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페이 유래는 네덜란드다. 더치(Dutch)는 네덜란드 또는 네덜란드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네델란드에서 유래한 더치페이는 네덜란드어로 '더치 트리트(Dutch treat)'에서 유래한 말로 알려져 있다.
더치페이의 뜻은 본래 네덜란드에서 유래했으며, 우리말로 풀이하면'한턱 내기' 또는 '대접'을 뜻한다. 네덜란드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내거나 대접하는 관습이 있다. 유래는'한턱 내는' 우리 문화와 비슷하다.
그러나 영국 문화가 섞이면서 원래 뜻은 바뀌었다.
네덜란드는 동인도회사를 세우고 영국과 식민지 경쟁에 나섰다. 두 나라가 경쟁을 하다 서로 갈등이 깊어졌고 영국인들은 네덜란드인을 탓하며 '더치'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사용했다.
더치페이 유래는 영국인들이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로 바꾸어 사용했고 결국 '더치 페이'는 식사를 한 뒤 각자가 먹은 음식에 대한 비용은 각자가 지불한다는 뜻이 됐다.
1602년 네덜란드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식민지 경영과 무역 등을 위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세우고 영국과의 식민지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17세기 후반 3차례에 걸친 영국-네덜란드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하자 네덜란드의 제해권(制海權)은 영국으로 넘어갔고, 이러한 가운데 영국인들의 일에 네덜란드인들이 간섭하게 되어 네덜란드와 영국 두 나라는 서로 갈등이 이어졌다.
이에 영국인들이 네덜란드인(Dutchman)을 탓하기 시작하면서 ‘더치(Dutch)’라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했다.
이후 영국인들은 ‘대접하다’라는 의미의 ‘트리트(treat)’ 대신 ‘지불하다’라는 뜻의 ‘페이(pay)’로 바꿔 사용했고, ‘더치페이’라는 말은 함께 식사를 한 뒤 자기가 먹은 음식에 대한 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뜻으로 쓰이게 됐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쓰는 말 중에 그런 말들이 의외로 많다. 대표적인 게 ‘더치(Dutch)’와 ‘더치 페이(Dutch pay)’다. 한때 네덜란드 정부는 더치 대신 네덜란드라는 단어를 사용해 줄 것을 종용했을 정도다.
왜 그랬을까. ‘각자 내기’를 뜻하는 더치 페이의 유래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은 오랜 기간 앙숙관계였다. 4차례에 달하는 큰 전쟁을 치뤘다. 대부분 해상권과 식민지를 둘러싼 전쟁이었다.
1600년대는 네덜란드가 해상을 지배했으나 1700년대 들어 영국이 신흥 해상강국으로 떠오르며 두 나라 간에는 100여년에 걸쳐 패권경쟁을 펼쳤다. 끝내 영국이 네덜란드의 항복을 받아내긴 하지만 그 이전까진 영국 입장에서 네덜란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당연히 네덜란드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었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네덜란드를 겨냥해 더치라는 단어에 경멸의 뜻을 넣어 유포시키기 시작했다. 더치 페이란 말도 이때 생겨난 것이다.
더치가 들어간 영어 단어에 부정적인 말들이 유독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더치 액트(Dutch act)는 ‘자살행위’, 더치 엉클(Dutch uncle)은 ‘사정없이 비판하는 사람’, 더치 커리지(Dutch courage)는 ‘술김에 부리는 허세’를 의미한다. 또 더치 콘서트(Dutch concert)는 ‘각자 다른 노래를 동시에 부르는 소음’, 더치 리브(Dutch leave)는 ‘치사한 이별’, 더치 엉클(Dutch Uncle)은 ‘심한 잔소리꾼’을 뜻한다.
아임 어 더치맨(I’m a Dutchman)의 의미는 상상을 초월한다. ‘나는 네덜란드인이다’라는 뜻이 아니라 ‘성을 간다’거나 ‘내 손에 장을 지진다’라는 뜻이다. 모두 네덜란드를 조롱하는 영어식 표현으로 영국과 네덜란드가 격렬하게 다퉜을 때 생겨난 말들의 잔재다.
더치라는 단어는 또 ‘독일의(도이치·Deutsch)’라는 의미도 있다. 이는 이 단어가 원래 독일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게르만 일반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도이치 중에서 좀 더 열등한 저급 도이치가 더치라는 이미지도 풍겼다. 네덜란드가 더치라는 말을 싫어했던 이유다.
더치페이의 ‘Dutch’는 네덜란드 사람을 일컫는 말이야. 전근대 시기 영국인들은 남성의 체면과 신사적 태도를 중시했는데, 그들 눈에 네덜란드 사람들의 개인주의적 소비 방식은 못마땅했어. 그래서 이를 비꼬는 말에서 비롯된 것이 더치페이(Dutch Pay)야. 그런데 합리적 사고를 중시하는 사회가 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널리 쓰이는 생활방식으로 변했어.
‘더치페이’는 우리말로 각자내기, 중국어로 ‘AA즈(AA制)’라고 번역해. AA즈는 ‘대수 평균’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Algebraic Average와 ‘제도’라는 뜻의 한자어 制를 결합하여 만든 외래어야.
그렇다고 할지라도 아직까지는 추세일 뿐 AA즈가 완전히 받아들여진 건 아니고,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해. 손님 접대와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 문화에서 자란 기성세대들에겐 더치페이가 여전히 낯선 방식이거든.
중국 알리바바 그룹에서 만든 즈푸바오(支付宝), 영어로는 알리페이(Alipay)라고 하는 중국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이 있는데, AA즈 서비스 기능이 있어. 우리나라 카카오톡과 같은 위상을 지닌, 중국 모바일 메신저인 웨이신(微信, Wechat)에도 단체방에 더치페이 기능이 있고.
이 서비스 기능에 전체 식사 가격을 입력하면 단체방에 있는 사람 수만큼으로 나누어 자동 결제할 수 있지. 즈푸바오나 웨이신의 서비스 기능을 통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꺼내지 않고도 손쉽게 결제할 수 있다 보니 더치페이가 편해진 거야.
술김에 벌이는 객기를 'Dutch courage', 술자리에서 맺어져 나중에 갈등을 빚을(come into conflict with each other) 계약은 'Dutch bargain', 도무지 헤아리기 어려운(be inscrutable) 것을 'double Dutch'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그러나 '더치페이'의 Dutch는 그런 경멸적 의미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have little to do with the pejorative sense).
17~18세기쯤 독일어를 사용하는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해(immigrate to the U.S.) 펜실베이니아에 정착했는데(settle in Pennsylvania), 이들을 '펜실베이니아 더치'라고 불렀다. 신성 로마제국(the Holy Roman Empire) 당시 독일 및 인근 산간 지대(nearby mountainous regions) 사람들은 'High Dutch', 네덜란드 쪽 출신은 'Low Dutch'라 부른 것과 연관 있다고 추정된다.
미국으로 이주한 'Dutch'들은 누구에게든 어떤 신세도 절대 지지 않는다는(never owe anyone anything) 평판을 얻었다(get a reputation). 친구 사이에서도 각자 계산하는(pay one's own bill) 것으로 유명해졌다.
그러면서 자연히 'Dutch'는 이런 특유의 행위와 같은 것을 의미하는 뜻이 됐다(become synonymous with this characteristic behavior). 예를 들어(for instance) 각자 부담 회식(점심)은 'Dutch treat(lunch)'라고 표현하는 식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