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이 554억 달러를 넘어서며 한국 무역 역사상 역대 최대의 월간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반도체 등 15대 주요 품목이 모두 증가하는 등 전 산업이 고른 성장을 보인 덕분이다.
1956년 무역 통계를 집계한 이래 7월 실적뿐 아니라 월간 수출액 기준으로 가장 높다. ‘반도체 싸이클’로 수출 호황을 맞았던 2017년 9월(551억2000만 달러), 2018년 10월(548억6000만 달러)을 넘어선 수치다.
7월 수출이 역대 최고를 달성한 데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등 15대 주력 품목이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모두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15개 품목 가운데 13개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39.6% 증가한 110억 달러 규모가 수출돼 역대 7월 수출액 중 최고치를 보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창이던 2018년 7월(104억 달러)을 앞지른 수치다. 이어 석유화학 59.5%(47억2000만 달러), 2차전지 31.3%(7억9000만 달러), 자동차 12.3%(41억 달러) 등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 전망을 8%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반도체와 석유 제품 등의 수요가 회복돼 수출 단가가 계속 상승 중인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4개월 연속으로 9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증가해, 미국·중국·유럽연합(EU)·아세안 등 모두 역대 7월 중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7월 수출실적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수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반기 수출 전망에 대해 ▲세계 경제 및 교역 회복세 ▲수출 단가 상승 지속 ▲주요 기관들의 긍정적 전망 ▲기업들의 체감 수출경기 개선 기대 등을 이유로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을 내놨다.
한편, 일부 연구기관 및 재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폭등, 부품 공급 차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의 이유로, 하반기 수출실적이 상반기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신성장 품목으로 꼽히는 바이오헬스(27.2%)·2차전지(31.3%)·농수산품(3.7%)·화장품(11.7%)도 모두 역대 최고 7월 실적을 냈다.
지역별로 보면 4개월 연속 9대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4대 시장인 중국·미국·EU(유럽)·아세안 수출은 중국만 빼놓고 역대 7월 중 가장 높은 판매를 보였다. 중국은 7월 기준 2위 실적을 냈다.
한편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수입액(536억7000만 달러)도 전년 대비 큰 폭(38.2%)으로 올랐다. 무역수지는 17억6000만 달러(2조 275억원)로 15개월 연속 흑자를 냈지만, 6월 무역수지 흑자 폭(44억5100만 달러)에 비해선 줄었다.
특히 반도체는 110억 달러로, 최근 3개월 연속 수출액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은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알려진 2018년 7월(104억 달러) 실적을 앞지르며 역대 7월 중 1위를 차지했다.
석유화학은 포장재·방역용품 등의 수요 급증으로 59.5% 증가하며 역대 2위 수출액을 기록했다. 일반기계도 주요국의 경기회복으로 건설·공작기계 등의 수출품이 선전하며 18.4% 증가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완화하고, 친환경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수출 호조로 역대 7월 중 수출액 2위를 달성했다.
이 같은 수출 호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을 포함한 국내 주요 기관들은 올해 연간 수출액은 6천억달러 이상, 무역액은 1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1∼7월 누적 수출액은 3천587억달러로 역대 가장 많다. 지금까지 연간 최고 수출 실적은 2018년 6천49억달러다.
작년 수출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져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4개월 연속 20% 이상 성장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비수기에 사상 최고 기록까지 경신한 이번 수출 통계는 우리 경제의 저력을 새삼 확인케 했을 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어져 온 코로나 국면에 지친 국민에게 자부심과 희망을 안겨줄 좋은 소식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세계 시장의 여건이나 수출 전망이 장밋빛 일색이 아니라는 점 역시 분명하다.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많은 위기 요인은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다.
변이 바이러스의 급격한 확산 등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 기록적인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을 바로잡기 위한 주요국들의 통화 정책에 수반되는 위험,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이 전 세계 무역 시장에 미치는 여파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우리 수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산업이 직면한 위기 요인들도 적지 않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우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는 전 세계 공급망 재편 움직임이 커다란 도전으로 닥쳐온다. 해상운송 비용의 급증과 수출입 물류 애로, 부품 공급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역시 많은 기업에 어려움을 안기고 있다.
산업부는 하반기에도 수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세계 경제와 교역이 뚜렷한 회복세를보이는 데다 수출 단가가 9개월 연속으로 두 자리 수로 증가하며 수출 증가를 견인중이라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국책연구원인 산업연구원(KIET)과 무역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은행 등은 수출 6000억 달러, 무역 1조 달러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고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수출호조 등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은 3조9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4.9% 증가했다. 의약품 전체 생산실적 상승률이 10.1%인 것을 고려하면,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성장세가 얼마나 가파른지 짐작할 수 있다.
의약품 전체 수출실적 상위 20품목 중 바이오의약품은 12개였고, 이 중 8개 품목이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79.7%를 차지하는 등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생산실적 상위 5개 품목군은 마스크, 외용소독제, 치약제, 자양강장변질제, 생리용품 순이었다. 2019년 생산실적 1, 2위였던 치약제와 자양강장변질제를 제치고 2020년에는 마스크와 외용소독제가 1, 2위를 차지했다.
마스크 수출 실적은 3399억 원(2억8천803만달러)으로 지난해 전체 의약외품 수출실적(4561억 원, 3억8650만 달러) 중 74.5%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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