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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서로 구분되는 선, 보이지 않는 냄새, 우리는 누구에게 기생하고 있는가 : 영화 기생충 후기


<평점> ★★★★★ (5점 만점)


<서로 구분되는 선, 보이지 않는 냄새, 우리는 누구에게 기생하고 있는가>

 

 

화 기생충이 개봉한 당시 나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었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 쯤 영화가 거의 막을 내리던 시기였다. 볼까말까 고민하다 결국 시기를 놓쳤고, 영화 기생충이 해외영화제를 휩쓸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하면서 영화가 궁금해졌다.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겠구나 싶어 VOD로 기생충을 보게 됐다. 영화 기생충이 인기가 끌면서 인터넷 게시글에 각종 짤과 이미지를 통해서 대략적인 장면과 내용은 알고 있어서 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맨 처음 기생충 개봉을 한다며 포스터를 봤을 때, 도대체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일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예고편을 보더라고 가족 사기단 영화인가 싶었다. 영화를 보면서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동안 단 한장면도 집중을 놓치지 못했다. 장면 전환이 엄청 자주 바꾸고 각 씬마다 의미가 있었다. 다양한 공간을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비슷한 공간이 자주 노출되는 것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과 캐릭터의 매력 덕분이었다.

모든 영화 리뷰마다 내가 밝혔던 취향이었던 한사람의 서사가 아닌 다양한 인물의 서사를 기생충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악역도 없고 선과 악도 명확하지 않지만 관객들의 각자의 방식으로 좀 더 끌리는 캐릭터가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영화 장르도 스릴러와 드라마, 사회고발 그 어딘가에 존재하는 듯, 영화 기생충은 틀에 갇힌 정의를 거부하고 있지 않나 싶었다. 영화 기생충을 표현하는 단어 두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선과 냄새 그리고 기생관계일 것이다.

 

 

유층과 극빈층으로 나뉘어지는 두 가족은 모든 삶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상에 반쯤 드러난 존재 혹은 숨겨져야 하는 존재인 반지하에 거주하는 극빈층, 높은 담으로 세상과 스스로 분리되길 선언하며 자신만의 궁전에 살고 있는 부유층. 모든 행동범위에 선이 정해져 있으며 그 선을 넘는 순간 불쾌함을 드러내는 부유층.

 

 

이 선은 눈에 명확히 보이고 동등한 인간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하 차이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사실 이 선은 다름을 나태나는 하나의 선언이자 두꺼운 장벽이자 함부로 넘어서는 안되는 경계같은 것이다.

 

여기까지는 부유층은 물론 극빈층까지 어쩔수 없는 사실 그 자체이므로 받아들인다. 그 선은 어떻게 존재하는지는 몰라도 말이다. 하지만 냄새, 파국으로 치닷게 하는 이 계층간의 다른 냄새라는 요소는 사실 가장 동물의 원초적인 본능 같은 것이다. 냄새로 구분하고 구별하는 것은 절대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한다.

 

 

같은 인간에게 냄새로 스스로를 부정당하는 것은 최소한의 자존을 헤치는 모멸적인 행위인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 이러한 모멸감을 느껴 본인을 제어하지 못하는 분노에 휩싸인 후에도 결국 자신의 공간, 햇볕없는 아래로 스스로를 이끈다. 이것이 영화 기생충에서 내가 느꼈던 가장 역했던 부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로우면서 속이 매스꺼웠다. 박사장 집처럼 대저택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정이네 가족처럼 반지하 혹은 지하에 사는 것은 아니라는 안도감, 동시에 우리 가족들도 어떠한 문제로 저런 곳에 갈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공존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사회의 약자 그리고 소외된 이들에 관심이 많다면서도 이미 나는 그들의 삶을 공간을 혐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들킨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서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어떤 기생관계일까에 대해 생각해봤다. 노동력을 돈으로 주고 사는 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군가 절대적으로 누군가에게 기생하는 관계라고만 할 수 있을까? 사실 기정이네 가족도 박사장네 가족에게 거짓을 이야기 한 것을 제외하고는 정당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을뿐 부유층의 것을 빼앗는 것도 혹은 기생충 처럼 받아 먹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를 기생충 취급하고 스스로를 기생충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신분제도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각기 다른 삶에서 눈에 보이는 혹은 보이지는 않는 선과 형태없는 냄새를 통해서 구분하고 구별짓는 사회. 영화로는 마음에 들었지만 내 속을 메스껍고 하고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든 영화 기생충 리뷰를 마친다.

 

 


[영화: 기생충] 서로 구분되는 선, 보이지 않는 냄새, 우리는 누구에게 기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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