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은 한국과 미국은 물론 홍콩, 대만,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싱가포르 등 14개 국가에서 1위에 올랐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9개 국가에서는 2위였다.
강남대 문화콘텐츠학과 안진경 교수 역시 오징어 게임과 같은 소위 '배틀로얄'(최후의 1인이 살아남을 때까지 벌이는 생존싸움)류 서사의 유행이 경쟁의 고도화와 같은 사회문화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봤다.
그는 오징어 게임이 "'한국의 고전 놀이'라는 신선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돈 그리고 인간의 도구화에 대한 저항감이라는 코드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타문화에 대해 익숙함과 새로움을 다 줄 수 있다는 점이 성공에 기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 역시 "보통 전문가들은 이런 장르의 경우 표절 시비를 가리기 위해 드라마 등장인물의 동선이나 설치 등이 유사한지 등을 본다"며 "극 중 등장하는 '오징어 게임' 혹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고전 놀이를 차용한 것만으로 표절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최근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호러 영화 등이 연이어 인기를 끈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대중들이 이제는 뜨뜻미지근한 콘텐츠에는 반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중파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폭력적이고, 섹슈얼한 콘텐츠가 부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외국에서의 평가 또한 우호적이다. 영상 콘텐츠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오징어 게임>의 신선도 지수는 이날 현재 100%다. 평점을 준 전문가는 7명으로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전원이 호평했다. 일반 관객의 평점을 보여주는 팝콘 지수는 88%(322명 참여)다.
또 다른 평점 사이트 아이엠디비(IMDb)에서 <오징어 게임>은 10점 만점에 8.3점을 기록하고 있다. 8점대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평점을 매긴 1만6393명 중 28.4%인 4654명이 10점 만점을 줬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데스 게임 형태의 콘텐츠가 새로운 건 아니지만, 그 안에 담은 캐릭터가 차별점을 지닌다”며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노인 등 주로 잉여집단이나 낙오자로 그려져온 소수자들을 주요 인물로 설정한 것도 극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극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에게 공정이란 무엇인지를 곱씹게 만드는 주제의식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많다.
국내에선 평소 다양한 국외 콘텐츠를 접해온 이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정에다 한국 영화·드라마 특유의 신파적 요소를 더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익숙한 것과 익숙한 것의 조합이 기시감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그런데 이런 요소들이 외국 시청자들에겐 되레 흥미를 당기는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황 감독은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오징어 게임'은) 게임보다 사람이 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전 세계 남녀노소 누구든 30초 안에 게임 룰을 이해할 수 있어 사람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작품은 한 명의 영웅을 내세우지만, 이 작품은 '루저'의 이야기다. 어떤 영웅이나 승자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호평이 주를 이루지만 국내에서는 '젠더 감수성 부재' 등을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한미녀(김주령 분)가 한 행동도 여성 비하나 혐오가 아니라 극한 상황에 놓인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바디 프린팅 문제도 여성의 도구화라기보다는 VIP로 대변되는 권력들이 사람을 어디까지 경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이 밖에 여러 요소도 1970~1980년대 시절 보편적 기억을 끄집어내 썼을 뿐, 남성에 초점을 맞춰서 썼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드라마는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데스(생존) 게임'이다.'데스 게임'이란 사람 목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을 극화한 장르로, 만화 '라이어 게임', 영화 '배틀로얄', '신이 말하는 대로' 등 일본 작품이 대표적이다.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런 장르는 일본을 제외하곤 찾아 보기 어려워 세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신선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야기에는 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 드라마는 극한의 경쟁으로 내모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묘사했다.
게임 참가자들은 사업 실패와 이혼, 사채, 사기, 도박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인물들. 이들은 모두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같은 규칙으로 경쟁한다.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지만 게임 관리자들은 각자의 능력만으로 상금을 딸 수 있다고 강변하며 '평등'을 강조한다.
성공회대학교 최진봉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극 중에서 어떤 부분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이야기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특정 성을 폄훼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촬영한 게 아니라면 여혐, 남혐 논란으로까지 번질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체 극 중에서 그 장면이 꼭 필요한 내용이냐 아니냐가 우선 증명돼야 한다”며 “독재시대처럼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 자체를 드라마에서 금지한다면 이는 창작의 자유가 저해되는 것과 같다.
창작의 자유는 어느 정도 허용하되, 창작자들도 전체 스토리에 대해 필요하지 않은 장면들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오징어 게임>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건, 그 세계에서 어떤 희망을 보고 있어서가 아니다. 대신 현실을 똑 빼닮은 그 세계를 냉소하고 있어서다. 어쩌면 우리는 저 세계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모습이라고 결코 믿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어떤 공정이나 평등을 부르짖는 힘 있는 자들의 목소리를 믿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치 기훈이 설계자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듯이, 태생적으로 계급이 나뉘어져 ‘아빠 찬스’가 그 사람의 ‘운’처럼 치부되는 경쟁사회 속에서 <오징어 게임>은 불쾌하지만 적어도 폭로의 쾌감을 선사한다.
청년들이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그 정서 속에는 분노와 허탈감, 조롱, 냉소 같은 감정들이 깔려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오징어 게임>은 지금 현재 현실 버전으로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니 그 누가 이 냉소에 공감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건 어쩌면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닐 게다.
전 세계의 청년들이 <오징어 게임>의 냉소에 열광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진짜 말처럼 뛰고 또 뛰는 서민들은, 게임 바깥으로 튀어나오지 않고서는 결코 끝나지 않을 현실 버전의 경쟁 게임 속에서 몇몇 기득권자들의 즐거움(행복)을 위해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으니.
악역으로 설정된 육체파 두목, 이에 기생하는 여자, 희생용 캐릭터, 비극의 연인들 등등...
게다가 이에 대한 추가적인 묘사 없이 전형적인 악인의 모습을 한 참가자들은 끝까지 악하고 주인공의 일행들은 이유도 없이 선한 행보를 걷는 등 납작한 인간성의 묘사를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의 경우, 상황마다 행보와 발언의 일관성에 대해 괴리가 느껴질 정도이다.
주인공이 직전 게임에서 치매노인의 상황파악력을 이용하여 그에게 사기를 치고 난 후, 다음 게임에서 자신 앞의 사람을 밀어죽인 친구를 나무라는 모습은 그야말로 '내로남불'로 보인다.
탈북자ㆍ외국인 노동자ㆍ노조원ㆍ노인 등,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의 일행-선인들은 이 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와 연관해서 생각하면 게임 주최자들이 반복해서 외치면서 전혀 고려하지 않는 '평등'은 현실사회의 기계적 평등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는가?
그러면 <오징어 게임>은 갑자기 사회가 자신들은 평등하다 외치면서 '기회의 평등'만 강조하면서 결국 약자들을 낙오시킨다는 극-사실주의 현실반영 작품이 된다.
제작진이 이를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시즌2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참가자들은 사업 실패와 이혼, 사채, 사기, 도박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인물들. 탈락이 곧 죽음인 이곳에서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게임 관리자들은 각자의 능력만으로 상금을 딸 수 있다고 강변하며 ’평등‘을 강조한다.
다만 화제성과 별도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엇갈린다. 일본발(發) ’데스게임‘에 익숙한 국내에서는 만화 ’라이어 게임‘, ’도박묵시록 카이지‘와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 등 일본 작품을 짜깁기한 것 같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캐릭터들이 전형적이고 묘사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진행 속도가 느려 지루하고 억지스럽다는 혹평도 있다. 보는 이들에 따라서는 여성과 노인, 외국인 노동자 등 약자에 대한 묘사가 시대착오적이어서 불편하다는 시각도 잇따른다.
배역의 이름조차 시대착오적인 한미녀(김주령 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생존을 위해 남성을 유혹하고, 자신의 육체를 도구로 활용하는 여성의 모습은 철저히 남성 시각을 반영한 그릇된 판타지다. 이러한 캐릭터는 여성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인식을 심어준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며 여성 시청자, 관객이 등 돌린 지 오래다.
특히 한미녀가 자신의 육체에 담배를 숨기는 장면은 온라인상에서 "불쾌해서 못 보겠다"는 지적마저 나오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한미녀를 향해 가해지는 남성 캐릭터들의 성희롱이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묘사되는 점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마지막까지 이렇다 할 반전도, 활약도 없이 남성들의 희롱에 할 수 있는 건 욕설밖에 없는 캐릭터에 그친다.
남성을 이용하는 여성. 그러한 여성에게 가해지는 각종 정신적, 육체적 폭력을 정당화시키려는 듯한 연출은 감독의 왜곡된 젠더 인식을 그대로 노출하고 만다.
여성을 묘사하며 '약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놓은 설정과 여성의 시체 훼손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는 것도 모자라 집단 강간을 연상시키는 불필요한 대사와 연출은 경악스러울 정도다.
극 후반 보디페인팅을 한 여성들이 가구처럼 놓여 백인 남성들의 수단으로 쓰이는 장면이 논란에 방점을 찍는다. 이처럼 '오징어게임'은 여성을 그저 성적 대상화, 도구화 한 장면, 대사로 범벅된 얼룩져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징어게임'의 왜곡된 시선은 이뿐 아니다. 어수룩한 외국인 노동자, 노인 묘사도 아쉽다. 게임의 진행자는 "게임을 하는 동안 모두가 평등하다"라고 말하지만, 평등하게 묘사되지 않는다. 여성, 노인은 힘이 세지 않아 불리하다는 식의 1차원적 묘사를 노골적으로 해놓고 일부 남성 캐릭터는 묘안을 내 생존을 이어간다. 이러한 설정은 그 자체로 모순이기에 이러한 논란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연출자가 '풍자'를 통해 전하고픈 메시지를 극에 담고자 했다면, 그 메시지가 정말 중요한 것이라면 약자라 규정지은 소수의 희생 없이 다수를 이해시키는 올바른 풍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혐오'가 아닌 '풍자'를 통해서 말이다.
미녀(김주령)의 행동에 불쾌함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서바이벌의 참가자들 중 한 명인 미녀는 생존, 그리고 돈이라는 목표를 위해 몸을 성적으로 활용한다. 황 감독은 이 장면과 관련해 여성 혐오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극한의 상황에 놓인 사람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을 때의 행동을 보여준 거다. 인간이 최악의 상황에 놓였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젠더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VIP 모임 장면 속 보디페인팅을 한 여성들이 도구처럼 사용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황 감독은 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권력자들이 사람을 어디까지 무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도구화된 인물들이) 모두 다 여성인 것도 아니에요. VIP별로 한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도구처럼 서 있죠. 여성의 도구화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아요. 인간을 도구화 하는 VIP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보디페인팅을 활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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