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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날카로운 직관을 갖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는 거창한 문구와는 달리 다소 가볍게 데이터에 대해 접근해서 아쉬웠던 #나는감이아니라데이터로말한다

책 자체는 되게 흥미로웠고 각 주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통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이나 그것을 해석하는 것에 대한 철학적 분석과는 거리가 멀었다.

위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사회적인 문제와 관련된 주제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과 관련된 주제들도 많았고 본인이 관심있는 주제만 골라 읽어도 크게 문제가 없이 단편적인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질문에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에 대해 가볍게 알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주제 수를 줄이고 데이터라는 것에 대한 깊이감을 더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저자의 이력과 책의 문체 그리고 서술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던 만큼, 이 리뷰를 보실지는 모르겠으나 혹시라도 나의 작은 리뷰가 닿는다면 데이터 그 자체에 대한 정의, 수집, 표현, 해석, 오류 등의 관점에서 이를 풀어내는 심도 있는 책을 써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특정주제에 대한 찬반의 데이터를 모아서 이를 해석하는 풀이과정을 담아내는 내용이 담긴 책이 출판되기를 기대해본다.

책 자체에 대한 후기와는 별개로 책에서 언급된 주제들은 내가 관심 있는 내용들이 주를 이뤄서 읽는 내내 책 내용 일부를 기록해봤다. #무행동의오류 라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부분. 실패를 통해서는 배울 수 있지만 (그것을 발판삼아 더 큰 성공의 이익을 얻을 수 도 있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물론 중요한 것은 실패하지 않기 위한 충분한 준비 그리고 실패 이후에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원인파악과 교훈도출일테다.

인문학과 윤리문제가 진보된 과학기술 사회에서 등외시 되는 경우가 많지만, 기술이 더욱 진보될수록 그 기술이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값을 세팅해야하는 사람의 결정은 더욱 중요해지고, 어떤 것을 더 나은 값이냐는 가중치를 둬야하는 경우에 윤리적 상황을 해석하는 것도 결국 사람인 듯 하다.

저자가 각 주제별로 나름의 결론과 교훈을 도출해내는데, 그 내용이 전체적으로 나와 비슷해서 더 인상깊었다. 튀는 행동에 대한 한국사회 특유의 시선을 나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닐듯 하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가에 대해 알고자 하는 자세, 문제에 대한 새롭게 제시되는 해결방식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의 자세가 사회발전의 관점에서 더 필요하지 않을까.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개인을 실제 능력보다 더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는 편향 = 마태효과 /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말하느냐, 논리적인가 증거가 충분한가를 떠나서 그저 좋은 배경과 타이틀만 있다면 아묻따 않는 경향

유전무죄 무전유죄, 엄청 많이 들어본 말인데 그 배경이 정확히 어디서 시작됐는지 몰랐다가 이 책을 읽다가 알게됐다.

똑같은 죄의 유형이고 더 큰 규모의 죄와 부정적인 영향의 크기 등을 고려해서도 기업범죄가 더 압도적일텐데, 법 앞에서는 평등하다는 믿음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있는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데이터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 다룬 책이 따로 나와도 충분히 가치 있는 주제들이어서 본 책에서 몇 페이지로 구성되는 짧은 내용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 듯 하다.

데이터 보기 너무 재밌다....석사생활을 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과정을 과제나 연구에 참여하면서 기초 데이터를 찾는 과정이었는데, 내가 어렴풋이 알거나 혹은 알지 못했던 것들을 데이터가 명확히 답을 내려주는 경우가 많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하나의 데이터도 여러 방식으로 결론지어질 수 있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advantage보다 disadvantage를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

텀블러를 사용할 경우 음료가격을 할인해주는 것보다, 텀블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음료가격을 추가로 받는 것이 더 텀블러 사용을 하는데 효과적이라는 것

 

여성할당제 이슈는 내가 중학생 떄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토론주제로 제시 될만큼 오래된 이슈 (사실 이슈도 아님, 이미 주요 선진국들 중심으로 도입된지 50년이 넘은 정책이자 제도)

이 책을 통해 평소 관심있던 여성할당제 (객관적으로 성별할당제, 어느 특정 성별이 과반인 넘지 않도록하는 것이 기본임, 결국 여성만을 위한 제도도 아닌셈이다) 에 대해서도 정리할 수 있었고

반대의 의견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단편적으로 여러 연구와 논문을 통해 확인된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

데이터로 나타난 결과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면, 해석의 문제 혹은 또 다른 데이터를 통한 반박을 할 수 있을 것

정치뿐만 아니라 일자리에서도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그 이유를 여성의 능력부족을 주로 꼽지만 그 능력부족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대답이 없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에 대한 차이를 인식할 수 있었던 부분

정책에 대해 아주 얇지만 공부했던 사람으로써, 그리고 사회문제에 관심있다고 스스로를 설명하던 개인으로써 이 책에 나온 주제들 중에 하나를 골라서 깊게 알아봐도 될 정도로 모든 주제들이 흥미로웠고 단순히 데이터에 대한 나열과 주관적인 판단이 아니라 기존의 연구와 논문을 적극적으로 제시함으로써 글의 퀄리티와 신뢰도가 높아졌던 것 같다.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위와 같을테다. 어떠한 정책이 효과가 있느냐를 따질 때 그 효과성이 몇개월만에 나타나길 바라고 채 몇년 되지 않은 시행정책을 무쓸모하다고 말하는 것 만큼 무논리적인 발언이 어디 있을까. 어떠한 정책이 시행되기 까지 충분한 준비와 적극적인 논의는 필수적일 테고 그 과정을 지속해서 업데이트 하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동시에 개선해내가는 것, 그 프로세스 내에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기존의 정책들의 결과값이 담긴 데이터를 통해 교훈을 도출하는 일련의 순환이 만들어지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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