에서 수백 명, 수천 명으로 빠르게 급증했다. 현재 수치는 이제 4000건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당국은 5000건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제한을 반복적으로 완화했다가 재부과하는 등 민첩하게 움직였다고 자평했다. 생명을 구하면서도 자유를 허용하는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썼다는 것. 실제로 확진 사례는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사망자는 상대적으론 낮은 수준을 유지하곤 있다. 이들은 대부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미접종 노인 계층이다.
하지만 많은 싱가포르 국민들은 계속 뒤집히는 정책, 목표 변경 등에 피로감을 느끼고 분노를 표하고 있다. 싱가포르, 특히 마이크로 매니징과 더불어 통제에 대한 집착을 포기할 수 없는 싱가포르 정부에게 '코로나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은 힘들고 위험한 일임이 입증됐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은 위드코로나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큰 것이 사실이다. 위드코로나와 함께 하루에 5000명, 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여간 국내에서 35만명의 확진자, 2700명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앞둔 지금, 의료계 전문가들은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을까.
현재 미국 제약사 MSD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나피르’에 대해 FDA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인데, 발표된 임상 3상 중간분석 결과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환자들은 입원 또는 사망 위험이 절반 가량 줄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초기에 접종이 시행됐던 요양병원, 대학병원 등에서 돌파감염 사례가 심심찮게 발생하면서 부스터샷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특히 고령층과 면역력이 낮은 이들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12일부터 감염 위험이 높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4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으며, 이후 75세 이상 고령층∙노인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면역 저하자 등에 대한 접종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21일 기준 감염병전담병원은 9967병상(가동률 41.2%), 준·중환자병상은 452병상(가동률 44.5%), 중환자 전담치료병상은 1069병상(가동률 40%), 생활치료센터는 총 88개소 1만9789병상(22일 기준, 가동률 33.7%)이 확보돼 있다. 가동률에도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확보된 병상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5000명이 발생하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며, 위드코로나에 대비해 대응 역량을 두배가량 늘릴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은 지난 6일 있었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확진자가 1만명 발생했을 때에 대비해 의료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확진자들의 중증 이환율,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단 점 역시 재택치료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다. 방역당국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확진자 12만 5000명을 분석한 결과, 중증화율은 미접종군에서 2.7%, 접종완료군에서는 0.66%였다. 치명률도 각각 0.42%, 0.17%로 큰 차이를 보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율이 70%를 넘어서면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앞서 정부는 전국민 접종완료율 70%(성인 80%, 고령층 90%)를 달성한 뒤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전제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하지만 확진자 중 일일 사망자가 20명을 넘고 있으며, 일일 신규 확진자 가운데 수도권의 비중도 80%를 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일 20명을 넘는 사망자 수와 지나치게 높은 수도권의 확진자 비중은 ‘위드 코로나’ 시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사망자는 지난 19일 21명 나왔고, 전날 20명에 이어 이날도 21명이었다. 확진자가 많아지면 사망자 수도 따라 오른다. 때문에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사망자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애초 접종을 빨리 시작한 나라들에 비해 2달 가량 뒤늦게 시작했지만 접종률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해외 접종률 최신 데이터를 보면 프랑스의 접종완료율은 지난 21일 기준 67.5%이다. 영국은 66.7%, 이스라엘 65%, 미국 56.5% 등이다. 모두 지난해 12월 접종을 시작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세 번째로 빠른 속도”라며 “높은 접종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였다”고 말했다.
인구 70%가 접종을 완료해도 1차 접종자 포함 미접종자는 1500만명에 달한다. 백신 접종 미완료자는 향후 위중증·사망 환자 폭증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최근 한 주(18~24일)간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평균 15명으로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달 전(9월20~26일) 주간 평균치인 7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 수는 21명으로 이중 18명은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1차 접종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미접종자의 다수를 차지하는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의 경우 애초에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백신 접종이 적극 권고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일상회복 과정에서 보육시설이나 학교 안팎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할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르투갈에 코로나19 엔데믹이 찾아왔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포르투갈의 사례를 전했다.
엔데믹이란 감염병이 종식되지는 않았으나 위력이 약해진 채 풍토병으로 굳어진 상황을 뜻하는 단어로,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보다 완화된 상태를 뜻한다.
인구가 1천만명 수준인 포르투갈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약 750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평균 사망자 수도 6명에 그치는 등 성공적으로 확산세를 억제하는 중이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후 신규 확진자가 약 5만명에 이르는 등 확산세를 통제하지 못해 고심 중인 영국 등 일부 유럽국가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WSJ는 이같은 포르투갈의 성공이 높은 백신 접종률에 기반한 것으로 봤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작성하는 코로나19 관련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포르투갈은 인구 86.8%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며 세계 1위다.
1회 이상 접종률은 88.5%로, 96.0%를 기록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2위다.
포르투갈이 다른 유럽 국가의 위드 코로나 전환과 다른 점은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방역의 긴장을 놓지 않고 마스크를 완전히 벗지 않는 '조심스러운 공존'이라고 할 수 있다.
K방역은 고비용·고효과·저효율 구조다. 검사와 추적에 엄청난 자원과 인력을 쏟아붓는다. 반면 전쟁의 후방이라 할 의료자원 확보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모델이다. 보건소나 방역 인력들은 소진되는데 의료자원은 간당간당하니 확진자 수를 억제하기 위해 검사와 역학조사 강도를 점점 더 높여야 한다. 2차 유행, 3차 유행을 지날 때마다 손실이 축적돼왔다. 구해야 하는 환자들을 다 구하지 못했던 순간도 있었다.
내가 매달려온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양적 확대’다. 코로나 환자를 두고 공공병원들만 보지 않고 민간 의료기관도 참여해서 절대적인 병상 수를 늘리고 이걸 아우르는 병상 배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했다. 두 번째는 ‘질적 전환’. 하루 확진자가 1000명에서 1500명이나 2000명으로 늘어난다면 생활치료센터 몇 개 만들고, 전담병원에 의료인력을 추가 파견해 병상을 더 확보하면 된다.
하지만 5000명, 1만명일 경우에는 방법론 자체를 바꿔야 한다. 산술적으로 자원의 양을 늘릴 게 아니라 ‘효율’을 높여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재택 치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유럽 국가들이 록다운에 돌입할 때 스웨덴은 맹비난을 무릅쓰고 하지 않았다. 그때 스웨덴 정부가 이런 취지의 설명을 했다. ‘록다운이 유행을 통제하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걸 우리도 안다. 그런데 두 번은 안 된다. 처음에는 수긍하고 따르겠지만 두 번째 록다운은 시민들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이 파도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다음이 없는 정책은 쓸 수 없다. 지금 피해가 크더라도 록다운 없는 방법으로 균형을 찾겠다.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양식 아래에서 길을 찾겠다.’
최근 유행인 델타 변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종족 번식에 더 유리한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변이 이전의 바이러스를 사람의 면역계가 인식해 방어에 나서자, 진화한 바이러스가 유력 종족이 돼 다수를 점한 상태다. 그래도 예방접종의 효과가 변이 바이러스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중증 및 사망 위험은 줄어든다.
다만 예방접종이 감염 자체를 획기적으로 줄이지는 못하므로 위드 코로나 단계에서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흔히 걸리는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 가운데 하나는 코로나이며,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우리가 잘 대처하면 감기 수준의 바이러스로 남을 수 있다.
자율적인 습관의 효용은 이미 수치로 확실히 드러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호흡기 결핵, 만성 하기도 질환,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이전 해보다 각각 18%, 8.2%, 4% 줄었다. 결핵으로 인한 사망은 지난해 1223명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수인 950명보다 많다. 이처럼 호흡기 질환 사망률이 감소한 데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나 손씻기 등 위생수칙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영국과 러시아 등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봉쇄 조치를 완화하거나 아예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을 시행하면서 방역 인식이 낮아진 데다 백신 접종마저 차질을 빚게 된 탓으로 풀이된다. 내년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는 다시 고강도 방역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유턴’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지난 4일 ‘코로나 제로’ 정책 포기를 전격 발표했다. 뉴질랜드는 강력한 국경 봉쇄 등으로 올 2월부터 약 6개월 동안 지역사회 감염자가 보고되지 않아 코로나 종식을 선언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8월 델타 변이가 보고된 뒤 감염경로 추적과 격리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수십 명씩 나오면서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결국 인정했다.
가디언지는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의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코로나 성적표’의 희비가 갈리는 주요 이유로 백신에만 집중된 영국 전략을 꼽았다.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는 백신 여권이 일반화하고 실내 및 공공장소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돈을 들여 환기시설과 공기필터장치도 대폭 늘렸다. ‘백신 플러스’ 전략이 차이를 가져왔다는 분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액의 활동비를 쿠팡으로부터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