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회사에 입사한지 2주년이 된 것은 9월달이었지만, 미루고 미루다 이제서야 글을 써본다. 1주년 남길 때 글을 보니, 지금 2주년과 비교하여 내가 벌써 권태기에 접어든 것인가 하는 슬픈 생각이 든다.....ㅎ 그 동안 근무평가도 3번이나 이뤄졌고, 팀이동을 포함한 인사이동으로 인해 업무도 많이 바뀌었으며, 또 새로운 연봉계약도 이뤄졌다.
1주년 때까지만 해도 현재 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꽤나 높은 편이었던 것 같다. 미숙했지만 내가 업무를 잘 해내고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조금씩 프로세스를 익히게 되면서 내가 좀 더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감사함을 많이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 내가 조금 무기력해진 이유는 다면적이겠지만 그 시기를 생각하자면 인사이동 이후였던 것 같기도 하다.
<왜 나는 무기력해졌을까? - 인사이동과 담당프로젝트 변경>
무기력하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정확히 말하면 어떤 동기부여를 잃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회사에 입사한지 첫 인사이동이 있었고, 비슷한 프로젝트를 하던 팀 간의 이동이 아니아 완전히 다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팀으로 이동하게 됐다. 엄밀히 말하면 기존 프로젝트와 새로운 프로젝트의 프로세스가 완전히 달라진 것은 아니었으므로, 새로운 업무에 대한 적응이 어려워서는 아니라고 보인다.
팀 이동의 이유가 사실 기존의 팀장님이 지금의 새로운 팀의 팀장님으로 가시게 되면서, 나를 함께 이동하자고 상위 보직자에게 요청했다는 점을 내게 말해주셨다. 팀장님과 매우 잘 맞았기 떄문에 그러한 점이 매우 감사한 마음이었고, 그 전의 프로젝트는 여러 팀이 나눠서 했던 일을 하나의 팀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는게 오히려 더 긍정적일 것 이라고 생각했었다.
무엇보다 조금 귀찮은 절차들이 많이 없는 것 같아 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갈수록 내가 담당하는 세부프로젝트들이 종료가 될 것이라는 점이 예고되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인가 이 프로젝트를 잘 이끌어 낼 것이라는 욕심이 생기지 않았다. 파트너들도 사업참여관계자들도 적극성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그 단계들마다 나름 성과를 낸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은 종료가 정해져 있는 길에서 내가 추가적으로 무엇인가 하는 것에 매우 제한적이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
이전의 팀에서는 마지막으로 맡았던 두 파트너 국가는 내가 처음부터 기획에 참여하면서 하나의 큰 그림을 만들어가고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내가 만들어가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를 내가 적절히 조율한다는 기분에 바쁘지만 자기효능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팀에서는 이미 정해져 있는 주제들과 국가들 그리고 제한적인 역할, 다시 살펴보니 오히려 더 번거로운 것들이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제약 - 신규업무와 추가업무>
처음 새로운 팀에서 팀장님께서 내가 주셨던 업무는 내가 프로젝트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기획이었고, 그 기획에 욕심을 내서 초안을 짰지만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수렴하고 적용하고 싶었던 나의 마음과 달리 팀장님은 여전히 홀딩을 요청하셨다. 아마도 변화의 순서를 지키고 싶어서 그랬던 것일 수 있겠지만, 그러므로써 나의 업무에 대한 확장성과 적극성을 제약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은 내가 적극성을 가지고 그려나갈 수 있는 업무범위가 더 좁아진 듯한 기분이었다. 신규 파트너를 발굴하는 등의 업무도 있었지만, 그것또한 이미 그려져 있는 판 혹은 실제로 이행에 제약이 많은 것들이었음에 아쉬움이 많았다. 누가 봐도 나의 팀 내 역할이나 업무가 적어보였다.
그런 과정에서 차라리 세부 프로젝트 대신 기획에 대한 업무를 더 집중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좀 더 기다렸지만, 현실은....ㅎ 행정절차가 더 많이 요구되는 추가업무를 받게 되었고, 동기부여를 잃어버린 세부프로젝트까지 그대로 가져가게 됐다. 물론 나의 업무 처리속도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 대한 결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면서도, 급격히 업무량이 과도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업무가 많은 것은 괜찮지만, 그 업무가 하나의 뿌리가 아니라 잡초같이 여기저기서 잡다한 업무한 느낌이라고 느껴지는게 제일 컸다.
난 업무의 품질을 높이고 싶은데, 그 퀄리티는 높이기에는 내게 주어진 업무들이 다소 중구난방이라는 느낌었고, 어떤 것 하나에도 포커스를 맞춰서 하기에 어려운 것 같았다. 예전에 잘 해내야지, 이런 식으로 해봐야지 이런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기한에 맞춰 쳐내기에 바쁜 느낌이었다.
<나의 근무평가에 대한 착각 - 근무평가와 연봉계약>
1주년까지만 해도 정확히 근무평가 점수와 연봉계약의 기준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에서 보니 그냥 딱 평균이었던 것. 내 스스로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던 것....ㅎ 심지어 이것저것 더 많이 열심히 했던 노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동료들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현타가 온 것 같다. 연봉계약은 사실 엄청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오른 만큼 각종 공제보험과 세금비율도 높아지니 연봉상승은 더욱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난 이 조직에서 인정 받는 인력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사실에 조금 부끄러워지면서 한편으로는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걸까. 연공서열로 평가가 이뤄지는 건가, 이게 기본이라면 난 무엇인가 더 할 수 없는 구조에 놓여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이제 입사 2주년이 된 여전히 다른 이들의 눈에는 신입이 과한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언제까지 여기에 있을까? - 변화에 대한 갈망>
처음 회사에 들어올 때 3년정도 최소로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벌써 3년이 다가온다. 그러다 5년까지 다녀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지금은 그래도 5년까지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정확히 어떤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스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업무가 더 이상 힘든것도 아니고 회사가 내 삶에 전부가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박사과정도 생각해보게 됐는데, 사실 확신이 여전히 없는 상태다. 그렇지만, 내 삶에서 한단계 올라가는 변화를 추구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게 이직일지도 모르겠다.
박사를 시작하게 되면 최소 2-3년은 수업을 들어야 하기에 오히려 이직에 제약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박사학위를 가지고 내가 어떤 것을 하겠다는 정확한 목표도 없는 상태. 그러나 새로운 영역을 공부하고 배움으로써 더 내 영역을 확장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함께 있다. 아니면 한국을 떠나서 외국에서 일해볼까 하는 것도 여전히 공존하는 상태.
초기에 너무 내가 만족하는 상태로만 모든 것이 돌아가서 사실 이런 불안감과 불만족스러움이 기본값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할까말까 할 때는 일단 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일단 go를 해보자는 마음이 더 큰데,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것인가를 어느정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지르고 보자는 생각이 너무 안일한가 싶다. 결국 이런식이면 제자리 걸음일게 뻔한것도 당연한 것. 저지르면 어떻게든 하게 된다라는 점.
<기대하지 말 것, 행동하고 준비할 것>
입사 2주년의 결론은 위와 같이 내릴 수 있겠다. 불만족은 과도한 기대에서 나오는 것이고, 불안감은 행동하고 준비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 기대하지 않고 나의 계획을 준비하고 행동함으로써 내 커리어가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의 직장보다 내가 더 나은 곳에 갈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불안함이 있다. 많이 깨져보지 않았다는 소리겠지. 그 동안 운이 좋았다는 의미일 수도. 그 행운이 올 수 있었던 것도 행동과 준비에 있었을 것. 인생은 행운과 불행, 행복과 불안은 결국 균형점에서 다 만난다는 걸 깨달았다. 0점에서 모든 것은 만나게 되기 때문에 과도하게 기뻐할 필요도 극적으로 슬펴할 필요도 없는 삶인 것을. 3주년에는 나의 준비에 대한 행동 결과를 남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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