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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막을 올린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무장조직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갈수록 꼬이는 양상이다. 양측 간 입장 차로 인해 본협상은 아직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인 데다 아프간 본토에서는 군사 충돌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종교 국가'를 염원하지만,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이라 정치 체제와 관련한 양측 생각은 크게 다르다. 국토의 90∼95%가량을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탈레반은 이후 반격에 나섰고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종교 국가'를 염원하는 탈레반과 서구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인 아프간 정부 사이에는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9·11 테러의 배후로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을 지목하며 탈레반 정권에 빈 라덴을 내놓으라고 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거부했고 미국은 그해 10월 공습을 단행했다. 탈레반 정권은 공습을 버티지 못하고 한 달여 만에 무너졌다.
탈레반은 현 정부와 권력을 나눠 가지려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정부 권력 분할 형태, 여성 인권 문제, 탈레반 조직원의 정부군 편입 등 여러 이슈에서 양측 간에 간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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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정부 내 갈등도 변수다. 이번 협상을 총괄하는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의 압둘라 압둘라 의장은 지난해 9월 대통령 선거에서 아슈라프 가니 현 대통령과 맞붙은 정적이다.
이를 틈 타 이슬람국가(IS)가 세력을 확장할 우려도 제기된다. 2014∼2015년부터 아프간에 본격 진출한 IS는 현지에 지부를 만드는 등 존재감을 과시해왔다.미국으로서는 아프간에서만 주로 활동하는 탈레반보다는 국제적으로 무차별 테러를 저지르는 IS의 세력이 강해질 경우 더 골치가 아플 수 있는 상황이다.
카타르 도하에서 아프가니스탄 평화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민간인과 탈레반 조직원 수십명이 공습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 2월 미국-탈레반 간 평화 합의 타결을 계기로 이같은 아프간 정파 간 협상이 성사됐다. 탈레반은 2001년 미군 공격으로 정권을 잃었지만 현재 세력을 상당히 회복, 국토의 절반 이상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미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시작했으며, 지난 2월 말 평화협정을 전격 체결했습니다.
이 협정에 따라 미군과 동맹군은 내년 4월 아프간에서 전면 철수하고,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와 평화 협상을 통해 아프간 안정화를 보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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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정부에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는 나토는 이날 성명에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영구적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중요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이러한 노력을 환영한다고 했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같은날 성명에서 이번 협상 개시를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하면서 양측에 즉각, 전국적으로, 조건 없이 휴전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 측 압둘라 압둘라 아프간 국가화해최고위원회(HCNR) 의장이 탈레반 측에 '인도주의적인 정전'을 요청했지만, 탈레반은 이날 휴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프간인들은 이슬람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2월 타결된 미국-탈레반 간 평화 합의의 경우 2018년 7월 양측이 접촉을 시작 후 1년 반이 넘어서야 최종 결실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협상이 미국-탈레반 간 회담보다 더욱 복잡하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포괄적인 평화합의를 마련하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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