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몸에도 미니멀리즘] 나는 무엇을 위해 먹는가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 당신이 먹는 고기는 원래 고기가 아니다 #책후기


 

채식주의와 비건 그리고 미니멀리즘. 현 사회에서 위 세가지는 하나의 트렌드이자 세트 같은 느낌이다. 채식주의를 지향하면서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이 대단히 많다거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면서 냉장고에 식료품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은 쉽게 상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고 목표로하는 나의 삶의 가치와는 달리 사실 나의 생활은 늘 무엇인가로 가득 차 있고 물질적인 것들을 집착하고 찰나같은 기쁨에 휘둘리고 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취업을 해야겠다고 내 삶과 일을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이루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늘 자기소개서에 썼던 내용은 죄다 좋은 단어들뿐이다. 지속가능성, 평화, 인도주의, 환경, 기후변화 대응 등 말이다. 그러나 내 일상에서 나는 이것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떤 국가가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위한 프로젝트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것들이고, 국제기관이나 정부기관에 소속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에도 미니멀리즘 책은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이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보고 싶은 삶을 담은 저자의 에세이다. 저자는 자연주의식단을 통해 자기 몸에 대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그에 대한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삶과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기가 없으면 밥을 못먹는 사람 중에 한명이고, 무엇이든 배부르게 먹고 스트레스를 받을때는 맛있는 것을 마음껏 먹어야 하는 사람이였다. 특히 큰 덩치에 걸맞게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주위에서 대단하는 말이 칭찬처럼 들렸고, 그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서 나의 식단의 습관화되고 중독된 것이라고 객관화하여 말할 수 있다.

 

 

 

책에서 저자는 비건과 채식주의라는 용어대신 자연주의 식단이라고 칭하는데,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막연하게 풀만 먹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나온 것들을 자연스럽게 섭취하고 내 몸은 자연의 상태로 돌린다는 것이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채식주의가 몸에 좋다, 비건이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식이 아니라 개인의 이기적인 목적 (그것이 다이어트라던가 피부 트러블 때문이라던가)에서 시작한 것이 내 삶을 변화시키고 그 삶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난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의 글은 단순히 개인적인 체험의 글이 아니라 생각보다 탄탄한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독자들에게 우월함을 뽐내거나 이것이 정답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나는 저자의 변화된 삶을 더욱 선망하게 되었다. 내가 언제부터 당장 난 자연주의식단을 하겠다라고 선언을 하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항상 내 마음에 담아두고 그런 것들을 떠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연히 계란찜에 들어간 스팸이 씹히면서 나는 공장에서 도축되는 돼지들의 울음소리가 떠올랐고 그 순간 거북했다. 물론 이후에 삼겹살과 목살을 아주 맛있게 먹음으로써 난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예전과 다르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아마 이게 시작이지 않을까,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내일부터 눈을 떴을 때 나의 식단이 기적처럼 변화되지는 않을지라도,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를 나의 삶을 나의 가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나의 먹는행위가 생명을 무자비하게 헤치우는 탐욕적인 모습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생각하고 신경쓰고 마음을 가다듬어야겠다.

 

 

Mr.Assay

by anyoung20s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