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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의 국제정치와 한국외교 방향>에 있습니다.
1. 문제제기
2020년 1, 2월 중국을 휩쓸었던 ‘코로나19’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확산되자, 세계 보건기구(WHO)가 1월 30일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를 선포한 데 이어, 마침내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음.
현대 국제사회는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여 일찍이 세계보건기구(WHO, 1948)를 설립했고, 21세기 들어 ‘보건안보’를 주요 세계안보 과제로 주목하고 대비하여 왔음.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로서 보건운동에 헌신 중인 빌 게이츠(Bill Gates)는 2017년 뮌헨 안보회의에서 오늘날 인류에게 감염병이 핵전쟁이나 기후변화보다 더 큰 위협 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비한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촉구한바 있음.
2. ‘한국 모델’의 성과와 국가별 코로나19 대응전략의 비교
첫째, 2020년 4월 초 현재까지 한국은 코로나19 대량 감염사태를 통제하고 감염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성공한 극소수 국가 중 하나임. 인구 100만 명 당 총 확진자 수는 60명에 불과하고 국가별 순위는 60위인데, 이는 다른 선진국의 5~10%에 불과할 정도도 매우 좋은 성적...
둘째, 한국은 자유민주주와 시장경제국가 중에서 드물게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하는데 성공하여, 동류 국가들의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음.
셋째, 한국은 국경폐쇄(출입국금지), 지역폐쇄, 경제활동 전면중단, 주민이동 전면 중단 등 극단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서, 적극적인 검사·추적·격리·사회적 거리두기 등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방역조치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통제한 유일한 나라임.
넷째, 한국은 드라이브 스루 및 워크 스루 선별진료소, 확진자 중 경증 환자와 무증 상자의 격리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설립 등 다양한 창의적인 최선 관행(best practice)을 창출하여 타국에 모범이 되고 있음.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영국·미국·일본 등 서방 선진국 들의 초기 대응 실패와 대규모 사망률이 두드러지는데, 그 배경으로 아래와 같은 요인 들이 개별적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음. 정치리더십의 코로나19의 감염력과 치사율에 대한 안이한 판단 △개인의 이동 자유를 금지하는 데 대한 정치적·문화적 거부감, △이동금지와 지역폐쇄를 권위주의적·반자유주의적 ‘중국 모델’로 비판, △경제활동 일시중단 으로 인한 실업·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억제조치 도입 지체 정부의 준비태세 미비 및 중앙정부·지방정부·기업의 공조 미비
3. 코로나19 팬데믹의 국제정치적 영향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으로 국제사회의 변환기적 성격은 더욱 심화 되고, 기본적으로 미중 전략경쟁, 반세 계화, 세력경쟁, 각자도생, 국내정치 지향 등의 ‘뉴노멀’ 현상이 더욱 촉진될 것이며, 중견국·중간국을 중심으로 초국가적 신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다자협력과 지역 협력도 산발적·제한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함.
가. 국내정치 지향성과 국가주의·민족주의 성향 강화
코로나 19 팬데믹에 대한 대응 및 사후조치 과정에서 반외국인정서/인종 차별, 국경통제, 비자유주의적 통제, 중앙정부의 권력 증대, 경제문제 등을 둘러싼 국내정치적 논쟁이 더욱 부각될 것임.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개인과 사회가 자신의 생명과 안녕을 보존 하기 위해 국가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는바, 그 결과 국가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권능도 강화되었음.
나. 미중 전략경쟁 심화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민주 당과 언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아래와 같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하며, 중국을 비판하며 압박하고 있음.
후 미중 전략경쟁의 양상으로는 첫째, 코로나19의 기원과 대응 등을 둘러싸고 상대방을 비난하고 폄하하려는 홍보전, 둘째, 팬데믹 위기 동안에 서로 상대방의 영향 력을 약화시키고 자신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경쟁, 셋째, 의료지원을 통한 영향력 확대를 위한 보건외교전과 공공외교전 등이 있음.
미국은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트럼프 식’의 교훈을 얻어, ‘미국제일주의’ 원칙을 더욱 부각하고, 다자주의보다는 일방주의, 자유무역보다는 보호무역, 공조보다는 자조, 공동안보보다는 일국안보를 더욱 강화할 것임.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강압적이고 무차별적이며 권위주의적인 소위 ‘중국 모델’이 크게 비판받았지만, 점차 중국이 동 감염사태를 효과적으로 수습하 면서 개도국과 제3세계 국가들을 중심으로 ‘중국 모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전망임. 특히 보건역량이 부족한 권위주의국가들은 주로 사회적 억압조치로 팬데믹에 대응하는 ‘중국 모델’에 더욱 친화성이 있음.
다. 반세계화 추세 가속화 속 중견국의 국제협력 모색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초강대국 미국의 존재감이 부재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대응과정에서 국경통제 및 의료물품을 두고 동맹우호국과 경쟁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부각된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 부재’가 국제 사회의 ‘뉴노멀’로 더욱 고착될 것임.
라. 동북아의 역내 갈등 지속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은 상호 동병상련의 입장을 교류하며 양자관계를 긍정적으로 유지했고, 점차 동 감염병의 피해권에서 벗어나면서 경제협력 재개를 모색 중에 있음. 일본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 동경올림픽을 연기한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악화되는 추세여서 당분간 지역관계에서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전망함.
4. 한국외교의 과제와 대응방향
가. 한미 전략동맹 차원의 대미 긴급 의료지원 및 보건협력체제 구축
중소국이자 중간국인 한국은 세계적 초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 지정학· 지경학적으로 끼여 있어 안보와 경제가 취약한데,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양국과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대한 국익임. 미국은 현재 의료물자 부족이 극심한데, 가능한 한 조기에 의료물자를 제공한다면 지원 효과도 극대화 될 것임. 정부는 현재와 미래의 감염병 대응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한미 질병예방 및 관리 협력 양해각서(2019.10.21.)’를 적극 이행하여 한미 보건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임
나.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을 이용한 지역 보건협력체제 구축
코로나19를 계기로 역내 공동이익을 위한 구체적인 지역협력 조치를 제안함. 코로나19의 완전종식 때까지 한중일 3국 외교차관 화상회의를 매주 정례적으로 개최토록 함. 이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정보공개, 개별조치, 공동조치, 국제협력 등을 공유하고 조정...‘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을 감염병 정보, 의료물품 생산·수급·재고 등에 대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활용..
대북 의료지원을 위해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물품에 한해서 미국·중국 및 다른 유엔안보리 회원국들과 ‘일괄 제재면제’를 받기위한 협상도 병행해야 할 것임. 오늘과 같은 팬데믹 국면에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북미대화를 재개한다면, 인도주의 차원에서 제재면제 부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함.
다. 세계평화와 공영을 위한 중간국·중견국 외교 추진
첫째, 미중 양측에서 오는 양자택일의 압박을 거부하여, 외교적 자율성을 증대 하고, 둘째, 중간국 협력으로 전 세계가 미중 진영으로 분할되는 것을 방지하고, 셋째, 다자주의 및 중간국 협력으로 미중 사이에서 일종의 완충지대를 만들어 직접 충돌을 완화시키고 함
5. 기타 고려사항
가. 코로나19 초기 대응과 후속 조치를 포함한 ‘한국 모델’의 체계화
지금까지 ‘한국 모델’에 대한 관심은 주로 새로운 기법(검사키트 조기개발, 감염경로 추적,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자가격리 앱 사용 등)에 있는데, 사실 이런 기법의 모방 만으로 감염병 대응이 충분한 것은 아님. 따라서 ‘한국 모델’의 성공이 가능케 한 각종 유무형의 제도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요인을 포함한 체계적인 ‘한국 모델’을 정리 하여, 국제사회에 제시할 것을 제기함. 예를 들면, 국민건강보험제도, 공중의료보건체제, 공동체의식과 국민의 자발적 협조, WHO와 협조관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역할분담, 디지털정부 운영체계 등이 있음.
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중견국·중간국 외교전략 재정비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은 각각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군사력 증강을 지속하고, 상대방을 서로 깎아내리는 공공외교 공방전을 벌이며, 지원외교를 강화 하여 우호세력을 확장하는 등 세력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 중임. 북한도 코로나 19 위기와 경제위기가 가중됨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하며, 군사력을 증강하는 동시에 미국과 한국에게 군사적 압박을 통해 외교적·경제적 양보를 요구 하고 있음.
나아가 코로나19 위기를 한국이 국제 정치적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기회로 이용 하기 위한 외교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것임.
[외교안보연구소]
코로나 19 팬데믹의 국제정치와 한국외교 방향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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