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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발생할 것이 확실히 예상되나 발생 시기와 현상은 불확실 한 그린스완이다. 기후위기는 기후변화로 인한 일차적인 영향에서 더 나아가 금융ㆍ산업계에도 영향을 미침으로써 글로벌 경제사회에 직접 적인 타격을 준다. 그린스완으로서의 기후위기가 초래하는 위험을 충분 히 이해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가뭄과 태풍으로 인하여 농산물 피해가 증가하는 경우를 예로 들면, 우선 식량 가격이 폭등하여 물가 상승과 이자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ㆍ식품산업의 은행 대출ㆍ보증 등에 대한 상환이 지연될 수도 있으며, 농업의 비중이 큰 개도국의 생산성 저하가 우려된다. 이는 은행 부문 의 건전성을 악화할 뿐만 아니라 개별 투자자의 수익성을 저하할 수도 있다.

또한, 태풍 및 집중호우가 증가하게 되면 장기의 기후위기 영향을 추정할 수 없고, 기후위기 영향을 받는 지역의 홍수 관련 손해보험 시장 형성이 불가능하게 되거나 자동차 침수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여 자동 차보험 손해율이 증가하는 등 보험 부문의 건전성이 악화되는 결과를낳는다. 이들은 기후변화의 물리적 위험으로 분류된다.

반면,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친환경 정책을 시행하거나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등의 전환적 조치가 주어질 때, 금융ㆍ산 업계가 받는 영향이 기후변화의 전환 위험이다. 예컨대, 온실가스 감축 관련 규제강화와 무역장벽에 의하여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에 탄소 다배출 산업 또는 기업의 영업이익과 담보가치가 하락할 수 있 으며, 이는 대출은행의 건전성을 악화할 수도 있다.

기후위기로 인하여 지방채권 시장이 재편되면 지역의 인프라 수요를 충당할 수 없는 상황 이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가 코로나 19 이후 강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방안으로서 분석한 각국의 ESG 투자와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시 의무화 등은 기후변화 전환 위험에 해당한다. 다만, 이들을 위험에 그치지 않고 기회요인으 로 활용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전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 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i)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하는 그린스완에 대응하고 (ii) ESG 주류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비한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시사점을 제공한다

1.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화하는 그린스완에 대응

(1) 전환 위험의 선제적 대응: 좌초자산 대비와 영향의 최소화 코로나 19 사태를 경험하면서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 국제기구, 민간 투자사들은 팬데믹과 기후위기에 대응할 정책과 규제, 협력체, 지침 등 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탄소중립 선언, 파리협정에 따른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수립, RE100 가입, ESG 투자 확대 등이 여기에 해당하며, 이들의 이행에 대한 요구는 코로나 19 확산 이 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른 금융기관의 친환경 투자와 지속가능 금융 확대 기조 및 계획 발표는 국내 산업체와 기업들에게 영향을 주 며 전환 위험(transition risk)을 초래한다. 코로나 19는 기후변화의 위험 중 물리적 위험보다 전환 위험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급속하게 현 실화할 것이다. 전환 위험에 의한 산업계의 일차적인 파급 효과는 좌초자산(stranded assets)의 가치하락으로 나타난다. 좌초자산은 예상치 못한 감가상각, 가 치 절하, 또는 부채로 전환 등의 어려움을 겪는 자산이라고 정의된다. 이때의 자산은 자원 비축물, 인프라, 산업을 포함한다.

좌초자산의 양산 에는 정부의 탈탄소 정책뿐만 아니라 파리협정에 따른 인식 변화, 투자 자의 요구, 재생에너지 가격 하락과 같은 실물경제 변화도 중요하게 작 용한다. 화석연료가 좌초자산화 될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 외에도 운송, 항구 및 비효율적인 건물 등의 인프라, 농업, 부동산, 광 업, 수도ㆍ전기ㆍ가스도 잠재적인 좌초자산이다.

좌초자산에 관한 인식 수준은 국가마다 다르며,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을 중심으로 하 는 유럽과 미국, 중국, 호주의 금융기관이 좌초자산에 관하여 가장 높은 인식 수준을 보여준다.90) 좌초자산 위험에 대응하는 투자기관의 가장 보편적인 조치는 자산매 각 또는 투자 회수(divestment, 이하 다이베스트먼트91))이며, 이는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접근법92)으로 추진된다(참조). 모든 화석연료 자산을 완전히 매각하거나 투자 회수하는 완전 다이베스트먼트보다 부분적 다이베스트먼트 접근법이 더 많이 채택된다.

좌초자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모니터링, 탄소 가격과 화석연료 수요의 변동에 따른 스트레스 테스트, 경영진 또는 주주와 의 정기적인 직접 접촉을 통한 적극적인 관여, 저탄소 자산으로 투자를 다각화하는 헤징 등이 있다. 93) 좌초자산 가치하락을 전환 위험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지만, 좌초자산과 다이베스트먼트로 인한 국내 경제와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정책들이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 속도를 늦추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정책입안자는 국가 경제 전 체에 금융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기업과 투자자가 탄소 집약적인 자산과 기술로부터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재단 설립을 통해 좌초자산의 사회적 영향을 경감하는 방안이 있다. 독일의 경우, 2007년에 RAG 재단을 설립하여 석탄탄광업을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중단하기 위하여 자금 지원한다.94)95) 또한, 잠정 적인 좌초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을 구분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데이 터 생성 방법, 분석 방법, 툴 개발에 대한 요구도 높다.

좌초자산 피해의 지원으로 국한하지는 않지만, EU가 기후변화 대응으 로 발생가능한 전환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유럽그린딜의 일환으로 마련 한 공정전환메커니즘(Just Transition Mechanism, 이하 JMT)도 같은 맥 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JMT는 전환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1~2027년 기간 동안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 산업, 노동자들에 1,500억 유로 이상의 자금 동원을 목표로 한다. 이 중에서 산업과 기업 에 대한 지원은 탄소 집약적 산업에 저탄소 기술과 기후 회복적인 투자와 일자리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 다각화로의 전환 지원이다. 투자자들 에게 매력적인 여건 조성과 금융에 대한 접근성 제고도 지원한다.96)

전환 위험이 초래할 수 있는 무역 갈등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도 필요 하다. EU가 현재 시행 준비 중인 탄소국경조정제도를 비롯하여 전 세계 에서 추진되고 있는 글로벌공급망의 ESG 강화 움직임은 새로운 무역장 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의회는 팜오일 생산 과정에서 무분별한 단 일 경작지 개간과 열대우림 파괴, 오염물질 배출, 노동자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2020년까지 바이오연료 생산에 있어서 팜오일 사용을 금지하겠 다고 결의한 바 있다.

이에 따른 EU와 프랑스, 리투아니아 등의 조치를 차별적 조치로 규정,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WTO에 제소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97) (2) 그린스완 범주 확장의 이해와 대응 그린스완의 개념이 대두될 당시에는 감염병이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인지되지 못했으나, 코로나 19 사태 이후 감염병도 그린스완으로 고려 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다(Da Silva, 2020).

확대된 그린스완의 범위를 이해하고 이에 맞춘 대응의 다변화가 요구된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 19의 확산은 생태계 가치를 재조명하게 되는 계 기가 되었으며, 생태계 보전과 생태계 서비스의 올바른 이용 등 생태계 가치 증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98) 기존의 글로벌 환경 쟁점은 기후변화 이슈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반면, 지구의 근간인 생태계 붕괴 와 생물다양성 훼손에 관한 논의는 충분한 국제적 연대를 형성하지 못 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하여 우리나라에서 더 확 실하게 나타난다.

새로운 바이러스 증식의 장애물로서 종 다양성의 중 요성은 생태계의 회복력과 경제적 효율성 중 선택의 문제로 논의되었으 나, 코로나 19 이후 종 다양성은 생태계뿐만 아니라 경제사회 시스템의 회복력과도 관련된 쟁점으로 대두되었다. 생물다양성 보전 이슈를 포함 하여 논의의 범위를 확장하면, 에너지 섹터, 그중에서도 재생에너지 확 대와 에너지효율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투 자 관행에서 더 나아가 투자 대상 섹터를 다변화함으로써 투자 변동성 을 줄일 수도 있다.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사업 평 가의 주요 기준으로 고려할 시점이다.

코로나 19 이후에 변화하는 경제구조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 해야 한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지난 40년 동안 팽창해 온 글로벌 무역 성장이 얼마나 취약한 구조로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주었다. 특히, 팬데믹 으로 인한 정치적, 경제적, 인적 변동은 글로벌 공급망을 와해하였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이해하고 그린스완으로 인한 공급망 취약성에 대비 해야 한다. 또한, 그린스완의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 체계 구축이 필요하 다. 기후변화 위험에 대비하는 보험상품은 이미 활발하게 개발되어 왔다.

팬데믹 위험에 대해 신속한 대응과 정보공개가 가능하도록 감염병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 체계와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그린스완으로서 기후위기와 금융의 관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가운데, 기존의 제도나 평가 기준을 새롭게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제도나 평가 기준들 중 기후위기와 금융의 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ESG 평가 등급 산정 시 산업계 특성을 고려한 다는 차원에서 금융업의 환경적 요소를 평가하지 않거나 여타 업종과 비교하여 환경 요소의 가중치를 상당 수준 낮추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후위기가 금융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금융업계의 경영전략과 상품 기획 등에 환경적 요소, 특히 기후변화 위험 요인을 내재화하여 주류화하는 방안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금융업계 전략과 상품에 대한 기후위험 고려를 촉진하기 위해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게 요구 된다. 2. ESG 주류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비 코로나 19는 기업의 ESG 강화를 촉진하였다. 주주의 이익 극대화에서 사회, 환경에의 책임으로 기업과 사회적 관심이 이동하는 흐름을 가속화 하였다.

또한, 코로나 19로 급락한 경제성장을 회복하고 복원하는 과정에서 녹색 회복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투자원칙과 경영전략으로 고려 되는 ESG 투자의 주류화는 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고 있 다. 99) 특히, 우리나라는 그린뉴딜 선언 이후 ESG 채권 발행액이 급증하여 2020년 119억 달러를 발행하면서 아시아 국가 중 ESG 채권 발행 1위를 차지하였다.100) 급속히 진행되는 ESG 주류화 과정에서 국내 산업계 의 애로사항 해결을 도울 정책과 이행 방향성이 제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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