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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냐루카에서 사라예보로 이동하는 길, 낮은 산들 위에 가지런하게 비슷한듯 다른 듯 귀엽고 통일감 있는 집들이 보여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은. 모든 공식일정이 끝나서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주유소에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다가 만난 애기 고양이. 사람들이 잘 대해줬는지 먼저 계속 와서 몸을 부빈다. 엄마 고양이도 함께 있었는데 나중에 나한테 이를 보이길래 내가 애기 고양이를 만져서 그런건까 싶어서 미안.

사라예보는 확실히 바냐루카랑 전혀 다른 느낌이다. 평지가 대부분이었던 바냐루카와 달리 사라예보는 이스탄불 처럼 층층이 언덕이 있는 느낌이라 메인도로를 제외하고는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이 많았다. 유럽 같은데 약간 이스탄불식 유럽 느낌이랄까.

점심을 먹으러 온 일식집

이런 노후화된 건물들이 대부분이고 혹은 완전히 현대식 건물들이 함께 있었다. 대사관 건물들은 보통 다 신식이거나 그렇고 일반 건물은 보통 겉면이 매우 노후화되어 있고 보스니아 전쟁의 흔적인 총알자국도 많이 남아 있다.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도 흔하게 볼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모스크가 엄청 많은 느낌은 아니었다.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일식집에서 일하며 초밥 만드는 법을 배웠다는 사장님. 초밥을 만드는 손길이 그래도 꽤나 익숙해보인다.

하나둘씩 만들어지는 모듬초밪. 총 8명이 함께 나눠 먹을거라 넉넉히 주문.

1인당 라멘 하나씩 시켰는데 육수는 뭔지 잘 모르겠고 살짝 간장과 미소 베이스에 구운 연어와 엄청 짠 계란장 그리고 두부랑 버섯이 들어감 ㅋㅋㅋ 그래도 오랜만에 따뜻한 국물을 먹으니까 기분이 좋았던 식사.

생각보다 괜찮았던 초밥

사라예보는 확실히 관광을 많이 와서인지 영어로 소통하는게 훨씬 더 편의가 있었다. 바냐루카에서는 거의 식당 종업원들이 영어를 하는걸 보기 어려워서 뭔가 다른 느낌.

오스트리아제국 황태자가 암살당한 라틴교로 향하는 중

메인 건물들은 완전히 유럽식 건축양식이 많은듯

작은 개천 같은 규모의 강은 수위도 매우 낮은 상태라 딱히 강이 주는 충요로움은 없었던 것 같다.

트램이 함께 다니는 길

저거 멀리 보이는게 라틴교

다리 자체는 사실 특별할 건 없었다

뒤에 보이는 모스크 첨탑과 노랑노랑한 벽면이 귀여운 집 그이고 그냥저냥 라틴교. 역사덕 사건이 없었으면 그냥 아무도 신경 안썼을 다리느낌.

요런 느낌

요런 느낌. 언덕들 위에 집과 건물들이 많이 있어서 나중에 케이블카 타고 올라갔을 때 확실히 매력이 있는 도시 같다.

사라예보 박물관

내 눈에 계속 밟히던 노랑집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중

꽤 높은 언덕을 타고 계속 올라가야했다

 

 

올라갈수록 점점 보이는 갈색주황색 지붕등

1984년도 사라예보 동계올림픽 때 이용했던 케이블카도 전시되어 있다. 예전에 저거 타고 갔을 생각하니 매우 무섭다. 바람 세게 불면 날라갈것 같은 심플함이 돋 보인다.

케이블카는 왕복으로 1인 14000원 정도여서 금액이 좀 있는 편인데, 타보니까 나쁘지 않았다. 편도로도 구매할수 있음.

멀리서 보이는 뷰, 저기 메인 건물은 사라예보대학교 도서관 건물.

이런 낮은 산들로 도시 주위가 쭈욱 언결되어 있다. 약간 대구식 분지인데 낮은 산들로 많이 둘러싸인.

정상에 올라서 내려다본 케이블카 움직이는 모습. 걸어서 내려가는 사람들도 꽤 많아보였고, 운동한다고 생각하고 올라가시는 분도 한분 봄 ㅎ 대단

단체 기념사진

내려오는 길에 봤던 사람에게 관심 많은 순한 강쥐

걸어서 사라예보 내 전통시장으로 이동

Baščaršija / 인증샷

Baščaršija Mosque

다른 나라 모스크에서 보지 못한 시계탑

카톨릭인 크로아티아계 사람과 이슬람이 보스니아계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사라예보. 두개의 종교와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도시.

반대쪽을 보면 성당과 유럽식 건물들이 많다

또 다른 느낌

노을이 지는 하늘

Sacred Heart Cathedral

갬성갬성

그리고 슬픈 학살의 현장. 세르비아계 군인들 특히 스나이퍼가 보스니아계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총을 쏘고 그 거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 사람들의 핏자국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둔 모습.

성당의 뒷모습

저녁시간이 될수록 사람이 많아지던 모스크

오랜만에 먹은 터키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기 보다는 가게 아저씨의 그 장난을 관람하기 위해 돈을 내는 느낌. 확실히 젤리 같은 쫀득함이 다른 터키 아이스크림.

전쟁의 흔적을 보여주는 총알 자국

평화와 사랑을 상징하는 성당에 수많이 남겨진 총알자국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스니아 전쟁, 사라예보 학살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관을 방문했다. 국립이 아닌 사설에서 운영하는데 크게 두 곳이 유명한듯. 아마도 연방체제로 세르비아계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계가 정치체제에 합의하면서 아마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묶여있는 사회구성원에사 국가적으로 이러한 아픈 역사를 추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겠다 싶었다.

관람하는 내내 너무 마음이 아팠고, 민간인들과 아이들이 수없이 그렇게 죽어갔다는 사실에 기분이 너무 허탈하고 안타까웠다. 왜 이렇게 민족과 종교라는 자부심과 평화의 근거들이 전쟁과 학살이라는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지…이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일까? 혹은 그로 인한 피해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피해자들과 보스니아 전쟁의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증언은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야기들이 많고, 이에 대한 인정과 반성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분노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문구. 학살이라는 단어.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이 문구를 보는 순간 떠올릴수 있는 많은 민간인들과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마치 예전에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면서 군인들이 민간인들에게 대상으로 행해지는 폭력적인 모습이 떠올랐다.

사진으로도 느껴지는 보스니아계 사람들의 공포감 그리고 그들이 매일 마주 했을 끔찍한 현실이 담긴 사진들. 왜 왜 왜 라는 질문이 계속 맴돈다.

다소 무거워진 마음을 환기하고 또 어쨌든 첫 출장에 대한 마무리를 기념하며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가진 식당에 방문하며 와인도 함께 즐기면서 힘들었지만 유익한 출장에 대한 소회를 나눴다.

로제, 화이트, 레드까지 하염없이 와인을 마신 마지막 날

소고기, 닭고기, 양갈비, 송아지 스테이크까지 모두 함께 서빙되어 나오던 원 플레이트 메뉴. 신선한 고기와 야채들을 함께 먹으니 와인조합 굳.

디저트까지 함께 먹으며 마무리. 고문님이 대접해주신 마지막 날. 단순히 밥을 흔쾌히 사주신것은 물론이고 사업을 참여해주시는 그 마음가짐에 정말 감사한 마음 한 가득이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추모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

Sarajevo Eternal Flame

야경을 짧게 즐기다 내일 아침 일찍 비행편을 위해 잠에 들었다

날씨로 인해 이스탄불행 비행편이 계속 딜레이되기 시작 ㅠㅠㅠ

또 운좋게 사라예보행 비행편에서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가 됐는데

날씨 때문에 또 다시 연착…ㅎ 다행히 이스탄불 경유대기가 5시간이어서 천만 다행이다 싶었다.

결국에는 이스탄불에서 1시간 남겨두고 도착해서 늦지 않게 한국행 비행편을 탑승 완료했다. 내가 간절히 원한 국가이거나 사업은 아니지만 (특별히 선호 하는건 없긴 했음) 내가 맡은 이상 나의 모든 것을 다해서 참여하는 모든 이에 대한 협력과 가치를 만들어내가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는 목표가 그래도 어느정도 발현될수 있었던 첫 출장이었다.

앞으로의 방향성도 지금처럼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내가 하는 역할을 더 능동적으로 탐색할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해외출장 #사라예보여행 #사라예보맛집 #보스니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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