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조식은 포기하고 행사 하루 전날부터 쉴새없이 호텔 연회장 담당자와 연락하면서 이 날 끝내야만 하는 모든 것들을 다시 확인하고 조정해야했던 날. 정신없이 계속 왔다갔다하고, 호텔, 차량, 업체 측과 동시에 연락하면서 디테일한 내용과 일정을 조율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VIP들이 참석한 오찬공간을 확인하고
무대업체 측에서 우리가 요청한 무대제작 시작되는 것 확인
행사에 사용될 의자와 커피브레이크용 스탠딩 테이블 컨펌, 오전은 쉴새없이 지나갔고 다행히 내가 한국에서 소통하며 요구한것들 대부분이 다 준비되어 있어 조금은 안도하며 무대가 다 세팅되기 까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더 높은 직급의 상사분과의 점심식사자리, 다행인지 아니면 내가 눈치가 없는건지 난 윗사람과의 식사나 대화가 불편하진 않다. 오히려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그런게 더 궁금. 다만 나도 모르게 편해지는 순간 실수를 할수 있으니 약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겠다 싶은 시간들이었다. (적당히 나대자 침착해)
식당에서 잠시 걸어나오다 보니 한국식품점이 처음 생겼길래 살짝 구경
어우 컵라면 하나가 거의 4천원돈, 그래도 있는게 어디야. 규모가 더 커져서 가격대가 더 낮아지길! 내부에는 약간 퍈의점처럼 전자레인지와 뜨거운물 받는 공간이 있었고 대부분 10대 여자아이들이 많았다.
세르비아오면서 이때까지 한번도 와인을 사간적이 없었는데, 이 날 소비요정인 선배에게 홀려서 두병이나 세르비아 와인을 샀다 ㅋㅋㅋㅋㅋ 물론 나도 이미 마셔본 와인들이라 엄청 맘에 드는 와인들이기는 했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두개 합해서 약 5만원 정도로 엄청 저렴하게 구매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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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돌아와보니 무대설치는 대략 끝나 있었고, 확실히 예산을 더 들여서 LED 스크린과 무대를 추가설치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사업설명 배너도 설치해주고
무대위 토론 세션을 위한 소파의자 세팅
계속해서 무대업체 측과 시나리오를 확인하고 수정해가며 세부적인 것들을 보완해나갔다. 다행히 일을 상당히 잘해주는 업체여서 꽤 수월하게 디테일들이 잡혀나가서 다행이었다.
등록데스크가 이렇게 클줄 모르고 따로 판넬을 제작할 생각을 못했는데 급하게 대형 티비화면을 추가로 빌려서 사업신청 영상과 배너를 띄워놓으니 오히려 더 우리 행사 주제에 알맞은 느낌의 세팅이었다. 이것이 전화위복
무대 위에 올라간 낮은 협탁이 마음에 안들어서 호텔 로비에 세팅된 더 작은 나무 협탁을 발견해서 담당자에게 변경을 요청하고
업체측에는 추가적으로 무대연사용 스크린을 추가 설치요청했다. 아무리 한국에서 준비하고 요청한다고 한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며 필요한것을 체크하는것이 매우 다르구나 느꼈다. 다행히 업체에서 추가로 우리가 요청한 사항들을 빠르게 수용하고 준비해줘서 고마운 마음이었다.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도 배너를 설치해주고
청중들이 앉아있을 공간에 자료집과 팜플렛까지 세팅완료. 온몸에 힘이 빠져서 덜덜거렸지만 그래도 준비해놓은 걸 보니 꽤나 뿌듯했다.
같이 고생한 팀원들. 난 잘될거라고 생각하면 무조건 잘되는 편인데 이날도 엄청 잘될거라는 자신감이 차 있었다. 행사운영의 전반을 담당하는 역할을 받은 나였기에 내가 잘해낼거라는 자신감과 함께하는 팀원들 그리고 팀장님에 대한 믿음도 있어서 긍정적인 자기암시.
오찬장도 내가 원하던 대로 딱 세팅 완료
아주 맘에 들어. 내 계획대로 되고 있어.
아침에 일찍부터 무대업체 담당자와 만나서 다시 한번 시나리오 점검하고 호텔 측에 무대 변경할때 도움 줄 직원들 언제까지 오라고 요청하고 무대세팅까지 공유완료. 무대조성에 약간의 이슈가 있었지만 오히려 그게 나는 사진촬영에 더 타이틀을 가리지 않고 연설자와 우리 행사가 같이 강조되는 느낌이었다는 생각. 리허설도 큰 기계적인 문제없이 괜찮게 완료됐다.
아쉬운점은 내가 생각했던 리허설 시간을 좀 더 일찍 잡아뒀었는데, 다른 분의 의견을 받아 30분 정도 늦췄던 것이 아쉬운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내가 이런 행사가 처음이라 경험자의 말을 듣는편이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하다보니 오히려 준비가 다급하게 이뤄진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것외에도 내가 생각하고 계획했던것과 다르게 타인의 의견을 수용함으로써 내가 예상했었던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내가 맡은 역할에 대한 선택을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서 스스로 책임을 증명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더욱 만족스로운 결과를 만들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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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시작하기 전에 화장실에서 매무새를 가다듬고
세르비아 최고위급이 참석하는 행사인만큼 현지 경찰의 보안환경도 같이 이뤄졌다. 아니 우리기 준비한 행사에 우리나라도 아니고 현지 최고위급 결정자가 오다니…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다. 그래서 더욱 잘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뿜뿜했다.
행사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 아나운서 그리고 무대업체 스태프 또 팀원들과 계속 행사 내내 커뮤니케이션 하며 행사를 큰 문제없이 운영해갔다.
세르비아 최고위급 인사의 개회사. 세르비아어로 하시긴 했지만 오히려 더 귀에 잘 들리고 우리가 준비한 행사 이름과 주제를 언급해줌으로써 협력강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데 나도 모르게 소름돋음과 울컥함. 운도 좋았겠지만 엄청 힘들고 바빴던 준비기간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오전 세션을 아주 성공적으로 끝내고 팀원들과 빠른 점심식사. 다들 긴자잉 조금 풀렸는지 아주 디저트로 배를 채웠다 ㅋㅋㅋㅋㅋ
오전에 행사를 진행하면서 어떤식으로 해야겠고, 다음에 한다면 어떤 점을 더 보완해야겠는지애 대해 생각해볼수 있었다. 아주 조금 자만을 하자만 팀원들과의 합이 아주 좋았고 연사들과 통역사 캐스팅까지 모든게 완벽했던 것 같다. 몸은 힘들어도 기분 좋은 모드가 계속됐던 행사.
보통 오후까지 하는 세미나의 경우 점심만 먹고 자리를 떠나는 청중들이 많은데 이번 행사는 마지막 오후세션까지 참석자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또 우리가 준비해간 선물을 뜯어보면서 내가 해준 설명을 들으니 고맙다고 완전히 마음에 든다는 멘트까지 아 이 맛에 행사하는건가 싶었다
해외연사들에게 전달할 발표비가 액수와 단위가 안맞아서 급하게 호텔 근처에 환전소를 걸어갔다왔는데, 생각보다 더운 날씨에 땀은 나고 근데 또 10달러 못바꿔준다는 절망적인 소식. 다시 행사장으로 급히 복귀.
다행히 상사분께서 달러가 있으셔서 급히 빌리고 액수를 딱 맞춰서 준비완료. 이 때 미칠뻔하고 팔짝 뛸뻔한게 내가 분명히 가방에 넣어둔 돈봉투가 없어진 것. 아니 분명히 가방에 넣어뒀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하면서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아아 어디뒀지 이러면서 호텔방으로 찾아가려는데, 팀장님이 다른 팀원에게 돈봉투를 넘겨줬다는것…ㅎ 팀장님 거네주면서 카톡남기라고 했다는데 그 분도 바빴는지 까먹은 것 같았다. 아 진짜 이때는 약간 나쁜말이 나올뻔 했으나 그래 찾았으니 다행이야 안도함.
행사가 끝날 때쯤 발표비를 지급하려고 하니 먼저 급히 떠나야 하는 연사들도 있고 중간에 전달해야하는 데 아주 정신이 없었다. 원래 내 계획은 호텔 체크인 할때 전달하는거였는데 이때도 다른 의견을 주신 분을 따랐던 것. 그래 그것도 내 선택이니 나의 아쉬움이겠지. 다음부터는 내 영역에 있는 업무사항은 나의 판단을 믿도록 해야겠다.
행사는 다행히 아주 성공적으로 큰 문제없이 끝났고 참석자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단체사진으로 기념하며 행사 마무리! 여러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우리팀의 실력을 알릴수 있는 기회였고, 콘텐츠적으로도 긍정적인 반응과 평가를 받아서 이 행사를 위해 힘써준 모든 국내외연사, 업체측 담당자, 통역사, 상사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었다. 결론은 나 혼자만 잘한다고 될일은 없다. 함께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기.
음 그리고 그렇게 다 잘 끝난줄 알았으나, 차량업체에서 아주 큰 실수를 저지르게 돼고 ^^ 한국에서 오신 VIP 모셔야하는 차량이 갑자기 파토 난것. 내가 분명히 매번 업데이트 공유한 사항에 하루종일 사용한다고 써놨는데 무슨 내가 미리 말을 안해놨다는 것처럼 적방하장. 증거까지 내미니까 마피 내가 급하세 결정한 사항인것처럼 말하는데 이 사항은 한국에서 처음 보낼때부터 파일에 명시되어 있었음. 으으으으!
일단 어찌 할수 없으니 원래 별도로 저녁에 쓰려고 했던 차량 기사분에게 연락해서 급히 호텔에 와달라고 부탁을 드렸고 다행히 15분내로 도착하셌다고 말해주셔서 이제 고마움과 안도감에 눈물이 주륵 날뻔. 그래서 이분께는 팁도 드리고 한국에서 가져온 선물도 드렸다. 다시 생각해도 아찔.
이때 약간 현타가 왔다. 내가 너무 많은 업무를 몰빵 받은건 아닐까 하는 억울함과 이거 하나 내 잘못도 아닌 실수도 내가 지적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약간 서러움…하아 역시 인생운 늘 50%의 긍정과 50%의 부정으로 이뤄져있구나, good and bad의 균형은 정말 놀랍다. 이런 깨달음을 얻고 나서는 예전 만큼 부정적인 일에 크게 스트레스 받지는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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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여해준 연사분들을 대상으로 저녁식사자리를 마련했고
행사 준비하고 운영하느라 이 때되어서야 나는 처음 명함을 드리고 인사를 나눴다. 다행히 연사분들도 이번 행사 참여 경험을 긍정적이게 평가해주고 계속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시니 감사한 마음.
거칠었던 행사가 끝나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는데 팀장님께서 뜻밖의 카톡을 보내오셨다. 늘 내가 맡은 업무와 역할에 좋은 말씀을 주시기도 했지만 이 날 사실 좀 속상한 부분들도 많았어서 조금은 울적하기도 했으나 팀장님의 저 짧은 카톡한마디에 모든게 괜찮아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지혼자 아주 감성멘트 와다닥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보니 매우 민망. 그래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다보면 조금은 어긋날수도 있는 거겠지. 그게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도 하는 것처럼 :)
체크아웃을 위해 로비로 내려가고 호텔숙박 담당자 니콜라와 연회장 담당자 안젤라에게 다사 한번 인보이스를 요청하여 체킹하고 고맙게도 내가 요청한 사항들도 깔끔히 정리해주어서 마무리도 만족스러웠다. 사실 커뮤니케이션이 엄청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의 까탈스런(?) 요청사항을 다 받아주려고 노력했던것이 생각한다. 한국연사분에게 선물받은 춘식이 볼펜을 선물로 주니 아주 웃음꽃이 활짝. 그러더니 본인들도 선물을 준비했다며 뜻밖의 교환식 진행 ㅋㅋㅋㅋㅋㅋㅋㅋ 휴 드디어 끝났다!
기사분에게 드릴 선물은 호텔 리셉션에 맡겨뒀다.
행사준비기간동안 정신없이 바빠서 메일 확인을 못하고 있었는데 내가 담당하는 국가기관에서 최종적으로 첫번째 출장일정을 컨펌해줬다!! 얄루 드디어 본격적으로 시작해볼수 있겠군 씐나. 그치만 행사정산도 해야하고 증빙자료도 처리해야하는 막막함이 있지만 그래 뭐 하면되지. 해보쟈!
마트에 들러서 간단히 친구들과 부모님에게 나누줄 선물을 사고
베오그라드에서 제일 오래됐다는 모스크바 호텔에서 디저트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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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과 행사 소회를 나누는데 팀장님과 실장님까지 모두 이번 행사에 대한 뿌듯함과 또 실장님까지 우리들에게 고생했다며 여기저기서 좋은 리뷰를 많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나름 행복한 마무리를 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지)
모스크바호텔에서 차량을 기다리다 저녁먹으로 이동
공항으로 떠나기 전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해외연사의 비행편이 취소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미친…말 그래도 육성나옴. 아놔 진짜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구나. 원래 공항으로 가려고 했던 시간보다 더 급히 이동해서 연사들을 만나고 다음날로 늦쳐진 비행편으로 인해 호텔을 잡아야했는데, 다행히 니콜라에게 도움을 받아 큰 무리없이 호텔예약을 마무리했다. 제발 더이상의 특이사항 없이 무사 귀국 되길.
근데 또 우리 비행기도 5시간이나 연착됐다네 ㅎㅎㅎㅎㅎ 참말로 인생사 다이나믹하다 이것이여. 공항에서 맥주로 일단 마무리하고.
이스탄불공항에서 5시간의 노숙시작. 다행히 비즈니스 라운지로 팀원들을 함께 데리고 갈수 있어서 조금은 편하게 있었다.
나는 이때 자면 비행기에서 잠을 못잘것 같아 최대한 버티면서 회의록과 정산자료를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독한 나 자신, 근데 팀장님은 아예 녹취록을 쓰고 계셨음…역시 팀장님은 달라)
라운지 안에 샤워할수 있는 시설이 있어 10시간의 장거리 비행을 조금이라도 상쾌히 보내기 위해 목욕재계를 마친 뒤 비행기 탑승. 또다른 문제는원래는 오후 6시 도착이었는데 밤 11시에 도착으로 바껴서 세종으로 어찌 내려가야할지 ㅎㅎㅎ 지금 포스팅하는 이 순간 30분 뒤 한국 도착예정
집에 보내쥬라 이제 제발!! 흑흑. 다사다난했던 그럼에 좋은 기억과 경험이 더 많았던 나의 첫 국제행사 해외출장 끝 :) #직장인일상 #해외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