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의 군사적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에서도 스타벅스를 자주 이용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주위 친구들이나 혹은 선물받은 기프티콘을 사용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종종 방문하는 편이었다. 어디에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기억 속에 스타벅스가 팔레스타인의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극우파를 지원하는 친 유대인 성향의 기업이라고 남아있었다.
스타벅스 수익의 일부가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들을 탄압하는 군사적 용도로 사용한다는 의견이었다. 너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라 잊고 지내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탄 사이의 충돌(사실상 팔레스타인 측의 압도적인 사상자 숫자로 봤을 때 충돌이라는 표현이 적합한지는 모르겠다)이 거세지면서, 이제는 이러한 이야기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고 싶었다.
블로그나 일반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 대신, 최대한 언론사의 기사를 중심으로 검색해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내용이 2014년까지 혹은 이전의 2000년대 초반에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의 돈줄이자, 우리가 소비하는 스타벅스에서 커피값이 팔레스타인의 피라는 주장의 글들이 많았었다.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의혹제기의 근거
유대인 출신인 슐츠 회장은 유대인 자선단체와 집회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시오니스트로 알려져 있다.
슐츠가 2002년 4월 유대인들과의 모임에서 한 발언은 그의 지향점을 분명히 보여 준다. 그는 당시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의 테러에 대해 가만히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당신들이 오늘 밤 집으로 돌아가서 이 상황을 그래도 무시해버린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파문이 일자 슐츠 회장은 “내 발언이 반(反)팔레스타인적인 것으로 오역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내 입장은 평화를 사랑한다는 것과 두 나라가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88년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건국 50주년 공로상’을 받았다.
스타벅스와 이스라엘의 공공연한 관계가 알려지면서 이슬람권에서는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영국의 이슬람 사이트 ‘보이콧 이스라엘 캠페인(www.inminds.co.uk/boycott-israel)’은 스타벅스를 이스라엘 후원세력으로 지정,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곳에는 스타벅스는 물론 스타벅스와 연계된 모든 기업이 보이콧 대상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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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유대인 민족주의 운동)을 지원한다는 의혹의 가장 큰 바탕은 초대 회장인 슐츠가 유대인 태생이며 그의 발언을 통해 영토를 이슬라엘로부터 점령당한 것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했다는 발언과 함께,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는 것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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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에 반박하는 기사
스타벅스는 이달 5일 낸 성명에서 "스타벅스는 어떤 정치적, 종교적 주장도 지지하지 않으며, 스타벅스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슐츠는 이스라엘 정부나 이스라엘군에 어떤 식으로든 금전적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다.
스타벅스는 성명에서 "스타벅스는 주식회사로서 매년 법인 기부 내역을 밝혔으며, 회사의 수익을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군에 보낸 적이 결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편지는 반유대주의 블로그인 집페디아(Ziopedia)에 실린 가짜 편지였다. 이 편지를 작성한 앤드류 윙클러(Andrew Winkler)가 운영하는 이 사이트는 자신들이 반유대주의(Anti-Sematism)가 아닌 반시온주의(Anti-Zionism)을 표방한다고 하나,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등 단순히 시오니즘 운동에 반대하는 단체로 볼 수 없다(이 내용은 Ziopedia의 About 메뉴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스파이크(Spiked)의 편집자인 브라이언 오닐(Brian O’neil)의 기사에는 그 편지가 앤드류 윙클러 자신이 조작한 내용이라는 것을 나중에 밝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편지는 나중에 인마인드(Inmind) 등의 보이콧 페이지에서도 근거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인지 삭제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 편지는 한국을 비롯 인터넷 세계에서 여전히 떠돌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The Israel 50th Anniversary Friend of Zion Tribute Award” 상은 1970년대 소련이 유대인의 이스라엘 이주를 금지하자, 이에 이민의 자유를 지지하는 국제적 운동이 확산되었고, 당시 미 정치계에 로비 등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한 미 정치인들에게 예루살렘 펀드 조직 차원에서 수여한 상이다. 그리고 “Israel 50th Anniversary Tribute Award” 상은 이스라엘 건국 50주년이 아닌 다른 해에는 “Theodor Herzl Award”라는 이름으로 수여된 상으로 미국 등지에서 성공한 유대인들에게 주는
즉, 교묘하게 “이스라엘 건국 50주년”이라는 성대한 타이틀을 내세우고, 다른 상과 바꿔치기해서 하워드 슐츠가 미국-이스라엘 동맹에 후원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스타벅스 본사에서도 이스라엘 전쟁 지원 논란을 누차 부정해왔다. 홈페이지에는 ‘중동에서 스타벅스에 대한 사실(Facts about Starbucks in the Middle East)’이란 제목의 글을 게재해 놓았다.
스타벅스측은 “우리 뿌리는 미국에 있지만 글로벌 기업이며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30만여명의 전 세계 파트너는 저마다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스타벅스는 이러한 스펙트럼에 상관없이 비정치적인 조직이다. 우리는 정치적 또는 종교적 원인을 지지하지 않으며 스타벅스와 하워드 슐츠 (전) CEO는 이스라엘 정부 및 이스라엘 군대에 재정 지원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스타벅스는 상장 기업이기 때문에 기업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고 있으며, 스타벅스 또는 하워드 슐츠가 이스라엘에 재정 지원을 제공한다는 소문은 명백하게 거짓”이라며 “1999년부터 알샤야그룹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바레인, 이집트,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모로코,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꾸준히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점이야말로 ‘이스라엘 전쟁 지원 논란’에 대한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스타벅스는 2017년 하워드 슐츠 창업주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주니퍼 등 IT기업 출신 케빈 존슨 CEO가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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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원한다는 의혹의 배경이 되는 내용에 대한 반박 혹은 해명은 위 기사들을 통해 납득이 가능해보인다. 무엇보다 유대인 출신의 성공한 사업가들이 글로벌 기업의 수장이거나(현재 혹은 과거이든) 유대 자본 바탕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것이 더 넓은 범위에서의 의혹 배경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에 있어서 팔레스타인의 민간인 사상자는 이스라엘 측보다 수백배에 달한다는 점과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사회 혹은 인권을 그렇게 강조하는 유럽 강대국들은 침묵하거나 직접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있다는 현실만 보아도 한숨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스타벅스가 팔레스타인을 탄압하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자금줄이라는 의혹은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실제로 내가 거주하고 있는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시위와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규탄시위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스타벅스가 언급되지 않는 것만 봐도 사실은 아닌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스타벅스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팔레스타인 지지국에도 진출해 있으니 말이다.
국제사회에서 수많은 나라들(특히 선진국)이 언급하는 정의와 평화 그리고 인권이 그들(정부)에게 얼마나 선택적인 가치인지 현재의 상황을 통해 알 수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실을 향해 눈을 뜨려는 노력조차 없는 '일부의' 우리나라 사람들의 댓글에 한숨이 그리고 잔혹할만큼의 국제정치 상황에서 희생되어 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미안함만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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