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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 김지윤/알에치코리아 (책후기) : 나의 권리와 우리의 권리 (공동체 속의 우리)


 

여성, 장애인, 계급, 인종, 빈곤

그리고 소수자 마지막으로 우리

 

 

내 블로그를 보고 연락이 오는 마케팅회사나 홍보부서들이 많은데 대부분은 얼마를 줄테니 홍보 게시글을 그대로 올려달라는 글이거나 나보고 따로 신청을 해서 (될지 안될지 모름) 블로그 후기 참여를 해보라는 내용들이다. 내가 20살부터 해온 블로그가 겨우 몇만원에 어지럽혀지는걸 보고 싶지는 않았고, 아예 블로그를 빌려달라는건 100만원 꼴인데, 몇천만원 정도 준다고 하면 고려해볼 생각이다.

 

내가 협찬을 수락하는 건 내가 정말 사용하고 후기를 남길 수 있는 것들만 수락하는데, 처음으로 책 협찬을 메일을 받아봤다. #내권리는희생하고싶지않습니다 라는 책으로 사실 제목은 딱히 안끌렸다. 요즘 너무 유행하는 책 제목의 어투를 따라한 것 같아서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제목으로 바꿔졌으면 한다 ) #알에치코리아 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책으로 책 저자와 내용을 검색해서 살펴봤는데, 내가 평소에 관심 있는 주제였다.

 

 

아마 내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왠지 내가 관심 있을걸 알고 메일을 보낸 것 같았다. 요즘 책을 읽으면 내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독서를 하고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이 그렇다. #여성인권 #페미니즘 #소수자권리 #장애인 #공동체 #인종 #빈곤 #계급사회 등의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책들에서 많이 보지 않았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지만, 일단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평소에 생각 해본적도 없는 저자에 대해서,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들의 저자가 여성이 경우가 10권 중에 1권도 될까말까 하다는 깨달음을 얻어서다. 정말 생각치도 못한 곳에서 남성중심 사회를 느꼈다.

 

소설의 경우를 제외하고 내가 주로 읽는 사회과학분야에서 출판되는 책이 국내 여성 저자인 경우를 생각해봤을 때 말이다. 물론 이것이 결정적 계기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거기다 저자인 #박지윤박사 의 경력도 매우 화려하게 느껴졌는데, 오히려 소수자의 삶을 다루는 것과 비교할 때 주류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라났으며 학력과 사회경력까지 비어있는 부분이 없었다는 점에서 어떤 호기심이 생겼다.

 

 

1장. 여성의 권리는 곧 인권이다

 

여성 인권의 시작, 참정권 19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기 23

한 표의 힘 26

나는 여성이 아닌가요 31

반 이민주의와 여성 참정권 운동 34

한국 페미니즘의 얼굴 37

성차별 국가의 오명 41

데이터의 진실 43

현상이 아니라 근원을 바라보라 46

진정한 차별 논쟁을 원하는가 50

젠더 갭의 등장 53

사커 맘과 젠더 갭 57

그런데 한국은? 61

권위적 아버지의 등장 64

여성의 정치력이 세상을 이롭게 하는 날까지 68

2장. 나는 약자인가, 강자인가?

 

버클리, 거센 자유의 목소리 75

휠체어에 앉아 있던 요시 77

무관심이라는 이름의 ‘배려’ 79

강서구, 그리고 우리는? 81

그리 멀지 않은 장애 차별의 역사 83

더 나은 아이들 86

장애인의 태어날 권리 90

자율 의지에 관한 이야기 94

개인적인 체험과 공공의 책임 99

성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것 103

한국의 성 소수자 108

성 소수자에 관한 진실 113

현실은 그렇다 118

나는 합법적 이방인 120

소수자로 산다는 것 124

3장. 공동체는 단수인가, 복수인가

 

[응답하라 1988]이 말해 주지 않는 것 131

사회적 자본 133

‘집’이라는 흔하지 않은 마법 135

사회적 자본과 표용력 139

신뢰와 아프리카의 눈물 145

민족이라는 ‘상상 속의 공동체’ 151

단수와 복수의 차이 153

그렇게 멕시코 민족이 탄생했다 156

민족 국가의 탄생 159

통일과 민족주의 165

축구 대항전에 나타난 우리의 본심 166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와 알아가기 172

장벽 뒤, 그 도시 175

알아가기의 위대함 177

다름이 분쟁으로 발전할 때 179

겨울왕국 사라예보의 기억 180

낯선 이와의 공동체 186

4장. 계급이 쏘아올린 빈곤 곡선

 

메이저 리그와 소득의 상관관계 193

가을의 전설, 재키 로빈슨 196

흑인 메이저 리거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199

아버지의 빈자리 202

위대한 개츠비 209

크루거와 개츠비 곡선 210

한국의 개츠비 곡선 214

빈부 격차와 비만 220

국가 안보의 위기와 계급의 사다리 223

나는 누구인가 또 여긴 어디인가 227

Let’s Move 운동 229

한국의 비만과 계급화 235

수저의 색깔 238

개천의 용과 ‘조국 대전’ 241

계급이 죽음을 대하는 방식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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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목차는 총 4장으로 되어 있는데, 여성인권, 소수자, 공동체, 불평등 으로 나눠진다. 현 시점에서 가장 최근의 이슈들을 포괄적으로 나눴고 그와 관련된 역사와 사건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저자가 개인의 삶의 과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본인의 개인적 경험을 주제와 연관시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솔직함이 느껴졌다. 출판일이 2020년 4월 10일인 만큼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국내외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과 인물들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어 있어서 더 몰입감이 있었다.

 

어렵지 않게 각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구체적인 사건과 근거자료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 책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게된 것은 주류와 비주류 / 기득권과 소외계층 으로 이분법화된 우리 사회였다. 나는 주류사회에 속하는 사람이며 기득권 계층인가라는 질문과 나는 주류사회에 기득권 계층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나의 현재의 가치관은 쉽게 바뀔 것인가 하는 것들이다. 솔직히 말해서 저자인 #박지윤박사 는 나에게는 완벽한 주류사회에서 기득권 계층 이라고 느껴졌다. 이 부분을 저자는 스스로도 타인이 보기엔 본인이 주류이자 기득권을 볼 수 있음을 인정한다. 물론 개인이 실제 느끼는 것은 다를 것이고 타인은 생각지도 못한 소수자로서의 측면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러한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일종의 당위성이다. 당연히 그래야만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옭은 것이며 그것이 곧 더 나은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앞선 책리뷰인 노암촘스키의 불평등의 이유에서 나는 기득권 계층을 지지하는 비기득권 사람들의 모습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사실은 나조차 매우 모순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다. 나는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할만한 첫단추인 학벌사회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을 나오지 못함으로써 약점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내가 나의 환경과 출신 그리고 정체성을 어떻게 느끼느냐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여성이라는 점이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지방사립대를 졸업했다는 것,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성수자로서 누군가와 사랑을 하는 것, 나의 종교가 이슬람이라는 것, 나의 피부가 어둡다는 것, 등 내가 어떠한 정당한 주장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이 떳떳한 권리라고 이야기를 할 때마다, 사람들은 지금 내가 앞에 언급한 것들을 근거 삼아 공격할 수 있으며 비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것이라 치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에서 #권리 #인권 이 이것을 언급할 수 있는 사람들조차 소수의 사람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람들만이 언급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고 있다는 것을 나만 느끼는 걸까? 이것이 아마 내가 저자로부터 느꼈던 거리감일 것 이다. 불평등과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들과 달리 유달리 이 책의 저자에서만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의 홍보방식이 전형적으로 저자의 학력과 경력 그리고 방송출연 경험 등의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솔직히 말하면 나의 열등감과 부러움의 뒤섞인 감정일 것이다.

 

 

#강남좌파 라는 용어를 사회학 수업인 사회계급론에서 교수님으로부터 처음 들었을 때 그리고 이 책에서 다시금 그 용어를 들었을 때, 결국 이러한 다수가 겪고 있는 사회문제를 언급할 수 있는 권리조차도 기득권에게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최근 선거결과를 보면서 여성국회의원 비율이 제21대 국회의원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기사를 봤지만 19%라는 숫자에 감흥이 사라졌다. 한 보수논객인 #비례대표제 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 비례제도가 정당성은 헤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겠다라고 잠시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전혀 아니다. 비례제도가 도입된 이유 자체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고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다문화, 청년 등 세상을 바꾸는 정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열려있어야 한다. 이것은 다수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가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와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수레 손잡이에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함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목소리를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고 이를 귀담아 들어주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내 권리는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

김지윤/알에치코리아 (책후기)

: 나의 권리는 곧 우리의 권리 (소수자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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