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름학기가 끝나고 말레이시아로
돌아갔던 친구가 휴가차 한국에 다시 방문했다.
부산에서 필리핀 친구들과 여행을 한 뒤
세종으로 올라와 4달만에 다시 본 친구
기숙사까지 왔는데 기숙사 방에서 친구가
오는 모습을 보는데, 말레이시아에서 온게
아니라 계속 한국에 어딘가에 여행다녔다
원래 있던 기숙사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만나자마자 유쾌함이 가득한 친구를 보니
지난 학기에 추억이 떠올랐다

세종에 있을 때 요즘 외국인 친구들이
자주가는 세종에서 가장 높은 까페
메타45 라운지에 가는 길
더운 나라 말레이에서 온 친구는
눈이 아직 녹지 않은 세종에서
소복히 쌓인 눈 위에서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사실 대학원 학기 중에도
눈이 자주 왔는데, 그 때는 별 감흥이
없다가 말레이에 있다가 한국에 다시
돌아오니 겨울 눈이 좀 더 특별히 느껴지나보다

이제 쌓인 눈들이 얼음이 되어서
걸어가는 길에 심장 추락사를 몇번이나
겪었는지 모른다....ㅎ 날씨가 엄청 추운게
아닌 것 같은데도 쉽게 녹지 않는 세종 눈

메타45까페가 있고 메타45 라운지가 있는데
라운지는 46층으로 라운지 바같은 느낌이고
개인적으로는 분위기는 더 마음에 들었다

물론 그만큼 주류들의 가격도 덜덜하다
가장 저렴한 것이 와인 한잔 15000원 정도
우리는 그 중에서 그나마 가장 저렴한
하이볼 두잔씩을 시키며 밀린 일상과 대화를
나누고 나의 한국에서의 삶과
친구의 말레이에서의 삶을 공유했다.
말레이시아에 꼭 오라는 친구의 초대가
말뿐이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기회를 노려봐야지

친구가 한국에 서프라이즈로
온 것을 보고 세종에 오면 연락을
해달라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근데 막상 당일이 되니 갑자기
너무 부담스러워졌다, 사실 한번도
1:1로 따로 만나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의 그런
즐거움을 나눌 수 있을까 걱정했다
막상 만나니 대화가 끊이지 않고
여전히 즐겁고 재밌었다 :) 특히 이 친구가
아니었다면 비슷한 일상과 하루였을텐데
덕분에 내가 더 기억에 남는 시간을 보냈음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말레이에 가는게 더 빠를지
혹은 이 친구가 한국에 돌아오는게
더 빠를지 두고봐야겠다 ㅎㅎㅎㅎㅎ

말레이에서 할 것들을 이야기 하다가
급 말레이 돈을 선물로 줬다, 한국 돈으로는
1500원 정도라고 하는데 색깔은 꼭 한국돈
10000원 같아서 뭔가 큰 돈 생긴 기분 ㅎ

올해 보았던 트리중에서 가장
예쁘게 빛나던 크리스마스 트리 :)
친구 인생샷과 우리의 인증샷을
남기며 하루 기분좋게 마무리

대학원의 마지막 학기가 끝나면서
미뤘던 독서를 시작했다
경제, 투자 등의 유튜버들이 다들
입을 모아 추천하던 책인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예전에 회사 도서관에 검색할 때는
대출중이었는데 이번에 때마침 대출가능이어서
이른 퇴근 뒤에 곧 바로 책을 빌렸다
지금은 절반 정도 읽었는데 돈에 대한
나의 자세와 전략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돈을 모으면 모을수록 허무주의에 빠질 것만
같은 기분이었는데, 그런 점을 타개 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점심을 잘 안먹다가 도서관에 가기
위해 학생식당에 지나가다 쌀국수가 맛있어보여
뜬금없는 식사를 했다, 요즘 물가에 3500원 식사라니
새삼 감사해진다 ㅎ 요즘은 퀄리티도 더 좋아진 것 같다

잠깐 산책을 하러 밖을 나왔는데
노을 엄청 멋있게 지고 있었다
2022년의 마지막 포스팅을 장식하기에
아주 적절한 느낌의 사진

친구가 선물해준 치킨 쿠폰으로
배터지게 치킨을 먹은 날
친구도 나도 반마리 쿠폰인줄 알았는데
한마리씩이어서 놀라고 ㅋㅋㅋㅋ
친구가 스스로 내가 두마리 먹을 것 같나....? 라는
웃긴 질문을 하게 만드는 순간

치킨 남은 걸 포장하고 배 터진다는
말을 하며 양심상의 20분 산책을 하고
곧바로 본격적인 디저트로 2차전을 시작
심지어 둘다 아메리카노 이런건 선택사항에도
없었다는게 웃김포인트...ㅎ 돼단하다

여행을 갔던 필리핀 친구들 중
아직 한국을 떠나지 않은 친구들이
기숙사에서 마지막 밤을 기념하며
아껴둔 박재범 원소주를 한잔씩 공유
마셔보니 확실히 깔끔하고 역한 맛이
없었다 (이상 알코올쓰레기)

짧은 시간이었지만
친구들과 대학원 건물이
보이는 기숙사에서 연말느낌
조명으로 쁘이 기념사진

올 연말에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들
어떤 선물인지보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선물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따뜻해지는 12월의 마미작주

12월 31일 마지막 날에 친구들이
같이 서울에 가자고 제안했지만
깊은 충격과 허망한 슬픔을 느끼게 해준
이태원 참사 이후 사람들이 몰릴 것 같은
곳에 가는게 두려워져서 아쉽게도 거절했다
개인적으로는 1년의 마지막날과 새해에
어떤 깊은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어서 그런지
특별한 감흥이 없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어가는게
무섭고 내가 이룬것들과 더 이뤄야 하는 것들에
집착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조금 자유로워졌다

룸메도 본인 누나가 한국에와서
함께 서울에 여행중이고 나는
2022년 12월 31일을 좋아하는 까페에
가서 보내야지 생각하며 오랜만에
금강 수변공원을 거닐며 까페에 도착했다

뷰가 좋고 사람들도 적어서 좋아하는까페
인테리어와 분위기에 비해 사람들이
적어서 손님이 너무 없어 사라지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그래도 지금정도로만
사람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ㅎ

루이보스 티를 시켰는데
작은 양초가 있어서 계속
따뜻하게 마실 수 있었다
겨울동안은 다른 티를 마셔봐야지

스페인어공부도 하고
링크드인 기본 프로필도 작성하고
책도 읽으면서 마무리되는
2022년의 마지막 날

일상기록 포스팅을 세종라이프로
적어 놓은 이유가 사실은 딱 대학원에
다닐 1년동안만 세종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학원을 결정하게 된 것도 취업을 하기 전에
나중에 필요할 석사학위를 미리 따놓자는 계획이었고
그런데 상상하지도 못한체, 나의 오랜 계획이
바뀌기 시작했고 내가 목표했던 것들에 대한
의문이 들면서 나의 장기적인 삶의 목적을 고민하게 됐다
내가 원하던 곳에 취업이 마지막 종착지였던
나에게, 그리고 그 곳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하던 나에게, 2022년 1월 1일에 시작된
세종에서의 삶이 내 삶에 있어서 이렇게 큰 전환점이 될줄 몰랐다
결론적으로 나는 세종이란 도시가 좋았고
이 곳에서 좋은 기회를 통해 앞으로의 길을
더 고민하고 계획하고 발전시켜나갈 시간을 만들게 되었다
평생 세종에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주소지를 변경해서 세종시민이 되어버린 나는
세종라이프가 아니라 정말 온전히 나의 일상이
된 세종에서 2023년을 시작한다 :)
태어나자마다 계속해서 대구시민이었던 내가
직접 선택한 도시, 세종. 또 다른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기까지 더 잘지내보자!
다들 올해도 수고 많았어요
내년에는 덜 수고하고 더 행복하세요 ㅎㅎ
#일상기록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